성원맘님 글 오랜만입니다.
저도 무척 오랜만에 글 쓰는 것 같구요.
저희도 일주일 정도의 휴가를 마치고 어제밤에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짐 풀면서 제 머리속에는 "실컷 놀았으니 내일부터는...." 하는 생각이 자리를 잡고 있고
아이는 "엄마,내일 또 수영장 가서 실컷 놀아요." 하더군요.-_-;;
휴가 다녀온 짐을 풀면서 저 혼자 얼굴 벌개졌답니다.
왜냐...
가지고 간 책 보따리가 어마 어마 했는데 그대로 싸가지고 왔거든요.
일기만 달랑 이틀분 적고 나머지는 책 한번 안 펴봤습니다.
휴가 가면서 바리 바리 싸들고 간 제가 참 ***이지요.
오죽하면 카세트도 들고 갈까..했다가 남편이 말리는 바람에 참았는데
그거 들고 갔으면 더 한숨 나왔을 뻔 했습니다.
사실은 방학 들어가면서부터 아이와 하루 3시간의 영어 시간을 갖기로 약속을 하고 나름대로 열심히 지켰습니다.
테입 듣기,책 읽기, 영어 비디오 보기,코스북 공부하기...심지어 동생이 듣는 유아용 테입을 같이 들어주기만해도 영어 공부 시간으로 계산 해줘 가면서 목표량 달성에 목숨을 걸어 봤습니다.
이렇게 한 이유는 아이의 성향 파악을 위한 시도였습니다.
저희 아이는 다행하게도 엄마의 의도대로 잘 따라주는 딸이라서
아이의 관심사, 영어 능력, 공부 스타일 등을 테스트 하기 위해 방학을 절호의 찬스로 이용한 엄마의 계략에 잘 협조해주더군요.
굳이 분류를 하자면 소나기 맞을 준비가 되어 있나...를 시험해보는 단계라고나 할까요...
어쨌거나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럭저럭 목표 달성 비스무리하게 했는데
휴가와 함께 그 모든 것이 당연히 중단되었답니다.
아이는 하루는 바다에서,하루는 계곡에서 하루종일 수영을 하며 몸과 마음을 (피부까지) 불태우고 있었고 저는 언제 테입을 들이밀어 볼까...입맛만 다시다가 결국 그대로 싸들고 돌아온거죠.
오늘 아침에 너무 피곤해서 늘어지게 자고 짐 정리를 하고 있는데
아이가 "엄마, 영어 듣기 할테니까 시간 체크 해 주세요." 하더군요.
혼자서 회화테입 듣다가,비디오 보다가 저랑 같이 코스북 공부도 좀 하고 결국 4시간 정도를 했습니다.
그리고 하는 말...
"엄마 놀다와서 그런지 공부가 더 잘되는 것 같아. 참 이상하지? 난 그 사이에 다 잊어버린 줄 알았는데..." 하더군요.
그냥..제 생각입니다만...
무작정 놀기만 한다고 그것이 휴식이나 충전의 개념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성원이도 그동안 열심히 생홣했기에 휴가의 기쁨 또한 마음껏 누린 것이 아닐까요.
생각을 하면 할수록 우리 어릴 때와는 환경이 너무 많이 달라져 버린 것 같습니다.
자연환경,교육환경,사회환경 등 모든 것이....
그것이 우리를 참 고민스럽게 하지요.
아이가 커 갈수록 그 짐 또한 점점 무겁게 느껴집니다.
그저...지금은 아이에게 "노는 즐거움과 배우는 즐거움은 반반이며 모두 소중하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비록 휴식의 시간에도 책 들이밀 생각을 한 잔머리의 대가인(실은 멍청한..) 엄마지만
주말에는 미술놀이학교에 보내서 그토록 좋아하는 미술의 세계에 흠뻑 빠지고 오라고 보내고 있습니다.
그 때는 저도 따라가서 간식 시간 설거지도 해 주고, 아이들 작품에 끼어서 같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온 답니다.
그것이 그나마 마음 불편한 제 자신을 달래고 아이의 무거운 짐을 잠시 벗게 해 주는 시간이 되어 주더군요.
며칠전 교육관련 다큐멘터리를 함께 보면서 "어린 시절이 즐겁고 행복해야 한다"라는 멘트에 대해 이렇게 덧붙여 주었습니다.
"네 어린 시절이 즐겁고 행복한 기억으로 가득 찼으면 좋겠다. 아마도 미술학교에서의 즐거운 시간도 나중에 소중한 마음의 재산이 되어 있을 것이고, 엄마와 함께 읽은 영어 동화책도 행복한 추억으로 기억되겠지..."
아이는 예쁜 웃음으로 답을 대신하더군요.
어쩔 수 없는 환경이라면...
아이의 마음만 잘 읽어주고 보듬어 주어도 충분히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도 아이들이 아닐까요.
전 그렇게 믿을래요.^^;;
휴가 다녀온 뒷걸음에 성원맘님의 고민이 와 닿아서 거들었습니다.
성원맘님의 글입니다.
> 밀리는 차안에서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 지금껏 서해안에 가본적이 없어 (여기는 부산)
> 큰 맘먹고 먼거리의 휴가지를 정했더랬습니다.
> 태안쪽으로..만리포에서 안면도까지 훓어 내려 오면서
> 참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아이들과 좋은 시간을 가졌더랬습니다.
> 3박 4일 동안 아이들이 했던 일들은 정말 저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었습니다.
> 도착하자마자 저희을 반긴건 두루미떼 였습니다.
> 그렇게 많은 두루미 떼가 논에 않아 있는건 처음 봤습니다.
> 아이들은 환호성을 지르고..
> 잠자리도 얼마나 많은 지 , 반나절을 잠자리 잡으로 뛰어다녔지요.
> 다 잡은 잠자리는 다시 날려 보내고..
> 가까운 바닷가에서 수영을 하고
> 조개를 줍고
> 베드민턴을 치고
> 자전거를 타고
> 풀숲사이로 곤충채집을 하고
> 이름 모를 꽃들을 구경하고
> 방안에선 아빠친구아이들과 노래부르고 게임하고
> ....
> 다음날 아침 눈을 떠 보면 아이들은 어느새 일어나서
> 잠자리 채를 들고 밖에서 뛰어 놀고 있었습니다.
>
> ....
> 휴가가는 첫날 성원이가 했던말.." 다 놔두고 행복만 가지고 출발!"
> 그러자 동생 윤하가 했던말 " 아니지, 다 놔두고 가족과 행복만 가지고 출발!"
> ..
> 그렇게 시작했던 휴가가 정말 아이들에게는 천국이었나 봅니다.
> 단 한번도 엄마에게 심심하다는 소릴 하지 않은 우리 아이들은,
> 까맣게 그을려 건강한 미소를 머금고 있었습니다.
> 그리고
> 다시 의무감으로 가득찬 일상으로 돌아오는 것이 싫었는지
> 돌아오는 차속에서
> 지금 이길이 휴가를 떠나는 길이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 그래서 이래저래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
> 성원이와 윤하의 방학동안의 하루 일정표가 있거든요,
> 휴가 오기전에 착실히 잘하고 있었답니다.
> 영어 1시간 반
> 수학 예습, 국어 책읽기. 과학책 읽기, 방학과제 하기.
> 그리고 피아노 학원에 가고..
> 그 나머지가 자유 시간이었습니다.
> 새삼스럽게 아이들이 더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나의 유년시절은 어떠했는가..
> 생각해보니. 아이들의 휴가기간과 같았습니다.
> 숙제만 해놓고 하루종일 놀다가 해가 넘어가거나
> 엄마가 부르는 소리를 듣고서야 집에 들어가곤 했는데...
> 그래서 그때 부모님들이 제게 자주 했던말이..
> 너희때가 젤로 행복하다고..
> 그래서 맘이 어지럽습니다.
> 벌써 부터 해야할 게 많은 우리 아이들..
> 어른이 되면 하고 싶지 않아도 해야할 일이 많은데..
> 그래서 휴가 갔다 온후로 지금까지
> 아직 아이들에게 아무런 요구도 하지 않았습니다.
> 계속 휴가를 주고 있는 셈이지요..
> 문제는 제 욕심이었습니다..
> 제 욕심만 버리면 아이들은 더욱 행복해 질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 저 지금 많이 갈등하고 잇거든요..
> 어떻게 해야 하지요..
> 계속 아이들에게 이번 방학만큼은 오롯이 휴가를 주고 싶은데
> 제 욕심이 그걸 말리고 있습니다.
> 어찌해야 하나요..
참 이쁜 딸아이를 두셨군요.. 그래요..매일 거듭되는 고민이지만 딱히 해답이랄것도 없고, 그냥 제 푸념이었지요. 날로 늘어가는 제 욕심과 계속 노는 것만 더 찾는 제 아이와의 갈등이랄까요? 딸아이와 남자 아이의 차이점이랄 까요? 아님 우리 아니만의 개인차 일까요.. 우리 아이는 노는걸 너무 좋아합니다. 끝없이 놀기를 원하지요. 혼자서도 잘 놀고.. 끝간데 없이 놀고 싶어 합니다.휴휴휴!! 그런데 그게 어디 잘 못된걸까요? 저도 놀고 싶거든요..노는게 재미있거든요..그렇지만 논다고 모든게 해결되는 것은 아니니..스스로 알아서 해줄때 까지 기다리자니 조급하고..그래서 조금씩 책을 내밉니다. 아이가 그렇게 원하지 않으니 질리지 않을 만큼만이요..아이말이 방학엔 실컷 놀아야 한다고..지난 여름 방학때 그랬거든요. 좀 빈둥거렸거든요..ㅎㅎ 그런데 3학년인 올 여름 방학은 좀 다른 계획이었는데..영 아이와 호흡이 맞질 않네요.. 하지만 지금껏 꾸준히 해온게 있어서 큰 걱정은 안합니다. 아이의 상태를 봐서 완급을 조절 하려고 합니다. 너무 제 욕심만 채우지도 않구요..여러분들의 글을 읽으니 맘이 좀 여유로워 집니다. 다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