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애 엄마가 아이들을 위해 사다 주는 영어 스토리붘을 봅니다.
애 엄마는 “ 이 주옥 같은 문장을 봐” 라고 감탄 하지만
제가 더 놀래는 것은 글로벌화된 내용입니다.
제목들을 잊었지만 최초의 흑인 메이저리거에 얽힌 글이나
홈리스 부자가 공항에서 생활하며 겪는 이야기
남미 이민자의 북미 정착기등을 보며
내용의 다양성과 그 풍부함을 보며 감동합니다.
그 문화적, 역사적 배경을 거론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고
기왕에 조기 유학을 갔다면 언어습득과정에서
북미의 청교도 후예인 건강한 중산층의 문화를 제대로
체험하길 바랍니다.
그들이 북미를 유지한다고 생각하기에 그렇습니다.
제가 불을 지르는 꼴입니다만 굳이 말하자면
우리나라 부모님들의 이중적 태도에 깊은 의문을 갖고 있습니다.
예를 든다면 국내에 있는 학원을 비롯한 사교육 기관에 흑인
교사들이 드물거나 없더군요.
관계자 분들께 물어보니
부모들이 싫어해서 그렇다는 게 솔직한 답이랍니다.
미국에서 드문 확률로 성공대열에 낀 한국 사람들도
유명 골프장 멤버쉽을 못 얻더군요.
하물며 미국 내 서민으로서의 이민자들이 Second Class 취급 당하는 것은 잘 알 겁니다.
우리 부모들이
자기 자식들이 당할 인종주의적 태도를
자기 자식한테 가르치는 것을 보며
답답합니다. 던진 창이 자기 자식에게 꽂힐건데…
게다가 영어를 배우는 이유 중 하나는
세계를 무대로 먹고 살고 활동하려는 건데
북미, 서유럽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인구가 백인은 아니지 않나요?
초등, 중학생 해외연수 행렬을 보며
어떻게 아이들에게 그 많은 돈을 들여
보내면서 “단기간에 영어가 얼마나 늘겠나? 견문을 넓혀 주는 거지” 라는
무책임한 말을 내뱉는지. 초등학생의 견문이 얼마나 넓어지는지
정말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진정 아이들을
경쟁력 있게 기르기 위해 연수나 조기유학을
택했다면
그 곳에서 왜 여자에게 차문을 열어 주는지
집안 일을 왜 나눠서 하는지
용돈이 필요하면 왜 일을 해서 얻는 지에서부터
인용한다는 말없이 남의 글을 베끼면 왜 cheating이 되는지
영어 단어 외우는 라 정신 나간 한국학생에게
북미 초등학교6학년 아이가
이라크 전쟁의 미래에 대해 물었을 때
책을 외운 게 아니라
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해야
주목 받는 지.
왜 미국의 중산층은 일상적으로 1달러를
자선 단체에 기부하는지 등등에
관심을 갖아 주길 바랍니다.
막연한 문화체험은
자칫하면 놀이공원에서 길러진
아이가 아름다운 바다에 흥미 없어 하며
심지어 거친 파도에 출렁대면서 고기 낚는 어부를
보며 놀이공원의 바이킹을 연상하는 꼴이 됩니다.
이런 아이들이 그들 세대에 주도적인 엘리트 지도자가
될 길은 없습니다.
위와 같다면
유학 갔다 와 영어 좀 잘하는 전문 직업군에
속하기 위해 하는 초기 투자로는 너무 금액이 큰 것 아닐까요?
옆집 아줌마가 “우리 애와 같이 연수 안 보낼래?”할 때
“돈 없어서 못 보내”라고 말한 애 엄마의 단호한 태도는
다른 말로
우리 집에는 그렇게 막연한 투자를 할 돈은
없습니다. 이기에…(아이들에게 내년에 꼭 바이칼 호수(?)를 가려면
영어를 열심히 해야 한다고 꼬시기는 합니다. ㅋㅋㅋ)
15~20년 안에
유행처럼 흘러가는 목적 없는 연수, 조기유학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냉정하게 내려 지겠지요.
그 전에 제동을 걸고
조기유학 대체 영어 인프라 구축과 죽은 학교 영어를
살릴 길이 진정 없나요?
(죄송. 오타) '못' 나간 것이라고 상대적 열등감을 느끼도록 만드는 그 분위기가 과연 그럴만한 가에 대한 문제제기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영어에 대한 근거없는 "열등감" 내지는 피해의식이 평범한 사람들을 더욱 살기 힘들게 만드는 것 같아서 안타까울 뿐입니다.
은별
2004-08-19 15:00
집토끼님의 말씀 공감합니다. 저도 미국에 10년간 살았지만 미국의 한 부분을 보고 온 걸겁니다. 2,3 년차 때의 생각과 5년정도가 되었을 때의 생각..... 5년이 넘어가면서는 꽤 그 사회와 문화를 이해한다고 생각했는데 10년이 되니 또 다르더군요. 지금 여기서 문제삼는 것은 무분별한 해외연수와 유학에 대한 붐입니다. 이왕 나가 계신 분들은 나름대로 거기서 열심히 사시면 좋은 길이 열릴 것이라 믿고 있고, 한국에 계시더라도 형편이 안되어서 "못
집토끼
2004-08-19 14:47
저는 이곳에 아이들을 잠시 데려와서, 몇 달 데리고 있다가 돌아가서는 마치 영어권의 모든 문화를 경험한 것처럼 생각하실 분들..아니 그 당사자들 보다도, 그 경험을 못하신 분들이 가질 상대적 열등감이 더욱 우려가 됩니다. 그리고, 1,2년..그 이상 영어권에 살면서 영어라는 언어의 표면, 영어권 나라의 문화 표면만을 대충 경험하고 나서 이들 언어와 문화를 판단하는 오류에 대해서도 걱정이 됩니다. 이곳 사람들이 우리나라 한국과 한민족과 우리의 문화에 대해, 아주 간단하게 평가해 버리는 모습을 볼때면 안타까울 때가 많거든요. 그 평가가 좋은 것이든, 안 좋은 것이든 말입니다. 언어를 포함한 문화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많은 직접 간접적인 경험과 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가끔은 아무 생각없이 흑인을 '깜둥이' 이런 식으로 말 하는 사람들을 보면...참 마음이 아픕니다. 님의 말씀대로 우리의 아이들이 바깥 세상에 나왔을 때 그들에게 돌아올 화살이 두렵습니다.
집토끼
2004-08-19 14:39
밴쿠버에 한 번 와 보시면, 그 인종의 다양성에 놀라시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좀 더 오래 살다보면, 정치가들의 대부분이 유럽계 백인들이라는 것도 알게 될 것이고, 수많은 백인 노인들은 아직까지도 흑인이나 아시아인들을 '저급'의 하인 정도로 너무나 자연스럽게 인식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캐나다가 다민족 국가라고 하지만, 아직도 나라의 주축을 이루고, 중요한 결정을 하는 이들은 모두 백인들이고, 어디를 가든지 왠만한 '자존감' 없이는, 매일 '유색인종' 대우를 받게 됩니다. 무감각하게 살아가면 문제가 없을 수도 있지만, 문제는 우리 후세들의 정체성과 그아이들이 설 자리입니다. 한국에서 백인을 우월하게 쳐 주는 사람들은 백인이 지배하는 사회에서는 그들의 '시종'의 자리에서 살아 나가기를 자처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요? 이곳에서의 인종차별, 민족차별도 화가나고 서러운데, 내 나라에서 백인을 선호한다니..참..마음이 아픕니다.
은별
2004-08-19 11:38
동감입니다. 좋은 지적이시구요. 정말 생각해 볼 문제가 많지요. 영어는 국제어 (international language)라고 주장하면서도 학원강사는 "North American Only"라고 규정해 놓는 광고들을 보고 얼마나 많은 외국인강사들이 분노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인종차별주의의 극을 달리는 한국인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지요. 게다가 사진을 요구하여서 흑인이면 절대 뽑지 않지요. 님의 말씀처럼 이러한 부모의 태도가 결국은 우리 아이들에게 꽂힙니다. 많은 엄마들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 중 하나가 미국 땅에서 한국인이 흑인보다 나은 지위에 있다고 믿는 것입니다.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외에도 님이 지적하신 조기유학 연수에 대한 냉정한 사회적 평가와 그 대안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봅니다.
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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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별 
해외연수,조기유학에 대한 단상2
(자료) math 중 Fra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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