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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학년 입학생은요 엄마도 1학년이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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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자끄린느 등록일 2002-03-07 22:17 조회수 4,478 댓글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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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나이로 6세,5세된 사실은 세상에 난지 4년반,3년4개월된 수아,재원이를 처음으로 조직(유치원)속에 밀어넣은지 이제 3일째입니다
재원이는 아직도 엄마랑 같이 가겠다고 아침마다 불쌍한 표정으로 애원해 하루하루가 아직은 살얼음 걷는 기분입니다
수아마저도 오늘 또 가야돼? 하며 엄마를 난감하게 하죠
일단 유치원에 갔다오면 재미있었다고 말해 안심하기는 하지만 대범한척해도 엄마는 엄마인지라 신경이 많이 쓰입니다
예전에 아이들을 가르칠때나 학원을 운영할때는 미스여서 이런 절절하고 애틋한 엄마의 마음을 추상적으로 이해했던것 같아요
어떨땐 엄마들이 아이를 너무 어리게 보는 것같아 그렇지 않다고 오히려 그아이의 객관적인 모습을 설명하느라 상담시간이 길어지기도 했죠
그런데 아이를 낳고 키워보니 그때 그 어머니들이 이런 마음이었구나하고 새삼스러울때가 많습니다
나름대로 아이들을 많이 사랑한다고 생각했는데도 엄마의 마음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것 같았어요.그제서야 아줌마선생님들의 푸근함도 이해가 되더군요
동네 학부형 아주머니들이 그러시더군요 아이가 1학년이면 엄마도 1학년이라구요 같이 설레고 뭐가뭔지 잘 모르겠고 마음은 온통 아이가 있는 학교에 가있구요
선생님의 한마디 말에도 필요이상 민감하게 고민하고 말이예요
아마도 그건 세상에 나로 인해 나오게된 아이에 대한 책임감과 나와 아이가 출산때 몸은 분리되었지만 정신적인 탯줄을 끊지 못하기 때문인것 같아요
그건 어쩌면 영원히 끊기지 않는 것일수도 있단 생각이 들어요
죽어서야 잊지 제 자식 에미만은 못 잊는다고 할머니들이 말씀하듯이 말이예요
평생 짝사랑인줄 알면서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우린 어미인가 봐요
재윤이를 비롯한 쑥쑥의 모든 신입생들 잘해낼거예요.GO FOR IT!
히플러님의 글입니다.
> 재윤이는 1월 생입니다. 입도 짧고 어릴 적 부터 먹는 것에 대한 욕심이 없어 아직까지도 또래들에 비해 작은 편인데다가 얼굴까지 하얘서 무척 허약해 보입니다. 비슷비슷한 나이의 친구들과 만나도 항상 어려보이기만 해서 -보름 먼저 태어난 친구의 아이가 거의 한뼘만큼 더 크고 몸집도 비교가 안되더군요-저는 일찍부터 재윤이를 8살에 입학시키기로 결심을 했었습니다. 7살에 입학을 해야하는 나이이긴 하지만요. 그래서 작년에는 유치원 7살반에 있던 아이를 일부러 한 학년 내려서 6살반으로 보냈습니다. 아무래도 7살반은 초등예비반이라 읽기와 쓰기 등을 가르치는, 학교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학습 분위기였고 재윤이는 그런 것을 못 견뎌했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재윤이를 무척 아껴주시던 담임선생님도 6살반에 그대로 남으셨구요... 해서 선생님과 상의 끝에 어차피 2002년도 초등학교 입학을 유예시킬 생각이라면 6살반으로 다니자는 결론을 내린 것이지요.
>
> 드디어 동사무소에서 취학통지서가 왔습니다. 이미 초등학교 입학 유예는 하기로 마음먹은
> 상태였지만 어쨌든 그것만으로도 묘한 기분이 들더군요. 처음 아이를 낳고 내 품 안에서 조
> 그만 손가락을 꼬물대던 그 느낌이 아직도 생생한데 엄마가 이렇게 정신이 없이 몇 년을 보
> 낸 사이 아이는 이제 당당히 '학교'라는 사회 속 시스템의 일원으로 인정받을 구성원이 되었
> 다는 사실이요. 놀이방도 일찍 보내보고 5살 때부터 유치원도 보내봤기에 그 새로운 환경으
> 로의 진입이라는 설레임과 두려움을 알만큼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초등학교가 가
> 지는 무게감은 또 달랐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재윤이에게 학교에 가고 싶냐고 가끔 물
> 어보아도 아이는 싫다고 하더군요. 그래, 너도 준비가 안되어 있고 엄마인 나 역시 전혀 준
> 비가 되어 있지 않으니 유예를 시키자. 하고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의견도 물어보고 방법을
>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쑥쑥과 맘스쿨에도 여러 분들의 의견이 올라와 있더군요. 동네 소아과
> 선생님께도 여쭤보고, 동사무소에도 여쭤보고 유치원 원장선생님께도 여쭤보았지만 다들
> 정확한 답은 주지 못하셨습니다. 결국 초등학교 교무실을 찾아가서 유예신청서를 작성하고
> 의사선생님의 진단서를 첨부해 오라는 답변을 들었지요.
>
> 다니던 병원에 가서 생각보다 쉽게 진단서를 받아오긴 했습니다. 그리고 예비소집일에 아이
> 를 데리고- 혹시 있을 지 모를 교장선생님과의 면담을 대비해서- 진단서와 취학통지서, 유
> 예신청서를 지니고 초등학교를 찾았습니다. 제가 사는 곳은 신도시이다 보니 주변의 아파트
> 에서 자주 만나던 아이들, 놀이방과 유치원의 낯익은 친구들, 오며가며 저와 눈인사를 나누
> 던 이웃어머님 등 익숙한 분들이 많았습니다. 유예신청서를 내러 한 교실에 들어가니 여기
> 저기서 재윤아~재윤아~ 하고 아는 척 친구들이 부르는 소리가 들렸지요. 재윤이는 그때부터
> 약간 흥분되기 시작했나봅니다. 그리고 교무실 앞에서 한 선생님께 유예신청을 하러 왔다고
> 얘기하고 앉아서 기다리던 중이었습니다. 여기저기 학교를 눈으로 둘러보고 왔다갔다하는
> 친구들이나 형, 누나들의 모습을 살펴보던 재윤이가 저에게 살짝 말하더군요. "엄마..나 다닐
> 래." 응? 이게 무슨 소리야? "뭐? 너 학교에 다니고 싶다는 얘기니?" "으응.." "유치원 안 다
> 니고 초등학교에 다닐거야?" "응." "정말?" "응."
> 이렇게 황당할데가.... 갑자기 1년이란 세월을 건너뛰어 초등학교 진학을 맞닥뜨려야 하는 현
> 실이 눈앞에 다가온 것입니다. 이미 친구 윤지 같은 아이들은 유치원 7세반에서 1년을 준비
> 해왔고 키도 크고, 야무지고, 똘똘하게 자기 앞가림도 하고... 이런 별별 생각이 다 드는 가
> 운데 가장 난감했던 것은 저 자신이었습니다. 한참 4번째 책의 마무리 작업 때문에 아이들
> 을 돌볼 겨를이 없는 제가 첫 아이의 입학이라는 엄청난 사건을 잘 헤쳐나갈 수 있을지 고
> 민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
> 어쨌든 좀 더 고민을 하기로 하고... 재윤이를 교실에 넣어서 다른 아이들과 함께 적성검사
> 를 하도록 했습니다. 왜..우리 옛날에 하던 아이큐 테스트 비슷한 그런 문항지였습니다. 제일
> 꼴찌로 시작했으니 제일 꼴찌로 작성하고 마지막까지 혼자 남아있는데도 별로 당황한 기색
> 이 없이 차분하게 문항지를 채워나가는 모습을 뒤에서 보고 있자니 잘 해낼 수 있으리라는
> 신뢰감이 생기더군요.
>
> 일단 갑작스러운 결정이긴 하지만 이 사실을 유치원에 먼저 알렸습니다. 졸업식때 송사를
> 낭독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같이 졸업하는 마당에 재학생 대표(?)가 될 수는 없으니까요. 그
> 리고 유치원에서 마련한 초등학생 방과후 교실로 보내는 것으로 상의를 했습니다. 현재의
> 재윤이와 혜윤이도 어차피 유치원에서 종일반을 다니고 있기 때문이지요.
>
> 가방도 샀습니다. 디지몬으로 할것인가 도라에몽으로 할것인가 아님 비싼 필라나 인터크루
> 로 할것인가 고민하다가 우리 캐릭터인 마시마로를 골랐습니다. (제가 그랬다는 것이 아니
> 라 재윤이가 마시마로로 구입해달래요..) 둘 다 유아교육 측면으로 보자면야 바람직할 것
> 하나도 없는 캐릭터지만 졸라맨 가방 있었으면 아마 그거 샀을 겁니다..-_-; 필통 하나 고르
> 는데도 고민되더군요. 플라스틱으로 할것인가 철필통으로 할것인가 헝겊으로 할 것 인가...
> 김형란님의 다이어리를 프린트해서 참고해가면서 이것 저것 구입을 하긴 했는데 이마트라고
> 해도 별 선택권이 다양하지 못했습니다. 시간 내서 동대문을 갈 수 도 없고..
>
> 이 녀석은 자신이 폭탄선언을 했다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새 가방을 사줘도 덤덤...필통
> 을 사줘도 덤덤... 그저 자신이 좋아하는 마술책만 탐닉하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웬 마술책이
> 냐구요? 이 녀석이 이정현을 좋아한다는 것은 전에도 말씀 드렸을 겁니다. 2집 '너' 때는 때
> 아닌 이집트 바람을 불러 일으켜 이집트 관련 서적을 구입해주었고 '줄래'가 유행할 때는 바
> 비책을 좋아했더랬습니다. 이번 이정현 3집의 컨셉이 '마술사'거든요. 마술 관련 인터넷 사이
> 트 몇 군데를 보여준 이후에 직접 마술을 해보고 싶어하는 통에 결국 마술백과 책을 사주었
> 습니다. 초보자를 위한 책이긴 하지만 어린이용은 아니어서 7살 아이의 손놀림으로는 감당
> 하기 힘든 내용이 많아 매일 연구, 연구만 하고 있습니다. 말이 연구지...허구헌날 엄마, 이것
> 봐라...하면서 실가지고 하는 마술, 카드가지고 하는 마술, 종이를 가지고 하는 마술 등 레파
> 토리 바꿔가면서 어설픈 실연을 해보이는데 아주 사람 노이로제 걸릴 지경입니다. 흑흑.
>
> 입학을 며칠 앞둔 날 담임선생님으로부터 편지가 왔습니다. 5반이고 남자 선생님이시더군요.
> 학교에서 기쁜 얼굴로 만나자는 내용이었지요. 그것도 받고 나니 싱숭생숭 했습니다. 정말
> 얘가 학교를 가는구나..남자 선생님이라는 사실은 좋은 것일까 나쁜 것일까...정말 잘 다닐
> 수 있을까...등등... 무엇보다 내가 챙겨줄 것은 제대로 다 챙겨주었는지 그게 가장 걱정되더
> 군요.
>
> 결정적으로 이 무심한 엄마는 제 일이 바빠 입학식하는 아들놈 새 옷 하나 못 사주었습니
> 다. 입던 옷 입히고 실내화도 입학식날 아침에 부랴부랴 구입해서 5반이라고 쓰여진 팻말
> 뒤에 다른 아이들과 함께 세웠습니다. 가장 큰 6학년 형아, 누나들이 입구에서 이름표를 나
> 눠주고 운동장에 입장할 때에도 한명 씩 손을 잡고 줄을 세워주더군요. 울 아이들은 언제
> 저렇게 말만하게 클까 부럽기만 했습니다. 그리고 키대로 다시 아이들의 줄을 세우는데 아
> 니나 다를까 재윤이는 2번이었습니다. 반에서 둘째로 작단 얘기지요. ㅠ.ㅠ 1반부터 6반까지
> 한분 한분 선생님의 소개를 하는데 남자선생님은 5반이 유일했습니다. 경력이 23년 되셨다
> 는 인자한 인상의 선생님이셔서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요. 하도 인터넷 상에서 엽기
> 적인 선생님들의 얘기를 많이 들어서 걱정되는 것은 사실이었으니까요. 첫 인상으로 판단할
> 순 없지만 좋은 분으로 보였습니다. 나중에 친구인 윤지어머님의 얘기를 들어보니 예전에
> 읽으신 지역신문에서 미술활동을 교육에 접목시키는 특별한 선생님으로 기사에 실린 적이
> 있는 분이라고 하시더군요. 음...아무래도 일단은 재윤이가 놀이방 시절부터 선생님 복은 타
> 고 났나 봅니다...
>
> 참참, 입학식은 무사히 끝마쳤지만.. 제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아침 9시 등교시간을 지킬
>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였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12시가 되어도 잠을 잘 생각을 하지 않
> 는 나쁜 버릇이 있기 때문입니다. (누가 그렇게 만들어놨냐구요? 저겠지요. ㅠ.ㅠ) 저 역5시
> 아이들을 재우고 새벽에 일을 해야만 하기에 3-4시 정도 잠자리에 들면 아침 9시에 일어나
> 기도 힘들 때가 많거든요. 아이들도 따라서 9시쯤 일어나고... 심할때는 10시, 11시까지도 아
> 이들이 안 일어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유치원은 거의 매일 지각이었지요. 하지만 학교는
> 다르지 않겠습니까?
>
> 기특하게도 재윤이는 입학식을 하고 와서 재미가 있었는지 '내일 학교 가야지' 하는 말에 바
> 로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합니다. '내일 유치원에 가야지'는 안 먹혔었는데요. 아, '내일 소풍
> 가야지.' 나 '내일 견학 가야지.'는 먹혔던 걸로 봐서 재윤이가 확실히 학교가기를 즐겁게 생
> 각하고 있는 듯합니다. 덕분에 저도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기를 시작했습니다. 아침 7시반쯤
> 일어나서 아침을 챙겨주고 8시 40분쯤 학교를 보냅니다. 첫 수업일에는 입학식 못지 않게
> 거의 모든 엄마들이 아이의 손을 잡고 나오셨더군요. 운동장에 모두 모여서 오들오들 떨면
> 서 우리들은 1학년, 어서어서 배우자..하는 노래와 춤동작을 따라 하는데 저는 중간에 집으
> 로 들어왔습니다. 너무 추워서요... 그냥 애가 교실이나 제대로 찾나 그것만 보러 맨발에 아
> 무렇게나 걸쳐 입고 나왔더니 상황이 그리 되서 에라, 집에서 보자 한겁니다. 참, 정말 무심
> 한 엄마입니다... 어쨌든 아이의 학교는 집의 뒷베란다 창문에서 얼굴 빼꼼히 내밀고 볼
> 수 있을 정도로 가깝습니다. 담장 하나만 건너면 되니까요. 사실 재윤이 학교 교가는 이미
> 옛날에 다 외웠어요. 애국조회, 운동회..이런 행사때마다 스피커 틀어놓고 불러대니 안들을
> 수가 없거든요. 한 1시간쯤 운동장에서 여러 이야기들을 한 후에야 교실로 들어가더군요. 에
> 그..내 새끼 얼었겠네.. 어머님들은 그러고도 계속 밖에서 기다렸다가 아이가 끝나는 것을 보
> 고서 함께 집으로 들어가는 듯 했습니다. 저는 그냥 재윤이에게 당부했지요. "윤지는 2반이
> 니까 네가 2반으로 찾아가서 같이 유치원으로 가도록 해." 수업은 9시에 시작해서 10시반에
> 끝납니다. 오전 1시간 30분을 학교에서 보내고 바로 유치원으로 가서 숙제를 하고, 놀고, 피
> 아노도 배우고 혜윤이와 함께 집에 오는 거지요. 둘째 날부터는 아이 혼자 보냈습니다. 아
> 니, 윤지와 함께 보냈지요. 아침에 윤지가 저희 집에 오고 둘이 손을 잡고 학교에 가는 겁니
> 다. 수요일에는 비가 내려 윤지와 어긋나는 바람에 혼자 보냈습니다. 우산을 챙겨서 보냈는
> 데 9시 조금 넘어서 아이가 문을 두드리더군요. 세상에, 우산만 챙겨주고 신주머니를 안 가
> 져 간것입니다. 헥헥 가쁜 숨을 쉬면서 그러더군요. "엄마, 근데 선생님이 혼은 안냈어." 한
> 번도 너 어떻게 어떻게 하면 선생님한테 혼난다.. 하는 식으로 얘기 한적 없는데 왜 그랬는
> 지는 모르겠습니다. 유치원 때보다 좀 더 타이트해진 규율을 아이가 스스로 느낀 것인지, 혹
> 시나 남편이 그런 얘기를 했는지 물어보아야겠습니다. 바삐 신주머니를 다시 들고 아이는
> 처음부터 끝까지 뛰어서 학교로 갔습니다. 저는 창문에 서서 보고 있기만 했지요. 입구에서
> 신발을 벗고 실내화를 혼자 갈아 신으면서 허둥대는 모습이 대견스럽기도 하고 안스럽기도
>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아무튼 굉장히 복잡한 심경이 되면서 눈물이 조금 나오더군요.
>
> 학교가 어때, 재미있니? 하는 제 물음에 재윤이는 씩씩하게 그렇다고 대답합니다. 아직은 본
> 격적인 조직의 쓴맛(?)을 볼 기회가 없어서인지 정말로 다행히 좋은 선생님과 좋은 친구들
> 을 만났고 적응도 잘 할 나이가 되서 인지는 좀 더 두고봐야겠지요.
> 알림장에 빼곡히
> <font color=blue>크레파스 가위 숙제 38 페이지 그림 6페이지에 붙이기
> 7 페이지 색칠해서 붙이기</font>
> 이렇게 써온 글씨를 보니 풋 하고 웃음이 나옵니다. 숙제는 유치원 방과후 교실
> 에서 이미 다 해왔더군요. 생각보다 제가 신경을 쓸 일이 아직은 많지 않아 다행입니다. 목
> 요일인 오늘 아침에도 여전히 아이를 학교에 보내놓고 엄마들은 불안한지 교문 앞에서, 운
> 동장에서 서성이며 수업이 끝마치기를 기다리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저렇게 엄마가 살뜰히
> 챙겨주지는 많더라도 잘 적응 할것이라고 믿는다는 핑계로 전 그냥 계속 파자마 차림에 창
> 문으로 고개 내밀기만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마저도 다음주 쯤에는 안할 것 같습니다만...
>
> 초등학교 입학이라는 공식적인 사건 말고도, 재윤이는 요즘 부쩍 성장했습니다. 입학하기 얼
> 마 전에 아이의 이가 흔들리더군요. 유치가 언제 빠지는지 정확한 정보가 없던 저로서는 신
> 기할 뿐이었습니다. 대강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빠진다고는 알고 있었지만... 이가 흔들린다는
> 것을 확인한 날부터 저는 다시 한번 tooth fairy 에 관해 얘기를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D.W.
> Tricks Tooth Fairy 라는 책을 다시 한번 읽어주었지요. tooth fairy 라는 것은 우리 나라에
> 서 아이의 첫니가 빠질 때 지붕위에 이를 던지면서 까치야 까치야, 헌니는 가져가고 새이
> 가져다오...하던 것과 비슷한 서양의 풍습입니다. 빠진 이를 베개 밑에 넣어두고 자면 잠 자
> 는 사이 tooth fairy 가 내려와 이는 가져가고 그 대신 돈을 놔둔다는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 해주는 겁니다. 물론 tooth fairy 가 누구일지는 모두들 아실 것입니다. 일단 산타를 믿는 아
> 이들은 다 믿는다고 보시면 됩니다. 서양에서도, 한국에서도 이렇게 첫니와 관련된 풍습이
> 있다는 것은 일단 유치가 빠지는 것이 분명한 '성장'의 한 단계이기 때문일테지요. 재윤이의
> 이가 흔들리는 순간부터 우습지만 저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한국식으로 해줄 것인가 서양식
> 으로 해 줄 것인가. 일단은 그림책으로 아이가 tooth fairy 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고 지
> 붕으로 이를 던지기가 쉽지 않다는 점 때문에..(-_-;) tooth fairy 쪽으로 밀어부치기로 한겁
> 니다. 이 그림책 외에도 첫니가 빠질때의 가슴 설레임과 두려움을 멋진 그림과 몽환적인 분
> 위기로 표현해낸 작품이 있습니다. 저는 이 그림책을 보고 한마디로 '홀딱' 반했는데요. 바로
> <b>Peter Sis</b> 의 <b>Madlenka</b>입니다.
> <b><font color=blue>"My tooth is loose~!"</font></b>
> 아이의 이가 처음 흔들리기 시작할 때 꼭 읽어주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
> 그리고 재윤이와 혜윤이는 처음으로, 유치원에서 가끔 하는 영어를 제외하고는 정말로 처음
> 으로 엄마 이외의 사람에게서 받는 영어수업을 시작했습니다. 부천 키다리 영어샵이 저희집
> 에서 걸어갈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데, 윤지 어머님께서 윤지가 영어를 싫어해서 고민이라
> 고 하시길래 키다리영어샵의 수업을 조금씩 받아보는 것이 어떨까 하고 제가 제안해서 시작
> 한 것입니다. 사실 워낙 불규칙적인 일을 하다보니 아이들을 제 시간에 데려가고 데려 오고
> 하는 일이 자신 없어 시작을 하지 못했는데 윤지와 함께 다니면서 제가 시간이 안 될때는
> 윤지어머님이 해주셔도 되는 일이라 한달 쯤 전부터 다녀보았습니다. 예전부터 엄마 이외에
> 영어를 가르쳐 주는 선생님을 만나게 해주는 시기를 대강 초등학교 입학 즈음으로 잡고 있
> 었는데 그렇게 된것이지요. 다행히 영어가 싫다던 윤지도 수업을 재미있어 하고 재윤이와
> 혜윤이 역시 아주 좋아합니다. 1주일에 한번씩 50분 수업을 하고 수업료가 3만원이니 그다
> 지 부담스럽지도 않구요. (사실 7/8세 반이라 6세인 혜윤이는 안되지만 일단 한번 수업을
> 같이 받아보니 무난히 따라 한다고 해서 그냥 같이 듣고 있습니다)
>
> 그 외에도, 얼마전까지만 해도 아이에게는 너무 어려울 듯해서 미뤄두었던 유료사이트의 컨
> 텐츠가 있었는데 의외로 아이들은 무척 좋아했습니다. 국내의 아이들 수준에 맞춘 것이 아
> 니라 현지 미국아이들의 수준에 맞춘 grade 1, 2 과정의 샘플이었는데 영어가 어렵다기 보
> 다 과학적인 개념이나 수학적인 개념도 이해해야 진행이 되는 게임형식이라 받아들이지 못
> 하리라 생각을 한거지요. 또 나오는 지문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을지 확실치 않았구요. 그
> 런데 제가 아이의 영어를 손놓고 있는 사이 그 대신 인지능력은 저도 모르는 사이 크게 성
> 장해 있었나봅니다. 아직도 엄마가 읽어주는 그림책을 더 좋아하고 엄마가 밥을 떠줘야 겨
> 우 한 그릇을 비우는 녀석이 그래도 혼자 문제를 풀어가면서 흥미를 느끼는 듯 했습니다.
> (이런 말을 하면 다들 웃으시겠지만 저는 어릴 때부터 시험치는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나이
> 가 들면서 점점 그 결과라는 것 때문에 두려워지기는 했지만 일단 시험문제를 풀고 그 답을
> 확인하는 과정은 참 좋아했지요. 그 시험을 잘 받기 위한 노력을 하나도 안해서 별로 성적
> 은 잘 나오지 않았지만..어쨌든 퀴즈프로그램이 재미있고, Jeopardy를 흥미있게 보고 아리랑
> 의 퀴즈챔피언을 즐겨보는 그 기질을 어쩌면 재윤이가 물려 받았는지도...? 다른 아이들도
> 다 그런다구요? ^^;) 샘플 과정을 다 해보고 나서는 유료회원 가입을 얼마나 졸라대는지 엄
> 청 고민을 했다는거 아닙니까... 그도 그럴것이 30만원 돈이나 되니...흑흑...
> 밤이 늦어 안된다고 하고 오늘 아침 일어나보니 잊어버리지도 않고 또 조르더군요. 눈 딱
> 감고 카드 긁어버렸습니다. 이것도 입학선물이라면 입학선물이 될까요?
>
> 오랫동안 아이는 그저 놀리는 것이 최고다 라는 생각으로 학원이고 뭐고 보내는 것 없이 키
> 워왔는데 (사실은 학원버스도 안심이 되지 않고 제가 바래다 줄 시간도 없어서이기도 하지
> 만..) 슬슬 학습이라는 것을 고민해야 할 시기인가봅니다. 저 자신은 준비도 되어 있지 않은
> 데 아이 스스로가 그렇게 나아가고 있으니 말입니다. 아이는 초등학생이 맞는데 그 엄마는
> 아직도 유치원생 엄마이고 싶은 마음, 성장을 확인하는 순간은 분명히 기쁘기도 하지만 한
> 편으로는 한 단계씩 제게서 멀어지는 듯한 느낌도 배제할 수 없는 그런 복잡 미묘한 심정입
> 니다. 그래도 무심한 엄마를 두고서도 잘 자라준 아이들에게 고마울 뿐이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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