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
지난번 답글 주시고 보이지 않아서
궁굼했는데...
이렇게 다시보니 반가워요.
사실 저도 웬 사전에 욕심이 많은지 옛날에 시집올 때
원색동아 대백과사전 을 사왔지요.
잘 보는 것은 아니라도 혹시 뭔가가 궁굼할 때 찾아보기 좋더라구요.
요사이는 컴을 통해서 대부분 해결할 수 있지만요.
우리 예진이는 아직 어려서..
앞으로 꼭 잊지말고 사전보는 것을 즐기도록해야 겠네요.
제가 생각하는 것 말고도 여러가지 유익점이 많군요.
이현이의 최고 선물은 바로 딸을 마음에 품고 사랑하는
송지현씨 자신이 아닌가하는 생각이드네요.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릴께요.
송지현님의 글입니다.
> 쑥쑥이 확 바뀌어서
> 제가 쓰려는 내용이 이 게시판에 적합한지
> 잘 모르겠습니다.
>
> 쑥쑥게시판을 보다보면 사전추천을
> 부탁하는 글이 많이 올라오더군요.
> 저도 올린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 제 경험을 말씀 드리자면,
> 한영 영한 국어 사전 등은 그 내용이나
> 수준이 비슷비슷 하므로 직접 보시고
> 마음에 드시는 것-보기 편한 것, 가격이 저렴한 것등을 고려해서-
> 을 고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영영 사전은 자신의 영어실력이나 예문 등을
> 고려해 보시면 좋을 것 같구요.
> 어린이 사전은 좋다고 추천된 것 들 중
> 아이가 관심을 보이는 것을 사주시는게 안전할 것 같구요.
>
> 헌데 오늘 제가 드리려는 말씀은
> 어느 사전이 좋다가 아니라,
> 사전을 끼고 사니까 좋더라하는 경험을 전해 드리고 싶어서 랍니다.
>
> 제가 직장 생활을 하다보니 뭐 공부하는 것도 아니고
> 집에서 사전찾을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 사전이 어느 책장 구석에 있는지
> 별 관심도 없었구요.
>
> 그러다 이제 여섯살이 된 제 딸이
> 네살 쯤 부터 질문이 많아지더라구요.
> 제 혼자말로 '아이고 한심해라'하면
> "엄마 한심이 뭐야?" 하고 "...그래서 섭섭했구나"하면
> 섭섭한게 뭐냐고 묻고...
> 영어 비디오를 보고는 미끄럼틀은 영어로 뭐야,
> 뭐는 또 영어로 뭐야, 뭐는 뭐는...
> 왜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단어실력만으로는
> 해결되지 않는 단어들이 꽤 있잖아요.
> 참 답답하더라구요. 마침 집에는 한영사전은 없었구.
> 또 우리말 중에는 습관적으로 쓰고 있는데
> 사전적인 정의를 하자면 난감한 말들이 꽤 되더라구요.
> 전 영어는 몰라도 국어쪽은 좀 자신있었는데도 말이죠.
> 물론 아이에게 상황을 예를 들어 설명을 하긴 했지만,
> 영어만 정확한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 우리말도 정확한 뜻을 알고 쓰게 해야 될 것 같더라구요.
>
> 그래서 지난 늦은 가을 쯤
> 집에 있는 것은 있는 것대로 두고,
> 어린이 영어사전을 제외한 국어사전 영한사전 한영사전 영영사전까지사전일습을 구입했죠.
> 그리고 아이앞에서 아이이름을 써주고 이건
> 네 사전이라고 말해주었습니다.
> 역시 사전이 뭐냐고 물어오더군요.
> 그때부터 전 아이가 질문을 해올 때나
> 영어동화책을 읽어주다 뜻이 막힐 때
> 무조건 "잠깐, 사전 찾아보자"하고 사전을 본 후
> 대답을 해준답니다.
> 물론 국어사전은 아이가 이해할 수 없는 풀이지만,
> 제가 그 말을 정립하고 예문을 들어 설명하니까
> 저 스스로도 설명에 자신이 생기고 좋더라구요.
>
> 그러다 보니,
> 아이는 무슨 꺼리만 생기면
> '엄마 사전 찾아보자'를 연발합니다.
> 처음에는 사전 찾아보구-하면 엄마 왜 그것도 몰라
> 하던 아이가 말입니다.
> 그리고 사전찾는 과정을 아주 세심히 관찰을 합니다.
> 어떤 답이 나올까 기다리는 눈이 참 맑구나 싶게
> 초롱해져서 말이죠.
>
> 제가 사전을 이용하면서 가장 잘 했다싶은 것은
> 바로 이겁니다. 비약이라고 생각하실 지 모르겠지만
> 요 기다리는 잠깐의 시간 말입니다.
> 물어보면 어른 입에서 제깍 답이 나오는 것보다는
> 궁금함을 참고 푸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
> 쉽게 얻는 것고 배운 것 보다
> 어렵게 오랜 시간이 걸려 터득한 것은 잊혀지지가 않은 법이 잖아요.
> 지금은 물론 그 작업을 엄마의 손을 빌어하고 있지만
> 전 사전 찾는 걸 꼭 같이 하는 일도 규정지어 말한답니다.
> 좀더 욕심을 내자면 모든 게 쉽게 얻어지는 게 아니라는 것,그리고
> 기다림의 지혜도 아이가 배울 수 있다면 좋겠지만,
> 아직은 무리겠지요?
>
> 쓰다보니 두서없는 글이 되어 버렸는데
> 그밖에도 사전과 함께 하니까
> 좋은 점이 더 있더라구요.
> 기회가 되면 그땐 정리 잘해서 또 올려볼게요.
> 저도 아이와 함께 사전을 이용한지 몇 달 되지 않아
> 이렇게 아는 척 하며
> 올리는게 꽤 부담이 된답니다.
> 더구나 사전에 대한 질문에 답변을 다는 것도 아니면서
> 뜬금없이 사전얘기하는 것도 좀 쑥스럽기도 하구요.
>
>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글을 올리는 것은
> 제 딸의 생일을 제 나름대로 축하하기 위해서랍니다.
> 벌써 새벽 세시를 향하니까
> 어제(2월 8일)가 아이 생일이었는데 전
> 아직 집에도 못 들어가고 회사에 있거든요.
> 그래서 잠시 틈을 내 제 나름의 축하 방식을 택하고 있는거죠.
>
> 이 글 복사해서 아이 앨범에 붙여주려구요.
> 육아일기가 뭐 별건가요,이런 게 모이면 육아일기인 거죠.
>
> 지루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 아이가 아직 어리더라도 사전을 찾는 모습 꼭 보여주세요.
>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꼭 좋은 점을 발견하시게 될 거예요.
>
> 아무래도 마무리 멘트는 제 딸을 위해 해야 할 것 같네요.
> "이현아 생일 축하해, 그리고 너도 엄마를 축하해줘야 한다,
>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딸을 얻은 날이니까..."
>
>
>
| [일반][RE]안녕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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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예진맘 등록일 2001-02-09 15:26 조회수 1,16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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