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교재] 우리 아이의 영어 책꽂이(2) - 자연 과학책 고르기 2001-07-03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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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아이가 매일 관심을 가지고 찾아 보는 곳이 두 곳이 있습니다.

하나는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있는 거미줄이고 또 하나는 아파트 앞 화단에 심어 놓은 채송화 입니다.

아파트 지하 주차장 형광등 아래에 커다랗게 거미줄을 쳐 놓고 불빛을 좇아 들어온 모기와 작은 벌레들을 잡아 먹는 왕거미(제 엄지 손톱만하게 생겼으니 이만하면 왕거미 아닌가요? 제가 워낙 이쪽에 문외한 이어서요.) 가 네 마리가 있는 이 곳은 살아있는 자연 학습장입니다.

이 곳에서는 모기가 날아가다가 거미줄에 걸려 버둥거리고 어느 틈에 거미가 와서 모기를 순식간에 잡아먹는 광경을 직접 볼 수 있습니다.

아이는 이 광경을 볼 때마다 조금 긴장하면서 한참 동안 자리를 뜨지 못합니다.

솔직히 저도 거미가 거미줄에 걸린 벌레를 잡아먹는 것은 처음 보았습니다.

그러니 이 곳은 매일 우리 모자가 찾는 살아있는 자연학습장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오늘 밤에도 이 현장을 직접 보고 왔는 데 아이가 오면서 하는 말이 '엄마, 집에 가서 거미 책 읽어줘.' 였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채송화는 아이와 함께 얼마 전에 직접 심은 겁니다.

서점에 들렀는데 우리 아이를 보더니 채송화 꽃씨를 거저 주었습니다.

얻어 온 꽃씨를 신발장 위에 한참을 두다가 얼마 전 생각이 나서 아이와 함께 아파트 앞 화단에 심은 겁니다.

작은 화분에다 심어 놓고 집에 두려고 하다가 어찌 된 일이지 우리 집에 들어오면 살아 나가는 생명체가 없어서 (얼마 전에 청거북 한 마리의 장례를 치렀습니다.) 그냥 아파트 화단에서 햇볕 받고, 빗물 받아 먹으면서 튼튼하게 자라라고 그곳을 택했습니다.

흙을 고르고 채송화 꽃씨(정말 작은 씨더군요. 저도 처음 보았습니다.)를 뿌리고 씨 뿌린 자리를 기억 못할 까봐 주위를 작은 돌들로 둘러 표시를 하고 떨어진 꽃잎과 나뭇잎으로 장식해서 우리 아이의 꽃밭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우리는 아파트 앞을 지날 때마다 채송화 새싹이 나왔나 살펴 봅니다.

사실 저도 꽃씨 심고 피어나길 기다리는 것이 처음이라 설레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한 편으론 새싹이 안 나올 까봐 초조하기도 합니다.

씨를 심고 나서 아이와 함께 "The Tiny Seed"(by Eric Carle) 과 "The Carrot Seed"(by Ruth Klauss, illustrated by Crockett Johnson) 의 책을 읽으면서 꼭 새싹이 자라 예쁜 꽃이 나올 거라 말해주었거든요.



모든 자연을 이렇게 직접 접하고 체험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 까요?

하지만 이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아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실물이 아닌 책이나 비디오 등의 매체로 얻을 수 있는 것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너무 빨리 날아가 버려 자세히 볼 수 없는 잠자리도 책이나 비디오에서는 알 낳는 모습, 짝짓기 하는 모습 등을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하루는 EBS TV에서 방영한 자연 다큐멘터리에서 잠자리가 물에 알을 낳는 장면이 나오자 이를 넋을 잃고 쳐다보는 아이를 보면서 여름날 잠자리 채를 들고 잠자리를 잡아보는 것도 필요하지만 이런 것을 더 자세히 볼 수 있는 책과 비디오도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꼭 이런 이유는 때문은 아니었지만 자연현상에 관한 책이나 어떤 지식을 직접적으로 알려주는 책을 한 권씩 사 모으게 되었습니다.

물론 제가 먼저 읽기 위함이었지만 아이가 관심을 보일 때마다 한 권씩 읽어 주기도 하고 때로는 아이 혼자 책에 실린 사진을 보기도 합니다.

그런데 제가 자연관찰 책을 비롯해 기타 지식 전달의 책을 고르는 기준이 있습니다.





첫째, 아무리 책이 좋다 하더라도 유아기에는 직접 보고 체험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엄마가 되면서 주위를 바라보는 눈이 달라진다고 합니다. 물론 엄마가 스스로 변해가는 것도 있지만 저는 아이가 엄마를 변하게 한다고 많이 생각합니다.

제가 모르고 지나치는 것, 무심히 보고 넘기는 것을 아이는 얼마나 자세히 들여다보고, 놓치지 않는 지 말입니다.

개미집을 찾아내는 것도,

비온 뒤에 개미가 제 몸보다 몇 배 큰 지렁이를 끌고 가는 것을 발견하는 것도,

겨울에 얼어 죽은 참새를 발견하는 것도 (아파트 앞에서 발견하고는 아이와 함께 화단에 묻어 주었습니다.),

밤 하늘에 날아가는 헬리콥터의 불빛을 가리키는 것도,

가끔씩 밤하늘이 보라색이라는 알려준 것도,

학교 건물 위에 달린 풍속계를 발견한 것도.

제가 아니라 모두 아이였습니다.

아이가 새로운 것을 발견할 때마다 그냥 지나치지 않고 함께 한참씩 살펴 보고 그에 관한 책을 집에 와서 찾아보는 일은 제게도 즐거움이었습니다.

따라서 아이와 책을 먼저 펼치기 전에 주변을 살펴보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먼저 책으로 체험을 했다고 하더라도 가능하다면 직접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좋습니다.

책으로 보던 소방차를 소방서에 가서 직접 보고 맘 좋은 소방관 아저씨가 태워주는 소방차에 올라타고 신나 하던 아이의 모습,

공사장 장난감 세트를 가지고 놀다가 직접 공사현장에 가서 커다란 드릴이 달린 차가 바위를 깨고 땅을 파는 장면을 보는 아이의 눈동자,

자동차에 관한 책을 보고 자동차 정비소에 가서 다양한 연장들이며 후드 안의 엔진이며, 타이어에 바람 넣은 것 등을 직접 본 아이의 벌어진 입,

체험 학습장에 가서 직접 염소, 양, 젖소들에게 먹이를 줄 때 아이의 떨리던 손,

등을 보면서 책 열 권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것들을 아이가 얻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은 앞으로 책 열 권을 더 읽게 하는 관심의 시작이 되기도 할 것입니다.





둘째, 그림이나 사진은 사실적이고 선명하고 아름다워야 합니다.



아무리 지식을 전달해 주는 책이더라도 유아들에게 그림책일 뿐입니다.

따라서 우선 아.름.다.워.야 합니다.

저는 조잡한 구성으로 너무 많은 것을 가르치려고만 하는 지식 학습지 같은 책을 경계합니다.

그보다는 적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더라고 그림이 아름다운 책, 사진이 선명한 책, 내용이 객관적이고 정확한 책을 선호합니다.

이런 기준으로 볼 때 제가 좋아하는 책이 있다면 바로 첫발견 시리즈와 DK 사에서 펴낸 책들입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이 책에 관해서는 다음에 말씀드리려 합니다.





셋째, 아이의 연령에 얽매이지 않습니다.



저는 연령에 따라 책을 나누어 놓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아이 책을 고를 때도 연령별 권장도서목록은 거의 무시하는 편입니다.

물론 유아기의 아이에게 헤겔의 철학서를 들이미는 것은 안되겠지만 어느 정도의 상식 선 안에만 있다면 아이의 연령보다는 아이의 선호와 관심사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지식을 전달하는 책은 더욱이 그렇습니다.

저는 유아용이라고 내용도 유치하고 사진도 조잡한 책보다는 오히려 어른용으로 만든 책을 더 선호합니다.

그리고 내용을 다 읽어 주는 것이 아니라 그저 아이와 함께 그림만 보면서 즐기는 것입니다.

우리 아이가 요즘 밤마다 들고 오는 책이 있습니다.

바로 '한국의 나무 탈'이라는 책입니다.

이 책은 미술관계책을 많이 만드는 '열화당'에서 펴낸 책인데 그야 말로 한국의 나무 탈들을 모아놓은 책입니다.

아이는 이 책을 열심히 보다가 "엄마, 왜 방상씨 탈에는 눈이 네 개가있어?" 라고 묻습니다.

저도 왜 그런지 몰라서 "넌 왜 눈이 네 개라고 생각하는데?"라고 물으니 아이는 "왜 그러냐 하면, 더 크~게 보려고." 라고 대답을 합니다.

그래서 저도 "그래, 눈이 두 개가 아니고 네 개이면 정말로 뭐든지 더 크게 보이겠다."라고 맞장구를 쳐주었습니다.

이런 책 외에도 그림을 좋아하는 남편 덕에 집에 많은 화집들 또한 모두 아이의 그림책이고,국악기에 관한 책, 우리 나라 전통의상에 관한 책, 김홍도 전시회에 갔다가 사온 팜플렛 등이 모두 우리 아이의 그림책입니다.

꼭 아이 책을 유아용 코너에 가서 고를 필요가 없습니다.

미술에 관한 책, 음악에 관한 책, 문학에 관한 책 등 여러 코너에 아이가 좋아할 만한 책들이 많이 숨어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책은 엄마도 보고 아이도 볼 수 있으니 일석이조겠죠.





넷째, 같은 내용의 책을 여러 권 구입합니다.



저는 아직까지는 아이 책을 살 때 전집으로 사지 않고 있습니다. 전집으로 사면 더 싸더라도 낱권으로 구입할 수 있다면 돈을 더 주고라도 천천히 필요할 때마다 낱권으로 삽니다.

달팽이 과학동화, 네버랜드 그림책, 솔거나라 시리즈 등도 모두 낱권으로 삽니다.

그러니 자연과학 책을 구입한다고 전집으로만 파는 출판사의 것을 사는 것은 감히 생각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전집을 할인 판매하는 곳에 들러서 책 내용은 살펴 보았지만 아직 개인적으로는 필요를 못 느껴서 구입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낱권으로 사다가도 어느 순간 전집의 필요성을 느낀다고 하는 엄마들의 말도 듣고, 제 경험으로도 전집이 필요할 때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아직까지는 낱권으로 사는 것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그 대신에 저는 여러 주제의 책이 묶인 전집을 구입하기 보다는 한 주제의 책을 다양하게 사는 방법을 택합니다.

한 가지에 대한 내용이 하나면 되지 뭐 이것 저것 필요하냐고 하실 지 몰라도 저는 한 주제를 다양하게 표현해 놓은 여러 권의 책을 보는 것이 아이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여러 지식을 백과사전식으로 열람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한 주제를 깊이 보는 것이 유아기에 즐길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이가 초등학교에만 입학해도 너무나 읽을 책이 많고 해야 될 일이 많아 더 힘들어 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저는 아이가 좋아하는 주제가 생길 때마다 그 때 그때 그 주제의 책을 한꺼번에 사주는 편입니다.

우리 아이의 관심사는 자동차로부터 시작해 기차, 공룡, 거미, 탈, 국악기, 우주, 과거와 현재, 세계 등으로 다양하게 변해가면서 그 범위가 넓혀지고 있습니다.

사실 이렇게 주제가 변해가는 것 같지만 한 가지 주제를 계속 접하다 보면 어느 새 다른 주제와 만나 있기도 합니다.

공룡을 좋아하는 아이가 옛날과 오늘날의 다른 점에 대해서 관심을 갖기도 하고,

공룡 화석 발굴 이야기를 관심있게 듣다가 땅 속에는 뭐가 있을 까하고 관심을 가지기 시작합니다.

탈 것을 타고 어디로 갈까를 생각하다 세계지도를 펼쳐놓고 이 나라 저 나라 이야기를 해보기도 하고,

또 한 나라에서 지구로 지구에서 우주로 나아가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한 가지 주제를 본다고 했는 데 결국은 그것이 다른 주제와 거미줄 같이 얽히는 것을 보면서

학문의 출발점은 결국은 한 점이라는 것,

다양함에서 공통점을 발견하는 것,

모든 지식이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아이가 스스로 알아가기를 바랄 뿐입니다.





오늘은 서론이 너무 길었는 데 다음에는 우리 아이의 영어 책꽂이 중 자연과학책을 비롯해 지식 전달책 목록을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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