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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RE] 가끔은 유치한 말을 하는 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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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하늘호수 등록일 2001-02-22 16:41 조회수 1,1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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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이맘님 어찌나 시원한지...
읽으면서 자꾸만 웃음이 나옵니다.
그냥 속이 뻥 뚫린 기분이라구나 할까요.
이런 얘기는 수다로 풀어야 하는 건데...
이거 제 남편도 좀 봤으면 좋겠네요.
말씀을 정말 잘 하시는군요.
아이 책 관련해서 싸울때(?)를 대비해 이론무장을
철저히 해야 할 것 같은 기분..
침대밑에 책을 감추어 두시는군요..
저도 하기야 집에 안가지고 간 책이 사무실 서랍속에....
직장맘이라도 아이들 책이며 등등,, 사는데는 그다지
자유롭지 못해요.
어제는 저의 남편이 요즘 주원이 책 안사냐고 하길래,
(자기가 책 사주고 싶어서가 아니라 예전처럼 많이 안들고
오니까 이상하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말이었습니다)
이때다 싶어 "주원이 책 사는거 내 유일한 즐거움이니까,
말리지마"하고 쐐기를 박았습니다. 잘했죠 ? 하하...
직장생활이 꼭 나만을 위한 것도 아이만을 위한 것도 아닌 것이
부인할 수 없는 사실..
(조금 비싼) 옷이랑, 장난감 사들고 가서는 가끔 이런 유치한
말도 하거든요.
"주원이 이쁜 옷이랑, 장난감이랑 사줄려고 엄마 열심히
돈벌고 있다"라고 가족들이 듣는 앞에서도... 크크.....
우리 주부도 generalist로 인정받을 그날을 위하여 오늘도
열심히...
원이맘님의 글입니다.
> 왠일로 아들녀석이 협조적이어서 오늘 글을 올릴 여유가 있습니다.
게시판에 가끔 보면 남편눈치 보는 글이 종종 있습니다.
저 역시도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하구요.
근데 우리 남편들
정말 아이에게 미치는 교육적 효과때문에 반대하고 비난하는걸까요?
제게 답을 물으신다면
전 "아니요!"라고 답하겠습니다.
물론 과열을 우려하는 염려스런 부분도 없지는 않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건 경제문제의 연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걱정하는 맘들이 거의
전업주부라는 사실이 그 반증이라고나 할까요?
그런데 말입니다 우리 주부들 더이상
남편눈치 보지 말자구요.
그게 어디 남편이 뼈빠지게 벌어온 돈을 유용하는겁니까?
정당하게 우리가 주부로서 가사노동을 한 댓가를
우리의 자유의지로 지출하는건데 눈치라니요?
1997년(그동안의 물가상승률이나 임금상승률을 반영하면
2001년에 환산하면 더 높은 금액잁텐데요)
당시 재정경제원이 발표한 바에 의하면
전업주부가 하루 10.56시간씩 일한다는 전제하에
가사노동의 임금이 139만4100원이랍니다.
고로 일당 5만원에 육박하는거죠.
그러니까 남편의 월급중 그만큼은 주부의 몫이라 이겁니다.
이런 얘기 남편에게 하면 그럴겁니다.
그럼 자기는 뭐냐고?
처자식 위해 피땀흘려 일해 고스란히 마누라 손에 쥐어주는
(아마도 통장으로 입금되는걸 말하겠죠?)
자기는 뭐냐구요?
그러면 말입니다.이 불가사의에 대해서 말하십시오.
남자들이 총각시절에는 적금은 고사하고
이카드로 저카드 막기바쁘고 그러고도 궁색을 면치 못하다고도
결혼하면 알토란 같은 적금에 부모님 용돈도 챙겨드리고
입성도 더 그럴듯해지고 식구가 두세배 늘어나도 여전히 잘 살고있는
이 불가사의한 일은 과연 누구떄문에 가능한건지를 물어보세요.
누가봐도 그건 여자들이 주부라는 이름으로
그모든걸 가능하게 이루고있다는거 알겁니다.
(예외적으로 남편이 결혼과 동시에 두세배의 월급인상이 있었다면 모르지만요)
그리고 그 통장문제도 말입니다,
통장명의가 여자이름으로 되어있는집
제가 알기론 없습니다.
그러니까 그건 남편의 월급을 운용하는 위탁관리인에 불과하다는걸 말해줍니다.
여기서 제전공 살려 한말씀!
재산권의 핵심은 소유권입니다.
그런데 그 소유권이라는건
법률적으로 사용,수익,처분권이 구 구성요소랍니다.
그러니까 돈이나 물건을 소유내지 점유했다는건
그걸 사용하고,그걸 이용해 돈을 벌어들이고 그걸 처분할 수 있어야만
올바른 소유권이랄 수 있다는겁니다.
그런데 주부들이 어디 그렇습니까?
사전 동의든 아님 사후 승인이든 받아야하는데
그게 어디 제대로된 소유권입니까?
그러니까 남편들이 통장으로 월급 자동이체 시킨 사실만으로
아내에게 큰소리칠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이겁니다.
그러니까 당당하게 주부 몫의 월급을 쓰세요.
내가 벌어 내가 쓴다는데 누가 뭐랄겁니까?
사실 주부들이 당당할 수 없는데는
사회적인 분위기도 있지만 우리 스스로도 왠지 밥값도 못하고 놀고있는것 같은
미안한 마음이 한자락 깔려있는것도 없지 않습니다.
그런데 주부만큼 다재다능한 직업도 없습니다.
요리,육아,세탁,청소...등등은 기본이구요,
집안경제를 담당하는 회계사역할에서
남편과 아이들의 코디네이터,시댁일이나 기타 남편의 의전담당비서,
게다가 쑥쑥맘들의 경우 교육전문가까지...
(제생각엔 애니 설리반 못지 않습니다만)
이렇게 많은 일을 하는데
무시해서도 안되고 미안해서도 안되는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에 상응한 처우는 못받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형편없죠.
의료보험,고용보험 없는건 기본이구
사실 직접적인 월급도 없는 셈입니다.
승진..평생 없습니다.
육아휴직..아이 낳고 삼칠일 정도?
이것도 산전산후 합쳐 60일(이제 90일로 되었죠?)보장받는 직장여성에 비해 너무 적습니다.
보너스..그런건 꿈도 못꿉니다.
생리휴가..극심한 생리통에 시달려도 아무도 인정 안해줍니다.
연,월차 휴가..그런거 주장했다가는 남편과 시댁식구한테 돌맞지 않을까요?
이정도면 얼마나 열악한 조건에서 우리 주부들이 일하고 있는지
새삼 서글프지 않습니까?
물론 특정분야에 능력이 있으신 직장맘들도 정말 훌륭하고 부럽습니다.
그런데 그분들이 specialist라면
전업주부들은generalist아닐까요?
눈에 띄지는 못하지만 다방면에서 활약해야하는..
그러니 이제부터 당당하게 우리가 번 돈으로
아이들에게 교재사고 책 사줄때 남편 눈치 보지 말자구요.
아,물론 경제상황을 고려해서
적절한 소비를 하는건 다들 아실테구요.
어느분 글에 택배직원들이 유아 도서같은건
본인이 아니면 전화로 얘기도 안한다는데,
그건 다른 식구들이 알았을 경우
반품등의 불협화음을 미리 막아보겠다는 취지인것 같더군요.
그런데 이제 더이상 아이 책을 침대 밑에 감추지 맙시다.
뻔뻔스러우리만치 당당하면
상대방도 한발짝 물러서게 되어있거든요.
저도 예전엔 침대밑 공간이 너무나 고마웠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턱을 치켜세우고 말합니다.
"내가 번돈으로 샀어요"라구요.
그럴때 제 모양세가 얼마나 위풍당당한지
남편도 이제는 별말 못합니다.
물론 아직껏 궁시렁거리기는 합니다만..
물론 쓸데없는 소비했다는 뒷말 듣지 않기 위해 열심히 활용도 하구요.
드디어 여성부가 생겼지만
사실 아직 전 냉소적입니다.
어쩌면 여성부도 일하는 여성을 위한 대변인일뿐
전업주부에게는 별 도움이 안될것 같다는 짧은 생각때문입니다.
사실 이렇게 말하는데도 어패가 있습니다.
'일'하는 여성에 분명 주부도 포함되어야하는건데
사회적인 시각은 아직 그렇지가 못해서...
지난주 여성부 출범 축하 공연에서도
커다랗게"일하는 여성이 아름답다"는 현수막이 걸리더군요.
그럼 일 안하는 여성은 누굴까요?
예전엔 '백수'의 또다른 이름으로 '가사'라고 씌였던 적도 있었는데..
혹시 그런 의미?
거기서 일한다는 의미는 제가 말하는것 처럼
주부의 '무급노동'까지 포함하고 있지는 않은것 같더군요.
그런데 오늘 저 참 말 많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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