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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RE] [잡담] 눈물이 핑 도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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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TOO TOO 등록일 2000-08-31 17:39 조회수 1,9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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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망머리앤님의 글을 읽고 가슴이 너무 아프군요.
글을 읽으면서 왜 이렇게 눈물이 핑 도는지...
저 또한 딸하나를 둔 직장인 엄마랍니다.
아직은 어려서(19개월)인지 잘 떨어지고 할머니랑 잘 놀고있지요.
그런데 과연 이런날이 얼마나 지속될런지...
아님 아직 표현을 못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엄마에 대한 불만이
얼마나 많을런지 하고 생각해보면 이게 과연 잘하는 짓인지
회의가 드네요.
특히나 개인적으로 회사생활이 어려워 참 많은 갈등속에서
지내고 있는데 님의 글을 읽고나니 더욱더 마음이 저려옵니다.
따님하고의 좋은 날이 다시금 빨리 오길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입니다. 기운내시고 울지마세요.
까망머리앤님의 글입니다.
> 오랫만에 게시판의 글을 읽다보니 몇몇 분의 전업주부와 직장인어머니의 이야기가 마음을 흔듭니다.
>
> 지난 주에 집에서 작업을 한다고 아침 9시면 컴퓨터 앞에 앉아서 식사때 정도만 움직이고, 퇴근시간까지 일을 한 적이 있어요.
> 원래 예상한 것보다 작업량이 늘어나서(자료를 잘못 구한 탓) 결국 작업 끝내기로 한 이틀 전부터는 아예 밤 11시, 새벽 1시가 넘도록 컴퓨터 앞에서 일을 했답니다...
>
> 그런 과정을 지켜보던 31개월 지난 딸아이가 제게 오더니,
> "엄마, 꺼! 엄마, 미워! 엄마, 꺼!"
> 하더군요.
>
> 처음엔 컴퓨터를 끄란 말인 줄 알고, 작업 금방 끝내고 꿀께 했더니,
> 아니, 엄마 꺼라고 계속 소리를 지르더군요.
> 작업을 빨리 끝내야 딸 아이와 시간을 보낼 수 있으리란 생각에 마음이 바빠서 목적이랑 달리 소리를 크게 질렀어요.
> 엄마 작업할 때는 이렇게 매달리는 것 아니라구요.
>
> 너무 화가 났는지 방으로 가서 홱 돌아누워 자는 척 하더군요.
> 나중에 꼭 안아주며 미안하다고 사과했는데 아이가 눈물이 그렁그렁...
>
> 엄마 끄란 말이 무슨 뜻이야 했더니 일만 하는 엄마가 보기 싫으니 테레비젼처럼 끄란 뜻이었어요... 컴퓨터가 아니라 엄마를요...
>
> 위태위태 지난 주를 넘겼는데 이번 주 다시 출근할 무렵 아이와 또 어긋났어요.
> 일요일 새벽 5시가 넘도록 아이가 안 자는 거예요. 회사에 출근해야 한단 생각과 피곤함이 날 거의 미치게 만들 지경이었죠.
>
> "너 이렇게 자꾸 새벽까지 안 자면, 할머니댁에서 자고 와!"
> 제가 직장에 나간 이후로 울 아이는 요새 할머니 딸이라고 말합니다... 하루 종일 집에 있어도 놀아주지 못 하는 엄마가 원망스러웠던 딸아이가 아주 서럽게 울더군요. 금새 엄마랑 약속하자, 오늘 밤에는 말 잘 듣고 엄마랑 일찍 자는 거야해서 네~ 하고 잠이 들었는데, 그날 밤에는 밤 10시가 넘도록 할머니 댁에서 내려오질 않았습니다...
>
> 평소엔 제가 퇴근할 무렵이면 몇번이고 전화 옆에서 알짱거리며 기다리던 아이인데... 늘 마중나오면 할머니 품에서 옴팡 엄마에게 뛰어와 안기던 아이인데......
>
> 많이 속상했어요.
> 그래도 월요일 밤엔 아이를 데려와서 약속대로 서로 즐거운 얼굴로 약속지키자며 새벽 2시쯤에 잠들었죠...
>
> 그런데 화요일 저녁에는 어머님께서 제가 너무 피곤할 것이라고 하루 데리고 자볼테니 올라오지 말라고 하셨지요. 그럴 수 있을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밤 11시가 넘어서 전화가 왔어요.
>
> 전 아이 전화받고 올라가려고 잠도 안 자고 기다렸는데...
>
> 아이의 이름을 아무리 불러도 가만히 있더니만 옆에 계시던 할머니께 전화를 건네버리더군요. 어머님께서 그날은 엄마 이야기만 나오면 머리를 흔들며 엄마 싫어, 엄마 싫어 그러더라고... 집에 갈까 했더니 엄마 싫어. 아빠 오라고 하더랍니다.
>
> 제가 전화받자 울먹이다 그냥 할머니께 전화를 건넨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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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먼저 할머니댁으로 달려올라가다 내려오던 아이를 만났는데 반가워 하는 것이 아니라 할머니 뒤로 숨어서 나오질 않아요.
> 엄마 싫다고 엄마 가라고... 울면서 두 손으로 밀치더군요.
>
> 아무리 달래고 얼르고 해도 엄마 싫다는 아이......
>
> 세상 다 무너지는 느낌이었어요.
> 아슬아슬했던 요 몇 주 동안의 어려움이 낭떠러지로 내리닫는 기분이었죠...
>
> 결국 아빠가 올라오고 전 아이와 아빠랑 떨어져서 앞서서 집으로 가야 했어요. 도저히 집으로 들어갈 생각도 안 나고, 이렇게는 해결도 안 될 것 같고..... 밤 11시 40분의 거리를 그냥 걷기로 했어요. 마음이 너무 아파서 아무 생각도 안 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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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게 정리하며 마무리하느라 가게 문 닫는 옷가게 앞의 세일용 아이드 옷을 보며 아이의 치수를 떠올리다 아직 어린 딸아이의 마음에 얼마나 큰 상처가 있길래 저럴까 싶어서 눈물이 핑 돌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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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그 늦은 시간 갈 곳도 없었어요. 오래오래 걸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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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속 지쳐갑니다.
> 아이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점점 어려워지는 것도 같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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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랑 꼬옥 안고 사랑해라고 얘기해도 아이에겐 내가 먼 느낌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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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사는 손 놓은 채, 아이마저 잃어버리는 느낌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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