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 
놀이와 학습, 학교식 정규교육과 개별학습..
언제 부터인가 이런 구도의 이분법에 의해 서로의 방식이 대립적으로 비교가되고, 반대편을 거부하고 배척해야 한다는 묵시적인 귓속말들이 오고가는 것 같더군요..
놀이는 무조건 자연스럽고 좋은 것이며, 학습은 억지스럽고 효과가 없는 방법이다라는..
여기에서의 학습(Learning)에 관한 정의를, 의도된 계획과 학습목표를 가지고 결과를 염두에 둔,
체계적인 일련의 가르침속에서 발생하는 앎의 작용과 깨달음의 과정이라 할 때, 배우고 익히는 과정에 장소나 연령의 차이가 있을 수 없습니다.
단지 그 적용방식에 따라 효율면에서의 차이만 존재합니다.
유아나 유치부과정에서 "놀이를 통해 학습을 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라는 주장도 그 시기에는 본격적인
학습을 받아들일 수 있는 인지구조나 개념인식의 발판이 성숙되지 않았기 때문일 뿐입니다.
아울러 아무런 교육적인 의도도 없이 놀이에만 메달린다고 소정의 학습성과를 거둘수있는 것도 아닙니다. 인지능력 이외 별도의 정서발달이나 감각활동을 위한 놀이가 아니고서는..
단 한가지의 Activity라도 아이의 수용여건을 고려하여 그 활동에 목적을 함축한 교육적인 암시도 없이
무조건 "놀이이니까 자연스럽게 배울수 있을 것이다" 라는 위안도 되돌아 보아야 할 대목입니다.
학습이 완성되어가는 과정은 의식적인 활동을 통해 반복되고 이것이 내면화되어 잠재의식화 되어가는 과정입니다.
유의해야 할 점은 취학전 아이의 연령대에선 잠재의식이 활성화 되어있어, 의식적인 반복학습에 의해서가 아니고서도 사물이나 대상을 습득(Acquisition)의 형태로 받아들이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입니다.
더 중요한 사실은 이 시기에 강요에 의해 인위적인 암기에 치중하였을 경우, 스스로 터득할 수 있는 선천적인 학습능력이 훼손된다라는 점입니다.
일부러 가르쳐주지 않은 문장이라도 이미 알고있는 단어를 활용하여 사용법칙을 터득해내어 그것을
기어이 쓰고야 마는 아이들의 신비한 능력을 주시하십시오.
마찬가지로, 학습은 무조건 해로운 것이다?.. 아닙니다.
認知주의자들이 주장하는 구체적인 작동(Operation)의 개념을 이해할 수 있고 초보적인 논리의 배아가 싹이 틀 10세무렵부터의 아이들에겐 그 시기의 호기심에 걸맞는 지적자극이 필수적입니다.
구체적인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다음의 단계는 추상의 세계에 대한 관심입니다.
자연스러운게 좋으니까 놀리고 보자는 방임과,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학습의 필요성 사이에서 아이의
한마디 생각없는 질문에도 신경이 쓰이면서 학습능력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는 시기입니다.
학습을 형태적으로 분류해보면,
언어능력을 비롯한 -도구적이어서 외우기보단 익혀야되는- 절차형 지식들은 어릴수록 빨리 배울 수
있습니다.
반면, 기억이나 정신능력에 의존해야하는 명시적 지식은 나이가 들어서 이성의 힘이 발휘될 수 있을 때
오히려 더 깊이있고 효율적으로 배울수 있습니다.
어릴때 가르쳐야 할 내용이나 방법 중 어느 영역을 어떤 방법으로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한 시사점이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학습이 해로운 것이 아니고 아이의 성장단계나 인지처리능력, 전수되어야 할 지식의 형태 사이에서
우선순위가 고려되어야 하고, 이것이 무시된 인위적인 학습이 비효율적이다."
이렇게 정리되었으면 합니다.
학교식 정규교육의 형식은 규범적인 성격상 그 교육과정이나 내용면에서 완결성을 지향합니다.
우리에게 이것은 우열의 문제가 아니고 선택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영어학습에서 4가지 영역을 균형있게 가르치고 배워야하는 과정은 이상적일 수는 있겠지만,
언어 사용환경과 교습의 장소를 불문하고 그것을 효율적인 방식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영어를 외국어로 배우고있는 걸요..
학원에서 배울 수도 있고, 집에서 가르칠 수도 있고..
우리 여건과 환경에 맞는 Program은 얼마든지 조정될 수 있습니다.
엄마께서 그간 꾸준히 영어동화를 접해 주셨고, 단지 쓰기를 별도로 지도해 주지 않아서 그 분야의
측정결과가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더라도 전혀 괘념하실 일은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여건이 다른만큼 시간을 두고 그 기능들은 통합되어 익혀지게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엄마께서 아이와 교육수단, 영어의 영역간 Balancing Factor역할을 잘 해 주실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 annie님의 글입니다.
> > 이건 꼭 영어에 한정된 얘기가 아니라 전반적인 지식활동을 아우르는 것입니다. 현재 8세 남아인 큰애는 5세무렵부터 과학에 흥미를 보여서 관심있는 분야를 책을 통해 하나하나 알아나가는 스탈입니다. 한번도 학습위주의 활동을 한적이 없는데요....이렇게 3년을 지내다보니 전 그냥 책보는 걸로 아이가 모든 걸 알아가는데 만족하고 내버려 두었읍니다. 한글도 자연스럽게 책보며 알게되고 영어도 거의 그런식으로 혼자 알아갔읍니다.
>
> 5살때부터 한가지 흥미를 가지는 분야(주로 과학, 인체면 인체 관련된 책만 한참 보고, 그 다음으로 우주, 곤충, 식물 등등)를 지나 스스로 알아서 흥미분야를 넓혀가면서 아는 걸 마구 자랑하는 단계를 거치더니 6세때부터 혼자 책보는 단계가 되니 여러 책에서 나온 내용을 나름대로 머리속에 정리하여 넣어두고 얘기하고 설명하더군요....(한 책 보다가 다른책에 관련사실에 관한 내용 있는 걸 들고 오며 페이지 찾아 설명하거나, 잘못된 오류를 지적하기도 하고....)cross-check 하는 걸 보니 얘가 제대로 이해하고 다 기억하고 있구나 싶어 흐뭇했던 시절입니다...그러더니 이 녀석이 그 다음으로는 본인의 가설을 마치 사실인양 부풀려 주변인들을 현혹하기 시작했읍니다....그 전까지 워낙 책에서 근거를 대는 어른들은 잘 모르는 신기한 과학/자연지식이 많았던 놈이라 처음엔 믿었었는데 믿는 도끼에 발등찍힌다고 이제는 자기 상상과 책에 있는 내용을 마구 섞어서 만들어내더군요.....이제는 이 황당한 거짓말(?) 단계는 어느덧 지난 듯 싶고 제자리를 다시 찾았읍니다. 말하고 나서 솔직하게 내 생각이다 라고 고백하고 있지요....그래도 여전히 상상놀이는 계속 중입니다.
>
> 암튼, 제가 궁금한 건.....나름대로 이해력이 있다 싶어 지금껏 내버려 둔 아이가 이제 낼모레 학교에 갑니다. 전 아이가 책으로 읽고 자연스러운(이건 완벽한의 반대말 아닌가 싶은 생각이 자꾸 드네요....) 이해와 지식습득을 하는 것으로 충분히 만족스러웠는데요.....게시판에 올라온 글들 중에는 완벽하게 가르치고 습득하는 부모와 아이도 꽤 되더군요....제 나름의 판단으로 우리 아이는 이런 방법이 더 적당하다고 생각하여 눈돌리지 않았는데 요즘 헛갈리고 있답니다. 이게 대충대충 알아가게 놔두는 습관으로 굳어져 학교에서 학습이 지루하고 재미없게 하는 길이 아닌가 싶어서....
>
> 좀더 구체적인 예를 들면 전 영어공부(라고 할 것도 없는데) 할 때 영어동화책을 읽으면 모르는 말 있을 때 그냥 알려주고 넘어가고 질문 영어로 해서 알고 있는지 확인하고 끝....그 후에 아이가 흥미있으면 또 읽으면서 물어보고....그러는데요, 꼭 쓰기를 겸해서 스펠링까지 외우고 문장으로 외우고 해야 하는지 모르겠네요....전 그냥 수없이 읽어서(무식하지요?) 몸에 익은 상태로 외워질 때까지 내버려 두는데...그러다보니 좋아하는 책이나 표현은 잘하고 아닌 책에 있는 내용은 잘 모르고....그러는데요.....이제라도 학습위주 철저한 습득을 위한 공부를 시작해야 할까요? 전 일단 학교들어가서 학교공부하는 걸 보고 거기에 맞춰보려고 느긋하게 있읍니다만.....즉, 알파벳 제대로 쓰기도 한적이 없네요....(지금 생각해보니...한글도 마찬가지...그냥 무대뽀로 쓰기....글자체 안 이쁘지요 물론...)
>
> 지금 아이 성향, 나이 다 고려해도 완벽한 공부를 해야 할까요? 스스로 원하는 게 아니면 놔두어야 하나요? 이게 너무 돌아가는 길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제가 좀더 학습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면 충분히 따라올 아이긴 한데요...(워낙 모범생 스탈...)
초록토끼 
최신
이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