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ny님이 잠깐 언급하셨듯이, 영어보다 훨씬 복잡미묘한 우리말에 대한 감각을 충분히 살려주는 일만 해도 그게 어디 쉬운 일입니까... 여러분들도 느끼시겠지만, 어른들이라고 해서 다 우리말 잘 하는 거 아니죠. 때에 맞춰, 분위기에 맞춰... 저도 처음에는 솔직히 조바심도 내고 영어책만 사기도 하고 했지만, 분명 영어보다 더 중요한 건 그런 우리말에 대한 감각이라고 생각합니다. 좀 유치한 논리를 대자면, 우리는 한국인이니까... 한국인이 한국어를 사랑하지 않고 가꾸지 않으면, 도대체 누가 대접해 주겠습니까... 더군다나 한국어의 위상도 조금씩 높아지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외국인들은 한국어를 배우려 안달인데, 그것도 복잡한 존칭체계며 수 개념이며, 이해하느라 골머리 앓는데, 정작 우리가 등한시한다는 건 말이 되지 않죠.
일단, 영어든 불어든 외국어 하나쯤 일찍 접해줄 수 있다면 좋은 일이죠. 하지만, 모든 엄마들이 똑같은 방식으로, 똑같은 잣대로 아이에게 외국어를 접해줄 수는 없는 일입니다. 먼저 엄마들이 그걸 아셨으면 해요. 저도 물론이구요.
어떤 엄마들은 그야말로 일상생활의 모든 일들을 영어로 말해 줄 수 있을 테지만, 영어 동화책에 나온 문장도 솔직히 읽기 버거운 분들도 계시겠죠. 하지만, 그렇다고 그 엄마들이 절대로 못났다거나 모자란 엄마들은 아니잖아요. 아이에게 영어를 충분히 접하게 해주지 못할 형편이라고 해서 '못난 엄마', '게으른 엄마'라는 표현을 쓰신 글을 접할 때면 속이 상합니다. 왜냐면, 우리 아이들은 영어로 크는게 아니니까요.
일단, 영어라는 문제를 떠나서 엄마들이 자신감을 가졌으면 합니다.
몇 번이나 말씀드리지만, 제가 지금 안달복달한다고 해서 윤형이 영어를 끝까지 책임지지는 못하지요. 그럴 능력도 되지 않을 뿐더러, 왜 우리가 그렇게까지 에너지를 소모해야합니까... 영어가 우리 생업과 꼭 관련이나 된다면 모를까...
그래도, 어쨌든 영어를 잘 하면 편한 세상이니까요... 그렇다고 솔직히 아이를 학교 교육에만 맡기는 것도 불안한 엄마들도 많이 계실 테구요... 게다가 이놈의 나라에는 장사꾼들의 속셈이 하도 눈에 뻔히 보이구요...
그래서, 엄마들이 여기 모였다고 전 생각하고 있어요.
필요하니까 되도록 아이들에게 일찍 접해 줘서 적어도 두려움이라도 없애주자. 장사꾼들의 감언이설에만 끌리지 말고, 정부의 공허한 정책에만 목매지 말고, 우리가 한 번 쉽게 할 수 있는 길을 찾아보자...
물론, 정말 잘 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너무 그런 아이들을 우리의 모델로 삼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윤형이도 지금 몇 개 단어 말할 줄 알고 말귀 조금 알아듣지만, 그게 무슨 쾌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솔직히 나중에 커서도 그 정도는 훨씬 더 쉽게 익힐 수 있는 거잖아요. 그래도, 조금 기대가 되는 건, 눈에 보이지 않는 감각의 크기는 더 커질 수 있으리라는 것...
아이가 잡고 울어서 더 못쓰겠네요...
아이의 실력(?)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는 게 어떨까요... 최소한 눈에 보이는 효과 말이지요. 그리고, 엄마들이 너무 스트레스 받지 않으셨으면 해요. 엄마가 즐거워야 아이도 즐겹죠. 먼저 내가 스트레스 되도록 적게 받고 아이에게 영어를 접해 줄 수 있는 수준이 얼만큼 되는지를 좀 더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절대 그 수준의 차이가 모성의 차이를 아니니까, 그 점에 대해서도 스트레스 받지 마시구요...
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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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어가세요..외국인을위한 한국어 능력시험
[일반] 그래서 여기 우리가 모인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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