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 
저는 영어라고는 중학교때 처음 접했습니다.(그때 보통사람은 다 그랬을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영어가 너무 좋았습니다.
적성검사 결과도 항상 언어분야가 높게 나왔었거든요.
저의 친정 아버님께서( 아주 교육열이 높으시죠) 교사 월급에 부모 모시고 모두 고만 고만한 아이 넷을 키우시느라 넉넉치 못한 형편인데도 참고서,문제집은 그야말로 빵빵하게 사주셨죠.
중학교 입학전 겨울방학때 사주신 영어참고서 부록이
교과서 내용을 원어민이 낭독한(효과음도 있었고 제법 괜찮은 테이프였다고 기억됩니다) 테이프였는데
영어를 처음 접한 저에게는 너무나 신기하고도 매력적인 말들이었습니다.
의무적으로 하는 공부 말고 ( 저의학창시절은 늘 의무적으로하는 공부로 점철된 불우한 시절이었답니다)
제가 좋아서 했던 공부는 가사시간에 만든 한복--불후의 명작이었죠-말고는 그 영어 테이프 듣던게 전무후무할겁니다.
저는 듣고 듣고, 또 들었습니다.
학교 입학하고서도 계속 들었죠. 중학교 1학년때는 따로 영어공부할 필요가 없었어요.
교과서 전체를 다 외워버렸으니까요.
그 듣기 과정이 지금의 저의 영어 실력(지금은 영 별볼일 없지만요)의 50%는 형성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문법, 단어 공부가 따로 필요없었습니다.
시험문제를 입속으로 중얼거리다 보면 답이 저절로 나왔거든요.
중학교 1학년때 '십계'를 극장에서 단체관람했는데 (그옛날 영화를 다시 상영하니 누가 보러 오겠습니까?)
모세가 십계명이 새겨진 돌판을 받을때
신(God)께서 " I am God" 하시는데
제가 "I'm a student" 하고 읖조리는걸 옆에 있던 영어 선생님(담임이기도 하셨죠)께서 배꼽을 잡고 웃으시며
나중에 그얘기를 반마다 들어가셔서 하셨던 일이 있습니다.
지금이야 워낙 영어 공부들을 일찍해서
지금 우리 아이도 그정도 문장은 충분히 듣고 말할 수 있겠지만
그 때의 그 선생님께는 너무나 신통하게 여겨졌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발음이 상당히 좋다는 얘기를 듣곤하는데
그 때 테이프가 마르고 닳도록 원어민의 발음을 들은 결과라고 확신합니다.
그리고 AFKN같은 것을보면
여러번 들어도 분명히 안 들렸던 단어가
한 번들리기 시작하면 같은 단어가 다른 프로에서 나오더라도 계속 들리더군요.
그런데 철저히 이과제일주의자이시고( 문과는 밥 굶는과라고 생각하시는 분이니 말 다했죠)
초등학교때부터 대학,대학 하시던 저의 아버님이 매일 테이프를 듣는 저의 위험성(?)을 심각히 여기시고,
시험에 듣는건 안 나온다,단어를 많이 알아야하고 문법을 잘 알아야 시험 문제를 잘 풀 수 있다며
그 이후 테이프 공급을 중단하셨습니다.
지금도 그생각을 하면 통한의 눈물이 흐를지경입니다.
제 동생들은 공부하는척 책상에 앉아 다른책 읽거나 그림그리거나 하는 요령도 피웠지만(이것도 나중에 알았고, 저는 동생들도 다 열심히 공부만 한 줄 알았어요) 저는 그런 요령도 없었어요.
뭐, 경제력이 없는 학생이 테이프 공급 끊겼다고 달리 대책을 세울수도 없었겠지요.
진정한 영어 공부는 그때로 끝난것 같습니다.
학력고사 이후로 대학교때도 영어공부 열심히하는 친구들을 사대주의로 좌시하면서 영어공부하고는 담 쌓았죠.
아무튼 그때의 제 경험으로 미루어보아 듣기가 우선인것은 확실하다고 봅니다.
그런데 공부에는 때가 있다더니 지금 아이 둘 키우면서 영어의 필요성을 느껴 다시 공부하려고 해도 왜 이리 산만하고 집중이 안되는지......
아이들에게도 영어동화책 많이 읽어주고 비디오 같이 보고 영어동요 듣고 부르고 합니다.
결과를 의심하지 않고요.
사실 엄마와의 영어 대화가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되는데( 듣기와 말하기가 동시에 이루어질테니까요)
브로큰 잉글리쉬가 아닐까,현지에서 잘 안쓰는 표현이 아닐까,이 단어의 용례가 이게 맞는걸까등등 걱정되는게 한두가지가 아니라 입이 잘 안 떨어집니다.
'엄마'라고 아이가 말할때까지 아이가 수백번도 더 그 단어를 듣는다지 않습니까.
아이의 영어실력이 엄마기대에 못미친들 어떻습니까?
안한 것보단 나을 것이고,
엄마가 영어동화책 읽어주고 비디오 같이 보고, 영어동요 같이 불렀던 기억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는 것만으로도 아이의 성장에 훌륭한 거름이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동재맘님의 글입니다.
>
> 저는 조금전에 sbs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 를 보고 우리나라 사람들 진짜 영어와의 전쟁을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 그렇게들 열심히 하는데 왜이렇게 한국사람들은 영어와 친하지 않을까? 요즘 제가 세살박이 아들녀석 때문에 부쩍 영어에 관심을 갖게되어 보게되었는데, 요즘 갓난아기때부터 영어로 아기에게 이야기해주는 엄마에서부터 초등학교 2학년때부터 영어를 공부했는데, 지금은 토익점수 800점이 넘는 초등학생, 이제 귀가 뚫렸다는 30대 샐러리맨....참 여러케이스의 성공담들이 있더군요.
> 많은 사람들이 말하길 먼저 귀가 뚫려야 한다는군요, 대화자체에서 해석을 하려하지말고 일단 해석은 못해도 상대방의 말을 100% 들을수 있는 귀를 가져야 한다구요....
> 그래서 발음이 무지 중요하다고...우리나라사람들 아는 단어인데도 원어민 발음에 익숙하지 않아서 놓치는 경우가 많다네요.
> 토익점수 800점의 초등학생도 2년동안 듣는것에 치중했다고 해요.
> 테입을 들으면 모두 외울정도로... 그런데 어느날 영어가 술술....
> 참 신기하죠? 우리학교 다닐때 문법과 단어에만 얼마나 시간을 할애했어요.. 그런데 원어민 발음을 알아들을수 있을정도로 많이 들어야 하는게 제일 중요하다니...
> 우리나라 영어교육에 획기적인 변화가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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