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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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아 및 직장생활을 하는 엄마들의 고충과 그에 대한 의견들이 많이 올라와있군요.(1111~1118번글)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출산 후 직장을 가지든 안 가지든 그건 전적으로 본인의 의사에 의한 것이며
반드시 전업주부가 더 나은 질의 육아를 한다는 생각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전업주부들은 전적으로 육아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가치있는 일이라고 믿기 때문에 육아에 전념하시는 것일 거고, 직장을 다니시는 분들은 또 나름대로 자신의 신념에 의해 아이를 맡기는 것을 불사하고 일을 하는 거겠지요.
문제는 직장을 가지느냐 가지지 않느냐가 아니라
이 사회의 환경이 엄마가 과연 자신의 선택대로 할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저는 대학에서 아동발달심리학을 전공했는데, 자세한 사항은 잘 생각이 나지 않지만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어렴풋이 기억 납니다.
아이들의 정서적 안정성은 엄마가 집에 있느냐 직장에 다니느냐에
의해 좌우되지 않고 엄마가 얼마나 그 choice에 대해 행복하게 여기느냐에 의해 좌우되었습니다. 엄마가 일하기 싫은데 경제적 부담때문에 억지로 탁아를 하고 일을 하는 경우와, 엄마가 일하고 싶지만 탁아 문제 또는 기타 여건으로 일하지 못하는 경우에 똑같이 아이들에게 바람직하지 못한 영향을 미치고, 반대로 엄마가 일을 하든 안하든 그에 대해 만족하게 여기는 경우에는 아이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입니다.
저는 비록 연구의 제한성은 있을지라도 그 결과가 정말 합당한 결과라고 여깁니다.
full time으로 일하면서도 아이들을 잘 키우는 엄마들도 있고 전업주부로 있으면서 아이들에게 지나치게 간섭하고, 지나치게 기대를 하여 결과적으로 그다지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를 야기하는 엄마들도 있습니다. 일을 하고 안하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저도 직장생활을 full time으로 했었고, 아이와 보다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part time으로 전환해서 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엔 여자들도 반드시 자신이 보다 더 주체적일 수 있는 삶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자아실현의 방법은 반드시 직장이 아니라 취미생활, 공부 등 다양한 루트를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겠고, 어떤 분들에게는 전업주부로서 살림 잘하고 아이들을 돌보는 것으로 이룰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전업주부의 삶은 아무래도 좀 supportive한 역할에 더 많이 치중한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자녀들을 다 키운 주부들이 우울증에 걸리는 이유는 자녀들의 삶은 자녀들의 삶일 뿐 결코 엄마의 삶이 아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인생의 황혼녁에 자신을 위한 삶보다는 궁극적으로는 타인인 자녀들을 위해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는 허무감을 극복하지 못하는 것이겠지요. 물론 그만큼 자녀를 위한 희생은 값진 것입니다. 아무도 그걸 부인하지는 못하겠지요. 하지만 적어도 강요된 희생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을 통해서 자신의 삶을 개척하면서 동시에 가정과 자녀 양육을 하고자 하는 분들은 고충이 있어도 그를 인내하여 그에 맞는 사회적 경제적인 보상을 받을 수 있고,
또 가정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것에 가장 큰 가치를 두는 분들은 그렇게 할 수 있는 환경, 그게 바람직 한거 아닌가요?
우리 사회에서는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탁아를 전적으로 여성에게 책임지게 하는 풍토가 만연해있고, 정부나 기업에서 탁아를 책임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여성들의 사회 생활이 어렵습니다. 또 남자들의 미성숙함 때문에도 더 어렵다고 봅니다.
저도 full time으로 일을 할 적에는 아이를 돌봐주시는 caregiver가 갑자기 아침에 못 오신다고 전화를 하면 혼자서만 발을 동동 구르고, 남편은 전적으로 자신의 문제가 아니라는 듯 신경도 안쓰고 태연히 출근하는 것을 보면서, 너무 불합리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우리 모두 우리 딸들은 이런 일을 겪지 않도록 노력합시다.
일하고픈 딸들이 육아라는 공통의 책임을 홀로 떠안고 고민하거나 자신의 일을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말입니다.
그리고 PC통신이나 육아 게시판을 보면 종종 전업주부와 직장여성들의 배타성을 보게 되는데 집에서 육아만 하시는 분들이건, 아이들을 맡기고 자신의 일을 하시는 분이건 다 나름대로의 신념에 의해 보람있고 뜻깊은 일을 하고 있다는 걸 서로 인정하고 respect 해주는 분위기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아이를 맡기면서까지 꼭 일을 할 필요가 있느냐 라고 묻기보다는 일을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겠구나라고 이해할 수 있는 태도, 자신의 일이 없이 집에만 있느냐고 말하기 보다는 정말 값진 희생으로 가치있는 일을 하는구나라고 이해할 수 있는 태도, 이렇게 여성들끼리 서로 이해하고 존중해주어야 남자들로부터도 존중받고 동등하게 대우받지 않을까요?
두서없는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일반]working mothers vs. home-mak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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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애니즈맘 등록일 2000-09-03 02:25 조회수 1,58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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