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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RE] 매월 말일은 편지 쓰는날?

글쓴이 다리맘

등록일 2001-03-14 13:45

조회수 1,273

http://www.suksuk.co.kr/momboard/BEB_001/176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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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엄마님 참 멋진 분이시군요

님의 글을 읽다보니 우리 큰애 태어났을때 제가

써놓았던 편지 한구절이 떠오르네요

( 매월 말일은 편지쓰는날.
이것이 저와 아이의 첫번째 약속이었죠.)


==============================================
너는 참 씩씩했다.
내뱃속에서 내 배가 터져라 차고 조금만 무리해도 아랫배가
뭉치면서 숨이 가빠왔다.그덕에 자주 침대에 누워있었지만..

너는 나랑은 24살 차이, 같은 호랑이 띠.
너로 하여금 나는 엄마가 되었다.

네가 울때마다, 그리고 네게 얘기 할때마다 느껴지는
'엄마'라는 단어의 낯설음이 아직도 여전하지만
이 기분을 뭐라고 설명해야할까?

------------------------중략-------------------------

때로는 엉덩이에 잔뜩 응가를 해놓고도 놀고 잇고 또 때로는
아무 이유없이 짜증을 부린다.
그러면서 하루 이틀 ... 그렇게 세월이 가겠지?


조금은 힘든 8월에 무더위 보다도 더 힘들게 세상에 나온 내딸.

네게 엄마가 꼭해주고 싶은 말은 네맘속에 하나 가득
'마음의 여유'를 채우고 그것으로 배부를 수 있었으면.....

그랬을때 비로소 네가 행복해 질 수 있다는걸 엄마는
이제야 깨닫는구나!

사랑한다. 마~~안히....

1998.9월 30일


엄마님의 글입니다

> slow food를 아시나요?
> 오늘 신문에서 본 기사입니다.
> 저도 처음 들어보는 말입니다.
>
> '슬로 푸드'는 말 그대로 패스트푸드에 대항하는 개념으로
> 세계적인 햄버거체인 맥도날드로 대표되는 대량생산, 규격화,
> 산업화, 기게화한 음식에 대항해 지역 특성과 수공업적
> 생산 유통, 전통적인 맛과 문화를 살린 음식과 식생활 양식을
> 추구하는 운동이라고 합니다.
> 슬로푸드 선발대회도 열리고 세계 곳곳의 느린음식을
> 시상도 한다고 합니다.
> 우리나라의 된장, 간장 같은 것들이 여기에 속한다고 합니다.
>
> 저는 이 기사를 보면서 참 많이 공감했습니다.
> 모든 것들이 빠른 것이 최고가 되어가는 디지털 시대에
> 아날로그 과인 저는 느리게 가자는 운동이 그렇게 반가울 수
> 없습니다.
> 패스트푸드 음식이 우리에게 시간과 노력을 절약해 줄 수는
> 있지만 정작 우리의 몸에는 제대로 된 재료로 제 시간을 들인
> '느린음식'이 더 소중하는 것은 다 들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
> 우리의 아이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 속성과외, 단기간 최대 효과를 내준다는 여러 광고들...
> 다른 아이보다 빨리 한글 떼고, 빨리 영어 가르치고
> 빨리 덧셈가르치고, 빨리 키크고, 빨리 피아노 배우고...
> 너무 조급한 마음으로 우리 아이들을 빠르디 빠른 세상속으로
> 밀어내고 있지는 않은지.
>
> 열살에 대학에 입학한 아이를 부러워하며
> 내아이도 저렇게 빨리 성장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을
> 가져보진 않았는지.
> 제 나이에 맞는 학교를 졸업하고 입학하고 제 나이에
> 맞는 세상을 배워가는 나의 아이를 너무 평범하고 느리다고
> 생각하지는 않을지.
>
> 옆집 아이보다 더 일찍 시작한 나의 아이가
> 왜 옆집 아이보다 더 영어를 못할까?
> 보통 엄마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느껴 봤을 조급함.
> 저 또한 보통 엄마인지라 가끔 그런 조급함에 속상해
> 할 때도 있었습니다.
>
> 하지만 이제는 편리함과 빠름이라는 단맛뒤에 건강을
> 해치는 패스트푸트 보다는
> 불편함과 인내심을 필요로하지만 나의 몸을 건강하게
> 하는 '느린음식'을 선택해야 겠습니다.
>
> 빠른 성장으로 잃을 수도 있는 주위의 작은 것들도
> 제대로 느끼고 제대로 배우며 자라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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