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오후의 정겨운 나들이...2003/04/03 2003-05-18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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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에 갔다온 큰놈이 계속 해서
자전거를 타자고 조릅니다
얼마전 아빠와 함께 자전거를 타러
동네에 있는 문예회관에 갔다오더니
오늘도 성화입니다
오늘은 아빠도 없는데..
처음에 안된다고 했다가
날도 좋은데 그냥 집에서 책이나? 읽고
수학문제나 풀고
비디오나 보는 것보다야 낫겠다 싶어
단단히 다짐을 받고 나서기로 합니다
다짐1.엄마가 그만 가자 하면 간다!
다짐2.항상 안전을 먼저 생각한다!
다짐3.엄마는 동생을 돌봐야 하니까 징징거리지 않고 자전거 몰고 다녀야 한다
(보조바퀴달린 자전거 아시겠지만 꽤 무겁습니다)
세번 네번 다짐을 하면서
큰녀석은 묻지도 않은 말을 하더군요
"엄마 그러니까 오늘은 가고 내일은 가지 말고
그 다음 내일은 가고 또 그그다음..."
아직 기저귀를 못뗀 3살짜리 둘째도
과감히 기저귀를 채우지 않고
길을 나섭니다
(집에서는 요즘 한창인데
가까운 곳이니 집에서 싸고
가서 싸면 될 듯 싶어서..
집에서는 안싸고 나갔지만
문예회관에 가서는 한번 변기에 앉아
볼일 봤습니다
저도 기저귀없는 생활이 얼마나 좋은지
알았겠지요?)
차가 쉴새없이 오고가는 도로에 이르자
큰놈은 좀 긴장을 했습니다
자신만만하게 타고 왔는데
막상 처음 대하는 커다란 장애 앞에
다소 움추려 드는 거지요
"은창아 절대 서두르지 마
엄마 잘 보고 천천히 따라와
서두르면 차가 더 놀래니까
천천히 오는 거야"
아이는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저와 지 동생 뒤를 조심스레
따릅니다
그러다 한번 바퀴가 제대로 구르지 않았는지
엄마 하고 부르기에 뒤돌아 보았더니
얼굴이 시뻘개져서는 낑낑댑니다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아이는 그대로 했고
바퀴는 잘 움직였습니다
자동차가 늘 다니는 도로이긴 하지만
세게 달리는 그런 곳은 아니기에
횡단보도를 건너는 동안
우리의 모험은 그저 우리만의 모험일 뿐이었습니다^^
주택가 골목을 지나
문예회관에 다달았을 때까지
아이는 능숙하지만 조심스럽게
타기도 하고 버겁다싶으면
내려서 끌고도 갑니다
여섯살 녀석에게는 정말 힘이 들텐데도
자기가 하고자 했고 하고 싶은 일이니
참는 모습이 대견합니다

목이 마르다고 해서
근처 편의점에서 새우깡과 이온음료를
사오라고 이천원을 줍니다
한참이 지났는데도 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고개를 들어 쳐다보니
그제야 오는데...
오 마이 갓!
커다란 노래방 새우깡을 들고 오더군요
심부름이라고 갔는데
작은 것은 지가 보기에 눈에 안뜨이고
커다란 노래방새우깡이 보였던가 봅니다
다시 편의접에 가서 물어보니
그냥 아이가 그걸 집어 왔다고 하더군요
바꾸어서 왔더니
그제서야 이온음료를 벌컥벌컥 마시면서
엄마 처음이라서 그래...합니다
"은창아 모르면 물어보면 돼..
아이들은 그렇게 하는 거야
그래도 잘 했어
홀런볼 안사고 말한 대로 잘 기억해서
새우깡 샀으니...^^"

집에 오는 길에 딸기를 사고
그것을 지 자전거에 실으니
그것이 또 그렇게 뿌듯하고 좋은가 봅니다
"엄마 내가 조심해서 가져갈게.."

짧은 나들이였지만 참 기분이 좋고
딱 알맞게 피곤합니다^^
아...봄은 아줌마만 좋은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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