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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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아들이 8살. 그러니까 초등1학년입니다.
제 아들.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은 목에 핏대 올리며 하지만
따라해보라고 하면 말 배울 때도 잘 따라하지 않던
그런 아들입니다.
영어요. 당연히 안 따라 하지요.
관심 없어했습니다. 그런데 그 아들이...
오늘 밤 드디어 영어 돟화책을 읽어 달라고 들고 왔답니다.^^
제가 그 아들에게 영어를 들려준게 햇수로는
6년 정도 되는 것 같군요. 6년 길다면 긴 날들이죠.
ㅎㅎ . 제가 영어 잘 하나구요?
생활영어 해 줬냐구요? (해 주긴 해 줬습니다. 새발의 피만큼요.)
저 영어 못합니다. 저 고졸에다 여상 나왔답니다. 고등학교 땐 영어를 배운 기억도 안 납니다.
제가 울 아들과 딸에게 해 준 생활 영어가 뭐냐하면
잠잘 때 : 굿 나잇, 아이 러브 유. 씨 유 투모로우. 해브 어 나이스 드림.
아침에 : 굿 모닝. 디 쥬 슬립 웰?
수시로. : 땡 큐, 아이 엠 쏘리. 룩 엣 댓. 왓 츠 디스?( 이후 거의 대화 단절...). 두 유 원어 드링크 썸 워러?. ㅎㅎ
이 것이 제가 해 줄 수 있는 영어였지요.
그리고 가끔 "This is a car" 정도 설명해 줬죠. 제 설명은 여기서 더 발전이 잘 안 됩니다.
위에 것들도 영어로 쓸라니 스펠링 틀릴 까봐 겁나네요.
영어 동화는 엄두도 못 냈지요. 단어를 모르고 제가 해석이 안 되니까요
영어 동요 테잎도 거의 안 틀어 줬구요.
TV. 비디오는 밖에서 노느라 볼 시간이 별로 없답니다.
.
그러다 2년 전 쑥쑥을 알게 되었고 그래도 생활 영어는 별로 더 해 줄게 없었답니다.
제가 밑천이 워낙 없었으니까요. Hbhm도 못 외웠구요.
"Good night moon" 을 사서 일고 테잎 틀어줘도 아들은 시큰 둥. 관심도 없었고
오히려 밑에 딸내미는 말이 안되도 영어로 말을 하려고 하더군요.
울 딸은 말이 빠르고 감이 뛰어난 편입니다. .엄마 잘 만났음 한 영어 했을 거예요.^
몇 가지 책을 사도 반응이 별로.. 아들은 영어에는 관심이 없었는데 올 해 학교 들어
가면서 원어민 선생님과 특기적성 수업을 했거든요.
그래도 별 관심 없어 하더라구요. 특별히 재미있어 하지도 않았구요.
그런데 얼마전 보드 북으로 'We are going on a bear hunt"를 샀어요. 그 전에 노래만
녹음 된 걸 들은 적이 있는데 역시 반응이 없어서 넘어갔다 다시 두드려 보기로 했죠.
순전히 제가 그 책 녹음한 아저씨 목소리에 반해서랍니다.
근데 이 번엔 제가 그 노래를 너무 즐겨서 그랬는지 노래를 차 에서 틀면 기분 좋게 듣
더군요. 그리고 급기야 안되는 발응으로 따라 하기 까지.. 한 2주 들었나봐요.
전 따라 하든 말든 제가 흥겨워 열씸히 불렀지요..
그리고 몇 일 전 부터는 제가 그 책을 읽어 주면 딴 짓 하면서 듣다가 보다가 하더군요.
그러더니, 드디어 오늘 잠자기 전 책 읽는 시간에 오늘은 영어동화 책 가져오라고 했더니
아무 말 안하고 (예전 같음 우리말 책 읽겠다고 했을 텐데..) 곰사냥 책을 얼른 가져오더군요.
그리고 끝까지 듣더군요. 게다가 저 보고 한 줄 읽고 자기가 따라 읽겠다는 의지를 보이지
뭡니까? 물론 한 줄 도 제대로 따라 하지 못했지요^^ 그게 읽어 지겠어요?^^(물론 읽는 아이들도
있겠지요!)
그냥 노래로는 좀 외워져도 글자 보며 읽는 게 됩니까? 그 많은 글자를..!
어찌하든지. 그래서 '곰 사냥..'과 얼마전 도서전에서 사온 스팟 시리즈 한 권을 가져와서
잘 읽었답니다. (스팟 정도가 저한테도 딱 입니다. 여기서 넘어서면 저 읽기 힘듭니다.^^)
6살 난 딸내미도 스팟 2권 가져와 읽었구요.
참 예전에 사다놓은 닥터 수스 책을 요즘은 보더군요. 쳐다도 안 보더니.
저도 말이 어려워서 읽어주질 못했거든요. 근데 이번에 도서전에서 싸길래 사온
'Cat in the Hat' - 그 글자 많은 걸 두 애가 읽어 달라고 하는 겁니다.
사실 글자가 많아서 안 사려다 샀거든요^^
모르는 글자가 많아서 엉터리로 읽어 줬죠. 제가 워낙 모르니 줄이기도 힘들더군요.
솔직하게 "엄마가 모르는 글자가 너무 많은데 나중에 공부해서 읽어주면 안 될까 ?"
했더니 둘 다 그냥 읽으라네요. 그림 본다구.
읽는 저도 참 듣기 그렇던데 고마운 닥터 수스 아저씨 그림이 애들을 사로 잡았나 봐요.
게다가 도서전에서 사온 헬로우 리더 시리즈 1수준의 '미운 오리새끼'도 재미있게
듣고 보구요. 여하튼 요즘 갑자기 뭔가 달라진 거 같아요.
제가 몸이 아파서 병원 다니느라 요즘은 우리 말 책도 거의 못 읽어 주고 그랬는데
이유를 잘 모르겠어요.
그러고 보니 며칠 전엔 아빠 차가 마당에 들어온 걸 보고서는 저 한테
"Mother!. father there!" 하고 소리치며 마당을 가르키더군요. 그리고 또 한 번 "there"을
썼었네요.
먹는 거 좋아하는 울 아들이 쓰는 유일한 영어는"I am hungry" .
6년의 긴 시간을 뚫고 나온 이런 말들이 아웃 풋인 거겠죠?
전 울 아들이 하도 영어 관심 없어 하길래 '아직 일학년이니 그래 초등학교 졸업 하기 전에만
흥미 붙여라' 하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저도 그러면서 느긋한 맘으로 공부하고 즐길려구요.
근데 제가 생각한 시기 보다 빨리 오네요.
엄마가 좀 더 영어를 잘 하던지. 노력을 많이 하던지 했음 더 좋았을 테지만
비싼 학습지며 선생님 붙여서 하지 않고 해 보려던 제 결심을 아들이 이해해 준 것 같아
참 기분이 좋구 (사실 요즘 도시 애들에 비하면 정말 별거 아닌 거지만..) 또 감사하네요.
아직 제 실력이 너무 형편 없어서 아이들 가르치기 좀 그렇지만 가르친다기 보다
아름답고 재밌는 영어동화 같이 보면서 생활 영어 하나 씩 둘 씩 늘여 나가는 걸로
계속 해 보려구요.
남들은 저 보다도 훨 나은 실력 가지고도 선생님 부르고 비싼 교재 사다 어려서 부터
가르치던데 전 쑥쑥고 함께 그냥 이대로 쭉 나가볼랍니다.
아들 학교에서 무료로 받는 원어민 수업에도 솔직히 앉아있기가 미안하답니다.(너무 모르니까요)
다행히 제가 얼굴이 좀 두껍다 보니 웬만한 상황에도 주눅이 안 들어 여지껏 버티고 있지요.^^
하지만 이젠 정말 분발해야 겠지요? (이 시점에서 참 쉽지 않네요.)
전 특별히 송이 할머니의 정성과 노력을 참 배우고 싶구요,
저 같은 무식한 아줌마에게 힘과 용기를 준 쑥쑥이 참 고맙네요.
우리 애들과 함께 할 영어로의 긴 여행에 쑥쑥이 있어서 참 든든해요.
참 '곰 사냥...' 책 만드신 분들 작가와 그림 그리신 분 그리고 멋진 테잎 만드신 분들께도
참 감사하네요. 어찌 그리 재미있게 만드셨는지...^^ 생각만 해도 재미있네요.
언젠가 제가 가진 영어로 울 아이들 뿐 아니라 다른 아이들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는 멋진 날을 꿈꾸면서..
힘내자!! 힘내!!! 아줌마 화이팅!
재미없는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옥돌토끼 
아들! 드디어 영어 동화책 들고 오다.
공연 전시 게시판으로 옮겨 드렸습니다 -쑥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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