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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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얼마전에 올린 글에 대해 저 스스로 얼마나 양심에 찔렸는지 모릅니다. 왕 표리부동!
다른 분의 지적을 기대한다고 하면서 실제의 모습은 챙피당하는 것이 두려워서 영어로 긴문장은 아예 말도 안하고, 또 앞에 구차한 변명까지 늘어놓는 약한 모습을 보여 놓구는 부끄럼을 당해야 배운다는 무식주의자를 자칭한 것은 참 일관성이 없는 태도지 뭐예요.
실은 전 진짜 챙피당하는게 싫어요. 근데 그러니 만큼, 발전이 더디다는 걸 또 깨닫기도 했답니다. 그래서 실제 행동은 못그러면서도 그래야한다는 생각은 가지고있단 뜻이었어요.
언젠가 글을 쓴 것 같기도 한데, 한번 더 올리죠.
미국에서 나고 자라는 제 큰조카가 하루는 학교에서 음악발표회가 있다는 거예요. 근데 무대에 서는 애가 별로 연습을 안하더라구요. 우리식 교육에 익숙한 언니는 다그쳤죠. '너 그러다가 실수하고 망신당하면 어쩔려구 그래? 연습 좀 해라!' 아, 그랬더니 이 아이 왈, '우리 선생님이 말하기를 무언가를 배우는데 가장 빠른 길은 실수를 하는 거라던데?' 언니랑 저는 진짜 한방 크게 얻어맞았습니다.
느긋하고 태연하게 자기 할 만큼만 플룻을 불던 아이(전혀 긴장이라고는 안하는)를 따라 연주회를 갔죠. 하하! 미국애들은 가관입니다. 꼬맹이들 중에 누군가가 바이올린을 삑사리를 내지 않나, 질세라 실수를 하는 아이도 더러 있었지만 관중 모두의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하는 요인만 될 뿐, 공연후에도 그 걸 문제삼는 부모의 모습은 전혀 찿아 볼 수 없었습니다. 물론 어찌 제가 일일히 속속들이 알겠습니까만... 대부분의 부모는 아이들을 격려하고 대견해하고 용기를 주고..하여간에 느끼는 바가 컷습니다. 저라면 칭찬에 앞서서 저도 모르게 '거 봐라, 연습 안하니깐 그모양이지!' '아고, 챙피해라!'했을지도 모를일이지요.
우린 진정한 자신의 실력을 스스로 키우기 보단 '남이 보이기에 어떨까?'를 너무 염려하며 사는 것 같습니다.
영어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진짜 망신당하는 것과 실력향상지수가 비례한다면 망신을 당하는 쪽을 택해야죠! 망신을 값으로 지불하고 실력을 얻자구요! 주눅든 맘님들 화이팅! (근데, 요즘 전 '망신'을 참 아끼고 있답니다. 우리 그러지 말고 망신 당하기에 앞장 서 봅시다!)
전 윤동주님이나 이육사님 같은 일제저항기시인들을 존경하고 사모합니다. 가끔 '시대가 영웅을 만든다는데, 나도 그런 시기에 태어났으면 그런 시를 써서 위인으로 칭송받았을 텐데.. 안타깝구나!'하는 호기를 제 학생들에게 부려 보지만, 실은 어림도 없는 얘기지요. 얼마나 내 일신을 위해 기회주의자가 되기 쉽고, 어쩜 쉽사리 매국노도...! 아-휴! 그런 난세에 태어나지 않은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정의를 위해 목숨까지 바친 분들이 있는데, 감사하는 맘으로라도 이런 망신 쯤이야, 감수해야겠어요. 그쵸!
| [유아영어 지침서(TV)]무엇인가를 배우는데 가장 빠른 길과 자아성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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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박진희 등록일 2001-03-26 15:29 조회수 1,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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