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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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민맘님.
제가 심리학 전공자는 아니지만 상식선에서 생각해봐도 프로이트의 분류상 구강기에 해당되는 아이들이 모든 물건을 물고 빨면서 탐색하는건 너무나 당연한 일 같아요.
아이 입장에서 보면 책은 그냥 처음보는 네모난 그리고 무슨 그림도 잔뜩 있는 그냥 물건일뿐 그속에 무슨 의미나 정보가 들어있다고 이해하기는 어려울것 같네요.
그렇기때문에 그즈음의 아기들을 위해서 천으로된 책들도 나오는걸테구요.
저는 큰아이는 지극히 정상적(?)이었구요..작은애는 여러 환경탓인지(아무래도 한참 책을보는 큰애때문에) 책에 일찍 관심을 갖더군요.
그래서 왠지모를 자랑스러움과 기쁨을 안겨주었는데(겨우 앉기 시작할 무렵부터 책을 폼나게 들고 읽는 시늉을 내니 이 고슴도치 엄마가 또 그모습이 미더워 죽겠더라구요) 그런데..그건 그냥 아무 의미도 없다고 생각해요.
가끔씩 언제 그랬냐는듯이 책에 침바르고 쭈욱 찢어내면서 마냥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그냥 천진한 아이의 모습 이상,이하도 없답니다.
외람된 말입니다만,엄마들이 아이가 책을 좋아해야만 기뻐하고 놀잇감도 블럭에 반응을 보여야 왠지 영특한 기운이 엿보이는것 같은 생각을 갖는건 일종의 학습욕구의 연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천에 널린 흙이나 집안에 흔한 생활용품보다 문자로 가득한 도서종류나 지능개발을 소리높여 주장하는 블럭제품이 아이에게 도움이 될거란 생각자체가 지능과 학력 만능주의의 연장인듯해서 씁쓸합니다.
아이는 봉제인형을 고집하는데 엄마는 억지로라도 지능계발 블럭을 손에 쥐어주는 모습들을 가끔 볼 수 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베고자도 좋으니 책을 가까이하라고 아이에게 책더미를 선물하는 사람들도 볼 수 있구요.
물론 저도 책은 많이 읽을수록 좋은 인류의 중요한 발명품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만,너무 이른 시기부터 아이에게 활자매체를 강요하는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아이에게 다양한 체험을 하게해주면 어느순간 자기가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게 마련이고 그럴때 엄마가 넌지시 내밀며 선물해줄 수 있는 또다른 세계.
아이에게 책은 그런 신세계로서 존재해야만 오랜시간 부담없이 자발적으로 가까이 할 수 있을거란 게 제 짧은 소견입니다.
이렇게 말하니 제가 아이들에게 책한자 안보여주시는줄 아실까 걱정되네요.
물론 저도 아이에게 지출하는 상당 부분을 이런 저런 서적류 구입에 할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아이와 비교해서 무조건 구입하기보다는 아이의 욕구와 단계에 맞게 조절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한부모밑에서 낳고 자란 형제도 아롱이 다롱이 제각각인데..하물며 다른집 아이와 내아이를 비교하는 우를 범해선 안된다는 생각에서입니다.
쑥쑥에서 얻으신 정보로 아웃트라인을 정하신 후 님의 아이가 흥미를 느끼는 시기에 관심을 갖는 분야로 접해주어도 무방하다고 생각합니다.
성인이 되어서 책이라면 진저리를 치는 사람들 중엔 어릴때 책에 대해 지나친 강박관념을 가진 사람들이 많습니다.
평생을 읽어도 부족한 책을 질리지 않고 사랑으로 대할 수 있도록 엄마는 아이의 흥미를 자극하는 선으로 한발짝 물러서있는게 좋을듯싶습니다.
그리고 몇개월 차이는 정말 인생에서 무시해도 아무 지장없는 기간이랍니다.
지금 엄마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세요.
30살인 엄마가 25살인 엄마보다 반드시(!) 5년이상의 지식과 인생의 깊이를 이해한다고는 보기 어렵습니다.
하물며 어린시절 몇개월 발달의 정도가 빠르다고 우쭐할 것도 못되며 좀 발달이 늦다해서 실망할 아무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상투적인 비유지만 인생이 마라톤이라는데...아직 스타트도 안한 준비단계에서의 사소한 차이에 연연할 필요가 있을까요?
| [일반][RE]구강기 아이들이 물고 빠는건 당연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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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원이맘 등록일 2001-03-27 17:55 조회수 97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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