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마다 다른 영어학습 능력 차이
놀자님과 하니비님의 글에 많은 분들이 재미있는 글을 달아 주셨으니 저는 조금 분석적인 글을 올려보겠습니다.
수학만큼은 아니지만 영어도 아이들에 따라 학습능력이 상당히 다릅니다. 쑥쑥에 제가 처음 쓴 글이 “수학은 재능이다”였습니다. 이 글에서 수학이 부족한 아이는 명문대가기 거의 불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 이후 논쟁이 뜨거웠습니다. 수학은 추상적 사고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타고난 재능이 많이 작용합니다. 경험이나 노력으로 메우기 쉽지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영어는 다릅니다. 경험과 노력으로 상위권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수능 90점을 기준으로 얘기해 볼까요?
중학생이 수능 90점을 받을 수 있을까요?
과목에 따라 다릅니다. 아무리 선행학습을 해도 수학 90점 이상은 극소수 탁월한 천재형을 제외하고 거의 불가능합니다. 수능언어도 중학생이 90점 받기는 수학만큼이나 어렵습니다. 이해력(=뇌의 활동력)이 뒷받침해 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중학생의 이해력과 고등학생의 이해력은 차이가 아주 큽니다. 중학생의 이해력으로 고3 수학과 언어를 이해하기는 아주 어렵습니다.
수학과 언어에 비한다면 영어는 중학생도 할 수 있습니다. 수능영어 90점 이상 받는 중학생 수두룩합니다. 쑥쑥 어느 분의 아드님은 초6에 수능 만점 받았다고 본 거 같은데요.
수학과 달리 영어는 노력에 의해 잘 할 수 있는 과목입니다.
열심히 공부한다면 수능 90점은 대부분의(95%정도) 학생이 할 수 있지만 영어도 학습능력차이는 있습니다. 별로 힘들이지 않고 쉽게 쉽게 잘 익히는 학생이 있는 반면 처음 과정에서부터 영어를 아주 어려워하는 학생도 많습니다.
영어학습능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의 문제점을 분석해보면 대략 두 가지입니다.
첫째, 철자를 잘 구분하지 못하고 정확히 발음하지 못합니다. 뿐만 아니라 문자인식이 굉장히 어렵습니다. 명백한 난독증인 경우가 있고 난독증적 증세라고 보여지는데 난독증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글은 그런대로 잘 읽는데 영어만 잘 못 읽는 학생이 이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꼭 난독증으로 분류해야 할 지는 의문입니다. 분명한 것은 영어알파벳을 제대로 해독하는데 이 학생들은 굉장히 많은 연습과 노력, 시간이 필요합니다. 철자를 잘 해독하지 못하는 어려움은 대부분 지능과는 무관합니다. 교육자가 세심히 배려해서 차근차근 따라오도록 해주면 어느 순간 자유롭게 글을 읽습니다.
오디오를 이용하든 교육자가 먼저 읽어주든 큰소리로 따라 읽기를 많이 연습해야 합니다.
둘째, 아무리 공부해도 머리 속에 남아있는 게 없는 경우입니다. 어제 아주 열심히 읽고 외웠는데 오늘 물어보면 백지상태입니다. 외국어 학습은 어차피 반복이기 때문에 누구나 여러 번 반복해야 합니다. 그런데 어떤 학생은 대여섯 번 반복하면 기억 속에 저장되는 반면 어떤 학생은 수십 번 반복해도 머리 속에 남아 있지 않습니다.
문장이나 단어의 암기속도가 굉장히 느리고 기억되어 있는 양도 아주 적습니다. 이런 학생 중 이해력마저 부족한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는 어쩔 수가 없습니다. 학습이 체질이 아닌 경우입니다. 이런 학생은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수능영어 90점조차 어렵습니다.
영어학습 초기단계에서 고생을 많이 하는 학생 중 대다수는 이해력에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이 단계만 잘 극복하면 영어를 잘 할 수 있습니다. 영어공부의 수준이 높아질수록 암기와 기억력의 역할은 줄어들고 이해력과 사고력이 중요해지기 때문입니다. 이런 학생들도 약 4000-5000시간 공부하면 수능 90점에 도달합니다.
영어공부가 더딘 학생들을 세심히 관찰했더니 대개 위에 언급한 두 가지 경우였습니다. 물론 노력과 집중력이 현저히 부족해서 영어공부가 어려운 경우도 많습니다. 잘못된 방법으로 공부해서 영어학습에 취미를 잃어버린 학생들도 여전히 많더군요.
얼마 전에 상담한 초4 학생의 이야기입니다. 영어학원에 다녔다고 하길래 알고 있는 영어 아무거나 말해보라고 했더니 잠시 생각한 후 “This is a book.” 을 말합니다. 그 문장이 너무나 고리타분했지만 그 보다 더 큰 문제는 그 다음이었습니다. 연이어 자랑스럽게 “티 에이치 아이 에스 아이 에스 에이 비 오오 케이”라고 큰소리로 철자를 외우더군요.
깜짝 놀랐습니다. 이런 식으로 가르치는 학원도 여전히 있구나. 인천쪽 학생이었는데 안타까웠습니다. 잘못된 방법으로 공부하다 성과도 별로 없이 흥미마저 잃으면 어쩌나 걱정되었습니다.
놀자님이 가르치실 아이가 6년을 꾸준히 공부했는데도 여전히 중1 수준에 머물러 있다면 좀 심각하네요. 적어도 2000 시간 이상 공부했을테니까요. 아마도 세가지 문제가 모두 겹쳐 있지 않았을까 추측해봅니다.
1. 문자 해독의 어려움,
2. 암기력과 기억력의 어려움,
3. 지금까지의 영어 학습방법이 위의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적합하지 않음
영어를 어려워하는 아이들에 대해 적어보았습니다. 남자아이들 중 특히 많습니다. 이 아이들은 처음 어떻게 학습하느냐가 아주 중요합니다. 이런 아이들은 어떤 어려움을 가지고 있고 어떻게 도와주어야 하는지 교육자가 많이 고민해야 합니다. (이 자리에서 하나하나 열거하지 않겠지만) 엄마표는 굉장히 많은 장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엄마표의 가장 큰 단점은 경험부족입니다. 아이의 어려움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면 아이가 꾀를 부리거나 나태하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쑥쑥에서 더 많은 경험을 공유하여 엄마표가 더 활성화되기를 바랍니다. 엄마표가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라고 생각합니다.
영어학습을 어려워하는 아이들이 겪는 어려움을 적어 보았습니다. 이 글은 초안에 불과합니다. 더 많이 고민해서 완성도를 올려야 할 글입니다. 많이 비판하고 서슴없이 질문해 주세요. 답변을 통해 저의 생각을 더 다듬겠습니다.
: 놀자님의 글입니다.
> 우리 꼬맹이 친구 형아가 중 1입니다.
> 1학기 때 영어 시험을 엄청 못봤답니다.
> 일곱살 부터 지금 까지 아무리 힘들어도 영어는 쉼 없이, 학원이며 공부방이며 과외며 쭉 해왔다는데...
> 리딩타운 레벨 테스트에서 1b 나오더만요 ㅠ.ㅠ
> 여름 방학때 주 5일 영어 학원 80만원 짜리 보내고 주 2일 내신 대비 공부방 25만원 짜리 보내면 좀 나아지지 않겠냐며 묻더군요.
> 헐.... 6년 넘게 영어 공부를 했다는데 어떻게 저럴 수가 있을까?????
> 제 두눈으로 직접 목격하면서도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더군요.
>
> 그집 살림 내가 뻔히 알고...
> 학원이나 공부방에서 하는 영어 수업이란 것도 얼추 답 나오는데...
> 도저히 그냥 두고 볼 수가 없었습니다.
> 오지랖이 뻗쳐서 내가 한시간씩 주 4일 봐주겠다 했습니다.
> 울 꼬맹이 수영 가는 시간 동안 봐주려구요.
> 나랑 한시간 하고 집에 가서 두시간 하라 일렀습니다.
>
> 두산 동아(장) 교과서 오디오 씨디 맹글어서 매일 아침 저녁으로 쉐도잉 시키고
> 자습서 쥐잡듯이 해주고 평가 문제집 풀려서 일단 2학기 중간 기말 시험 점수를 잘 맞게 해주고싶네요.
> 교과서를 보니
> You can't miss it.
> 선생님이 찾을 수 있다라고 말씀하신 걸 받아 적어 놓았더군요.
> miss가 무슨 뜻인 것 같냐?
> 너무도 당연하다는 듯.... 찾다는 뜻입니다.... 그러더군요.
> visit 바쁘다... 라고 하기에 뒤로 넘어질 뻔 했답니다 ㅠ.ㅠ
>
> 7과 내용이 미스터 컬렉트 할아버지 이야기더군요.
> 전직 목수였던 76세의 할아버지이신데 은퇴하고 아이들을 위해서 장난감 병원을 차리시네요.
> 그림 동화책 중에 비슷한 이야기들이 몇몇권 떠오르더만요.
> 단원 뒷부분에서 현재 진행형 연습 문제에서는 little red hen 이야기가 나오구요.
>
> 그림 동화책 the little red hen 읽어 주고 단어 짚어 주었습니다.
> 집에서 큰 소리로 세번 읽고 단어장 해오라 했습니다.
> 교과서도 7과 구석구석 세번 읽고 단어장 하구요.
> 내일은 7과 쉐도잉 시키고...
> 그림 동화책 making from nothing 읽어 주고 숙제 내주려 합니다.
>
> 교과서 내용 따라 집에 널린 그림 동화책들과 함께 진행하려합니다.
> 겨울 방학 전까지 그림 동화책 100여권 단어장 하면서 진행하면 겨울 방학땐 챕터북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
> 전에 어떤 분이 중1 조카 영어 공부를 시키려 하신다는 글에 응원 차 답글을 달았었는데...
> 우짜다 제 일이 되어버렸네요 ㅠ.ㅠ
>
> 이러다 제가 수학에서 영어쌤으로 업종 변경하는 것은 아닌지.... ㅋㅋㅋㅋ
> 그런데 한시간씩 주4일 수업하는 영어 과외는 얼마를 받아야 하나요?
> 공짜로 해준다면 좋겠지만
> 나나 학생 엄마나 돈을 받는게 오히려 더 서로가 편할 것 같긴 한데....
> 참 애매하네요.
> 동네 공부방 보내는 정도로 주세요 했는데...
>
>

쑥쑥몰

> 




 



최신
이전


아영님의 글을 읽을때마다 댓글을 너무나 공감되고 도움이 되어서 댓글을 달아야지....하다가도
잘짜여진 완성품에 흠이날까.... 감히 글을 못답니다....^^;; 이넘의 소심증...
그러나 언제나 잘 읽고 도움받고 감사하고 있습니다...
계속 도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