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로 생각하기 그 이후...2003/04/12 2003-05-18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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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모임 친구들과 함께
미술로 생각하기 무료수업을 받았더랬지요
이제 3~4살된 꼬마들이
처음에는 어리벙벙하더니
나중에는 신이 나서 온통 물감으로
목욕을 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답니다..

그 이후 한 친구는 점토를 이십여개 사서
큰 다라이에 쏟아놓고 신나게 놀았다는 소식을
접하기도 했지요

오늘 저녁에 큰녀석이 잠깐 티비를 보는 사이
무언가를 몰래몰래 준비하는 낌새가 보이더니
급기야는 "엄마 물 좀 주세요 저 목 말라요.."해서
얼굴을 보니 뭔가 눈치를 살피는 모습이...
하여 작은 방에 들어가 보니
어느새 물감이며 붓이며 스케치북까지
좌악 준비를 했더란 말이죠..
사실 평소같으면 안된다고 손사래를 쳐댈 저였지만
(큰아이때문이 아니라 천방지축 세살짜리 지지배때문에..)
멋진 미술학습의 경험도 있겠다
맘좋고 교양있는 엄마인양
물을 척 꺼다주니 오히려 아들놈이 놀라더군요 ㅎㅎ
'그래 때로는 방치하고 지들끼리 신나게 놀아보는 거야
나중에 치우면 되지..'
아...그러나 그것은 저의 오만방자한 착각이었으니....
두 녀석 방해?하지 않으려고 기웃거리지조차 않았더니만...
큰 아이가 한껏 목소리가 격앙되어서리 절 부릅니다
"엄마 이리 와서 같이 노올자~"
가보니....................



그야말로 엉망진창 뒤죽박죽...
마치 바그다드시내를 연상케 했으니,
일단 작은 녀석은 물감을 머리까지 뒤집어쓰고는
바닥에 부어버린 물감물에 발을 담그고는
찰박찰박 발장난을 치고 있더군요
큰녀석은 작은 녀석을 화폭삼아
한창 얼굴이며 옷 위며 페인팅을 하고 있고..
무슨 물튀기기를 했는지 벽에도 온통 물감 자국이 난립하고
벽에 걸린 옷들의 하단은 물감이 튀어 말이 아니고
컴퓨터, 책장, 장난감박스...오히려 물감튀지 않은 곳을
찾기가 더 쉬운 상황...

정말 숨고르기를 한 이분은 한듯 싶어요
그 이분여동안 두 녀석은
뭔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 파악하고
잔뜩 긴장해서리 전쟁의 패잔병마냥
심통난 적군의 장군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형국입니다
숨고르기 이분하고
적군의 장군됨을 포기하고
목욕탕으로 아이들 집어넣고
저는 걸레가 진짜 걸레처럼 변하도록
닦고 또 닦았습니다^^;;
좋은 엄마노릇 정말 아무나 하는 게 아닌가 봅니다..
열번 말짓에 한 여덟번은 혼을 내는 부족한 엄마지만
일곱 여섯번으로 줄여가다보면
언젠가는 함께 발장난하면서 놀 날도 오겠지요?
정말 정말 아이랑 함께 놀 수 있는 엄마가 되고 싶어요..

이건 좀 다른 얘긴데요
오늘 가족끼리 인형극보고
잠깐 서점엘 갔었어요
그곳에서 한 엄마와 중학생정도 되보이는 딸을 보았어요
딸애가 읽어야 할 책이라고 고른 책은 이백쪽은 족히
됨직한 두꺼운 하드커버 책이었답니다
사달라는 딸에 말에 그냥 서서 읽으라고 하더라구요
딸애가 이걸 어떻게 다 서서 읽냐고 하니까
다 못읽으면 못읽는대로 읽으라고 하는데...참.
오며가며 보게 되었는데
어느 순간에 이런 말을 하는 걸 들었어요
"아침에 일어나면 영어단어 다섯개씩만 외워라
그것도 못하면서 무슨 책이냐..."
제가 보기에는 의붓어머니같지는 않았습니다^^;;
그 엄마도 그 아이를 깨물고 싶을 정도로 예뻐한 순간들이 있겠지요?
아니 지금도 사랑하고 있겠지요...
겉모습만 보고 함부로 판단해서는 안되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 속상하고 화가 났어요..
영어단어가 뭐 그리 중요한지..
아니 중요하지요 그렇담 그 중요한 것을 알려주기 위한 방법이
어쩜 그렇게 난폭하고 치사한지...
(저는 정말 그렇게 느꼈습니다 죄송합니다..)

어쩌면 낮에 그런 일이 저를 자극해서
평소와는 다르게 좋은 엄마를 자청했는지도 모릅니다..
오늘도 기도하기는
우리 아이들이 공부를 잘 하기보다는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누리기 원합니다
세상 끝날까지
아이들을 완전하게 믿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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