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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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남편이 한국마켓에 가서 뭐 필요한게 없냐고 전화를 했더군요. 무우청이 아주 싱싱하게 달린 무우가 들어왔다기에 무우 한개 사고, 아이들 도시락으로 가끔 싸 주면 좋아하는 유부, 그리고 늘 가면 사는 콩나물 한 봉지..그 다음에는...불고깃감 한 봉지 사 오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집에 와서 남편과 같이 불고깃감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 제 아들 자랑이가 묻더군요.
'아빠, 불고기 하고 불고깃감하고 뭐가 다른가요?'
'불고깃감은 양념 하기 전에 불고기로 먹기 좋게 썰어놓은 고기를 이야기 하고, 불고기는 양념을 해 놓은 것이지.'
'그럼 어떤 게 더 비싸요?'
'아무래도 양념과 수고가 들어간 불고기가 좀 더 비싸지.'
그리고는 남편이 저에게 눈을 찡긋거리고는 덧붙여 설명을 합니다.
'에..그러니까, 불고기와 불고깃감이 다른 것은, 의사와 의사감이 다른거지.. 자랑이(제 아들 이름)는 의사감이지 의사는 아닌거와 같은거란다.'
저도 눈을 동그랗게 뜨고 아들의 반응을 기다렸죠.
'아빠, 그런데요, 저는 의사감이라고 할 수 없어요. 제가 의사가 되고 싶은지 아직 모르겠거든요.'
그래, 자슥. 현명한 답이다.
저는 아이를 뭐가 되라고 미리부터 압력을 주는 것을 반대하는 편이고, 남편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의사가 되기 위해 해야하는 공부의 양과, 힘든 과정들을 생각하면, 엄마로서 오히려 말리게 될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가끔, 아이가 너무 의사가 되고 싶어해서 의과대학을 선택하고 열심히 해서 훌륭한 의사가 되고, 존경받는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부모로서의 바램이 될 때도 없는 것은 아닙니다.
얼마전부터, 아이들을 서서히 앞으로의 직업에 대해 생각하도록 도와줘야한다는 자각이 남편과 저 사이에 들기 시작했기 때문에 시도한 한 예였습니다. 아들의 대답이 재미있고 재치있어서 (왠 고슴도치입니까? 던지십시오..ㅡㅡ;;) 올려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