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무슨 상관이세요?
“제가 학교에 뭐 불편을 준일 있나요?
내 할일 하면서 학교 밖에서 좀논걸가지고 왜 그런 것까지 선생님들이 상관하세요?
나한테 아무리 뭐라고 해도 하나도 달라질 일 없으니까 시간 낭비하지 마세요!”
불량한 미국 학생의 목소리가 아닙니다. 바로 몇 년 전 학교에 공부 잘하고 모범적이던 한인 여학생이 주말이면 나이 많은 고등학생들과 어울려 술, 담배, 마약, 섹스가 난무한 파티에 빈번히 참석을 한다는 제보가 담당카운슬러에게 들어왔고, 이 학생이 카운슬러 사무실에 불려와 선생님 앞에서 고개를 뻣뻣이 치켜들고 당당하게 쏟아내던 항변의 내용입니다.
요즘은 옛날처럼 문제가 생겨 불려온 학생들로부터 “선생님, 정말 잘 못했어요. 한번만 용서해주시면 다음부터는 정말 조심할게요.”라던가, “제발 부모님한테만은 말씀하지 말아주세요.”등의 애절한 사정을 기대했다가는 큰코다치기 십상입니다.

“아빠요? 말하고 싶으면 말하세요. 전화번호 드릴까요?”하는 아이부터 “엄마 아빠한테 말한 해보세요. 집 나가 버릴 테니까……” 아예 협박까지 하는 아이들을 대할 때에는 쉽게 대책이 서질 않습니다. 혹 여라도 한국학생들을 야단칠일이 생기면 한 2-3주는 복도에서 철저하게 외면 당할 각오를 하고 야단을 쳐야 하는 그런 무서운(?) 학생들이 종종 있습니다.
아빠, 엄마를 무서워하지 않는 아이들이 선생님을 무서워하지 않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를 일이니 무작정 아이들만 탓할 일도 아닙니다.

십대 청소년들과 함께 생활해 온 것이 이제 거의 20년째에 접어드는 데, 매년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느끼게 되는 것은 우리 한인 학생들이 점점 겁이 없어진다는 것입니다. 좋게 보면 아이들이 기죽지 않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것 같아 안심되는 면도 아주 없는 것은 아니긴 하지만, 좀 더 단정적으로 얘기하자면 아이들이 세상에 도무지 무서운 사람이 없는 소위 안하무인 격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많은 한인학생들이 학업이나 그 외 다른 분야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도 사실이나, 자녀 교육이 과연 우수한 성적, 명문대학 진학 등으로 간단히 그 성공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학업에 있어서는 부족함이 없음에도, 선생님들 사이에서는 건방진 아이로, 예의라고는 손톱만큼도 없는 아이로 낙인 되어 기피학생으로 여겨지고 있다면 분명 그것도 하나의 큰 문제라고 볼 수밖에 없다는 생각입니다.
저는 다른 무엇보다도 이제는 가정교육에 있어 부모들이 기본으로 돌아가야 할 때가 아닐까 합니다. 아이들이 기죽는 것을 우려하기 이전에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바른 가치관을 길러주는 철저하고 엄격한 교육, 어른들, 누구보다도 부모를 공경할 줄 알고 두려워 할 줄 알도록 가르치는 교육,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뉘우칠 줄 아는 교육을 어렸을 때부터 철저히 해나가야 한다고 믿습니다.
고리타분한 봉건주의적 한국식 교육을 하자고 고집을 부리는 것이 아닙니다. 미국 부모들이 선생님들과 모임을 하러 와서는 앉은 자세가 바르지 못하다고 자신의 아이로 하여금 당장 똑바로 자세를 고치도록 단호하게 주의를 주는 모습, 선생님들에게 ‘Yes, sir! Yes, maam!’으로 대답을 시키는 부모, 자녀가 선생님들에게 불손했다는 얘기를 듣고 눈물이 빠지게 야단을 치고는 선생님들 앞에서 사과를 시키고야 마는 미국 부모들의 모습들을 교육현장에서 수도 없이 보아왔기 때문입니다.
오랜 시간 교육일을 해오면서 깊이 깨닫고 느끼는 것은 엄격한 교육가
사랑의 교육은 분명히 병핼될수 있다는것이고, 엄격한 교육은 자녀가 올바른 한 인간으로 성장하길 간절히 바라는 자녀를 향한 깊은 사랑 없이는 될 수도 없다는 것입니다.
부모로부터 이런 엄격한 교육을 받고 자란 아이들치고 기죽고 풀죽은 모습으로 살아가는 아이들을 본 기억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해도 많은 미국 선생님들 머릿속에 한국 학생 하면 묵묵히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충실하고, 선생님들 공경하고, 매사에 모범적인 학생으로 떠올랐던 이미지가 이제 더 이상 그리 밝은 것으로만 남아 있지 못하다는 것은 슬프고 안타까운일입니다.
이원진

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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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이야기] 선생님이 무슨 상관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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