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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울 신랑도... 돈 주고 배웠다 생각하세요...

글쓴이 준돌마미

등록일 2001-04-13 11:39

조회수 1,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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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신랑도 그랬어요.. 교회 학생부 아이들 데리고 수련회 갔다 오다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사기를 당했지요..

울 신랑 워낙에 거절 못하는 성격이라 사무실에 있으면서 누가 양말이나 김 같은 거 사들고 오면 다 사 가지고 온답니다. 그런 건 얼마 안 하니깐 그냥 넘어 가거나 잘했다고 했는데 드디어 사고를 친 거지요..

스티로폼 박스 2개에 5만원 줬다고 옥돔이라고 하면서 들고 들어왔더군요. 자기는 살 마음이 없었는데 아저씨가 "차비 좀 보태 주세요"(왜 그 뻔한 수법 있잖아요..)하면서 그냥 두 박스 들고 따라와 봉고 뒤에다가 실어 버리더랍니다. 맘 약한 울 신랑은 도로 가져가라 소리도 못하고 있는 돈 5만원 탈탈 털어 주고 왔더라구요..

그나마 옥돔이면 아무 소리 안 할텐데, 이름도 모르는 생선이 한 다섯마리 들어 있더라구요. 다른 박스에는 옥돔 비슷하게 생긴 것이 한 두마리 정도... 울 신랑 그거 보더니 화가 나는지 이런 저런 이야기랑 변명을 하더라구요. 그 때 시부모님하고 같이 살고 있었는데, 시아버님이 그 뻔한 수법에 속았냐면서 뭐라고 하시더라구요..

전 아무말 안했지요. 안 그래도 혼자서 무지 속이 쓰릴텐데 뭐하러 나까지 거들어서 싸울까 싶어서요... 시어머님이 나중에 설겆이 하고 있는 저한테 오시길래 "한 번 저렇게 해서 당했으니깐 다음부터는 안 그러겠죠. 돈 좀 들었지만 좋은 경험 한 거예요."라고 말씀드렸죠.

신랑한테도 그 다음날 본인이 차분해진 다음에 웃으면서 "비싼 거 배웠죠? 한 번 겪어서 이제 앞으로는 안 그럴 테니깐 이제 그만 잊어버려요." 그러고 끝냈지요..

너무 속상하시고 마음 아프시죠? 그 돈을 가족들을 위해서 쓰면 얼마나 잘 쓸까 싶기도 하고... 뭐 그런 사람들이 있나 싶으시죠? 그냥 잊어버리세요. 돈 주고 좋은 경험 했다고 생각하고, 평생 사는데 수업료 냈다고 생각하고 잊어 버리세요. 그 일 땜에 속상해서 아이들과 잘 놀아주지도 못하고 엄마 웃는 얼굴도 못 보여주면 더 손해잖아요? 더 손해 보지 마시고 그냥 잊어버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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