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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RE] 그럴 수 있어요. 큰 것 배웠다고 생각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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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하늘호수 등록일 2001-04-13 11:03 조회수 1,1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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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선량(?)한 사람이라면 살다보면 그런일
한번쯤은 당하는 것 같아요. 책이되었건, 전복이되었건...
예전에 저도 한 번 당한적이 있지요.
그 후론 모든 것을 의심하게 되었구요.
잘된건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그런일이 너무나 자주 일어나니
차라리 적은돈으로 큰 것 배웠다고 생각하세요.
마음다친 엄릿纛?글입니다.
> 쑥쑥 엄마들, 우리 아이들 영어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제 이야기 좀 들어 보세요.
> 어제 퇴근하는 길에-신나게 우리 아이에게 불러줄 노래를 연습하며-신호를 받으려 서 있는데, 옆에서 빵빵하며 어떤 트럭같은 차가 서며 길을 좀 묻자며 청년이 접근을 했읍니다. 창문을 내리자, 말을 걸기 시작하는데 자기한테 전복이 있는데, 이상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자기들은 부산자갈치 시장에서 왔는데, 이곳 백화점에 납품을 하고, 4상자가 남았는데, 우리 이것 가지고 가 봤자 빼앗기고(반납해야하고) 그냥 담배값 정도 주시면, 우리 기사들 끼리 그냥 삼겹살 구워 소주나 한잔하게, 좀 들여놓으라는 것이었어요. 몇번이고 이말을 강조했죠.-사실, 이 말에 좀 흔들렸어요. 한잔 하고 싶은데 주머니는 궁하구나싶은, 왜 있잖아요, 학교때 그 궁하던 시절. 마침 그길로 계속가면 인터체인지로 통하는 길이었는데, 우리 지금 바로 이길로 고속도로 올려야 되거든예. 가기전에 그냥 담배값이나 받고 드릴테니까 한번 봐 주이소 하는 거였어요. 그 기사의 얼굴이 너무도 뭔가 부탁하는 표정이었고 부산 말투였어요. 저는 대구 토박이였으므로 부산 억양이 다르게 느껴지는데다 차 번호판 마저 부산차 였어요. 게다가 백화점에서 판매되는 가격이 얼마인데 하며 컬러판 카달록을 보여주며 자기 명함까지 주며 앞으로도 필요하면 연락하면 우리 몇개씩 남으니까 연락주이소하는거였어요.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고, 복잡한 도로에서 뭔가 빨리 해결되어야할 상황이었으므로 지금 생각해도 멍멍한 상태입니다. 차를 옆으로 세우고 들이미는 물건들을 보는 순간, 포장이나 장식이 너무도 백화점등에서 파는 그런 선물용과 똑같아 보여 전혀 의심을 하지못했읍니다. 말과는 달리 전복은 1 상자, 3상자는 옥돔이라고 했는데, 나한테 꼭 필요한 건 아니지만 먹는 음식이니 나눠 먹을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고 순간 시어머니, 친정엄마, 아이들 봐 주시는 동네의 대리모 형님.. 그분들과 나눠 먹으면 되겠다는 생각과, 이 청년들 애써 길가다 모르는 사람한테 머쓱하게 이야기하는데 그냥 들어주고픈 평소 잘 거절못하는 성격이 한몫해 거래는 금방 이뤄졌어요. 근데 더 억울한건 지갑에 5만원밖에 없었는데, 은행까지 가서 10만원을 찾아줬다는 거 아닙니까. 근데 더 억울한건, 아저씨 전복있다고 해 놓고선 왜 전복은 1상자 뿐이에요 하자 그럼 한 상자 더 하세요하며 3만원만 더 달라는 것이었어요. 요즘 한참 밥을 먹지않아 속을 썩이는 큰애 생각에 죽이라도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상자라곤 하지만 A4용지만한 크기였는데 열어보니 위에 얼음이 쫙 덮여있고 아래로 전복이 보이는듯 했어요. 이거 몇마리 들었어요 하자, 아래 위 두 줄 들었는데 식당같은데 들어가면 100그릇도 더 끓입니다 했어요. 처음엔 남은게 4상자 뿐이라고 했는데...간혹 간혹 이상한 구석도 있었지만, 너무도 선량해 보이는 그 청년을 조금도 의심하는 눈빛이 틈灸? 어느새 그들의 입장이 되어 바라보고 있었어요. 살균처리되어 있으니 냉장실에서도 한참 동안 보관이 된다는 둥 선물할곳이 있으면 스트로폼 뚜껑 경계부위를 테잎으로 감아놓으면 얼음이 녹지않고...등등 지금 생각해보면 이상하지만 나름대로의 친절한 보관법.
> 집에 와 애기 아빠에게 이 이야기를 하자, "니 그거 샀나? 이 바보야. 그거 사기다. 고속도로 휴게소 같은데 가 봐라. 그런 사람들 우글우글하다. 주로 공장이 부도났다며 직물을 팔거나 생선같은 걸로 사기 친다."는 것이었어요. "정말?" 그렇게 말하면서도 내심 "그 사람들은 그 경우가 아닐꺼야"하며 믿었어요. 남편에게 확인이라도 시켜주고픈 마음에명함에 있는 052 뭐로 시작되는 번호로 전화를 돌려보니, 너무도 귀에 익숙한 그 아가씨의 목소리 "이 번호는 없는 국번이나 결번이오니...." 아차 싶어, 씽크대에 박스에 담겨있는 물건들을 모조리 부어보는 순간, 지금까지의 모든 믿음이 물거품이 돼 버렸죠. 전복이라는 것은 먹을 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니었고 고기들은 머리가 잘렸거나 상처가 난... 아 생각만 해도 끔찍해요. 얼마나 얼음과 야채들로 변장을 잘 해놓았던지.. 조금이라도 의심하는 눈빛으로 보았다면 얼마든지 눈속임 투성이인데 그 순간 왜 그렇게 사람을 찰떡 처럼 믿었을까,내가 한심할 따름이었어요. 지금까지 너무도 평범하게 생활해온 나에게 어제의 일은 너무도 충격적이었어요. 돈이 아까워서가 아니라-물론 돈도 아깝지만, 그 돈이면 우리 아이 책이 몇권인데...하지만 외식 한번 안했다고 위로하면 되겠지만- 사기당했다는 그 감정은 무엇으로도 보상받지 못할것 같았어요. "똑똑한줄 알았더니만 우리 마누라 왜그렇게 바보야" 어제 저녁 그 누구와도 얘기하기가 싫었어요. 남편은 그후로 아무말도 않았지만, 큰돈 주고 작은 것 배웠다며 핀잔의 눈길을 주는것 같아, 한마디 위로의 말도 않는 애꿎은 남편도 미웠고... 새벽 4시, 백일도 안 된 우리 둘째 우유를 먹이며-평소엔 좀채 잠이 깨지 않아 우유병 놓치는 일도 허다했지만-오늘 새벽엔 잠이 새로 들기가 힘들었어요. 이런 사람들이 있는 이 세상 속에서,이렇게 어리숙은 엄마만 믿고있는,유리알 처럼 맑은 우리 두 딸을 잘 키워낼수 있을까 속이 상해 눈물이 핑 돌았어요. 끝까지 그 사람들을 의심하지 않고 믿었다는 생각과 그래서 보기좋게 그 사람들에게 이용당했다는 생각이 절 괴롭혔어요. 세상을 살라치면 이건 아무것도 아닐테지만,더 한 일도 당할라치면 얼마든지 당할수 있을테지만, 이렇게 세상에 대한 경계심을 다 잡으며 살아야 한다는 사실이 싫었어요.
> 저의 이런 어리석음을 드러내며 이 글을 올리는 이유는-쑥쑥 엄마들은 모두 현명하시겠지만-저처럼 이런 일을 당하지 말라는 뜻에서입니다. 그들은 가짜 명함과 가짜 상호가 붙은 라베을 상자에 붙여 다녔고 그곳엔 사업자 등록 번호 등등 아주 그럴싸하게 꾸며져 있었읍니다. 그렇게 인쇄화해서 사용하는걸 보면 어딘가에서 이미 이런일들을 해 왔고 오늘도 어느 길에선가 어리숙하게 보이는 저같은 아줌마를 노리고 있을것같은 노파심에서 이렇게 한자 적어봤읍니다.
> 어제저녁, 우리아이와 제대로 놀아주지 못했읍니다. 한방 맞은 자리가 좀 채 치유되지 않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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