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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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걱정이 많으시죠? 마몽님의 답답한 마음을 확 풀어드릴 자신은 없지만 몇 가지 짚을 점이 있어서 말씀드릴게요.
먼저, 시작의 문제인데, 읽기, 쓰기를 중점적으로 하는 학원을 고르셨다는 건 좋은 선택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그 동안 영어를 접해 온 시간이나 방법에 상관없이 8살 아이에게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읽기와 쓰기를 어떻게 유도하는 가에 따라 물론 그 평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파닉스 기초부터 시작하는 학원의 읽기 프로그램은 워낙 보편적인 것이라 말할 것이 없겠고, 쓰기의 경우 그야말로 잘 못 건드리면 영어를 지긋지긋하게 만드는 지름길이 되어버리죠. 예전 멘토글에서 쓰기에 관한 교재를 몇 개 소개한 것이 있는데, 그 글을 한 번 보시고, 아이가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찾아보세요.
보통 학원에서 진행되는 읽기와 쓰기를 집중적으로 한다고 절대 빨리 갈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출발점에서 반짝 효과를 보이는 듯하다가 제자리 걸음을 하기가 쉽죠. 가장 큰 문제는 아이의 흥미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고요. 그보다는 외대어학원으로 결정하신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으로 귀와 입을 열리게 하는 문제인데... 모국어 수준에 근사하게 귀와 입을 열리게 하려면 정말 각고의 노력의 필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아이들의 경우는 훨씬 받아들이는 속도가 빠르지만, 다 큰 어른들이 귀라도 열리게 하려면 소위 말하는 찍찍이(어학용 카세트)를 서너개를 부셔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그렇게까지는 안 해봤습니다만... ㅠ.ㅠ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우리가 꼭 그렇게 어린 나이에 영어를 모국어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할까... 저는 가끔 그런 의문이 듭니다. 환경이 수천 시간 이상 노출을 조기에 할 수 있도록 조성되고 아이와 가르치는 사람이 맞아떨어진다면 가능할지 모르지만, 우리 모두가 그 목표를 향해 달릴 필요는 없습니다. 하루에 한 두시간씩 어학원에서 수업 받고, 엄마와 집에서 동화책을 읽는 수준이라면 더 이상 걱정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방식에 확신을 갖고 계속 하시고, 그 과정에서 아이가 영어를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시면, 10년 뒤에는 마몽님이 생각하시는 모습에 분명히 근접해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자꾸 고민하게 되는 건 output이 우리가 원하는 만큼 되지 않는다는 것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 아이들의 귀를 열리게 하는 건 별로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문제는 말인데, 입을 열리게 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영어를 바라보면 답이 나오질 않습니다. 이후 영어학습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귀를 열리게 해야 하니까 리스닝 학원에 다니고, 입을 열리게 해야 하니까 스피킹 학원에 다닌다는 것은 초등영어를 기우뚱하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물론, 그런 전문학원의 효과를 완전히 부인한다거나 반박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아이의 흥미에 따라 상황에 따라 어떤 특성을 갖고 있는 학원을 고를 필요는 분명히 있습니다. 다만, 영어의 4 skills(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라는 것이 따로 따로 발전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당장 개별적인 output을 명확하게 얻어내지 못한다는 것에 불안해 하실 수 있지만, 우리가 많은 책을 읽고, 비디오, 오디오 자료를 보고 들을 것을 강조하는 것은 바로 모든 영역에서 기초 능력을 조화있게 발전시켜주기 위한 것입니다. 초등 과정에서 그 작업을 충분히 해 주면 귀와 입이 열렸는지 확인이 당장은 되지 않더라도, 원장선생님 말씀대로 나중에 작문, 독해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은 분명합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말씀드린 읽기는 학원에서 수업하는 읽기와 다르다는 것... 아시죠?^^ 문자를 해독하는 능력도 물론 포함되겠지만, 그보다 독서를 말하는 것입니다. 아이가 혼자 읽는 것도 독서이지만, 엄마와 같이 읽는 것도 독서이지요. 그런 차원에서 많이 읽어주세요...
절대 자책하지 마시고, 힘내세요. 잘 하고 계십니다...
마몽님, 화이팅!!!
김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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