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
블루우님의 글입니다.
> 전 지금 아이가 막 돌을 지났구요.
> 뱃속아기는 5개월입니다.
> 뜻하지 않은 임신으로 초기 3개월정도를 거의
> 눈물과 후회로 보냈습니다.
> 전 아이 하나 키우기도 왜 이렇게 힘든지요.
> 주위에 친정엄마도, 시부모님도 몸이 안좋으셔서
> 도뭄을 못받는 형편이고 애기아빠는 거의 일주일에
> 한번 얼굴 보는 정도입니다. 그것도 잠깐이요.
> 요즘은 무기력하고 우울해서 큰아이에게 괜시리
> 짜증만 내고 울고 보채도 가만히 바라만 보고 있어요.
> 이런 제가 너무 싫고 화가 납니다.
> 자는 아이 보면 너무 안스럽습니다.
> 그런데... 두 아이 키울 생각을 하면 정말 하늘이
> 무너져 내리는 것 같습니다.
> 베이비시터를 써야할지, 파출부를 써야할지, 아님
> 상주하는 아줌마를 구해야할지...
> 또, 산후조리는 어떻게 해야할지...
> 형편이 넉넉한 것도 아닌데 혼자서는 도저히 자신이
> 없습니다. 지금 제몸 하나 추스리기도 너무 버겁습니다.
> 연년생맘님 계시면, 조언좀 해 주실래요?
> 어떻게 키우셨나요?
> 암담한 맘으로 조언 기다립니다.
> 좋은 하루되세요!
>
님의 마음이 지금 블루한 상태라서 아이디가 블루우이신가요?
님의 글을 읽으니 저도 참 우울해지는 것 같읍니다. 저도 그랬거든요. 님과 거의 터울이 비슷했어요. 큰아이 돌잔치할무렵 임신 4개월이었거든요. 전 임신을 알자마자 도저히 믿어지지 않아 임신 5주째 유산시킬 마음까지 가졌었어요. 날짜까지도 잡아놓고 도저히 그렇게는 못하겠대요. 그만큼 마음으로 둘째를 받아들이기가 힘들었어요. 한참 설쳐대는 큰아이때문에 태교는 둘째치고 뱃속에 애가 있는지조차 못느낄 정도로 정신없이 보낸것 같아요.
지금 저 무척무척 힘들어요. 큰 아이가 동생한테 질투해 해꿎이(?)라도 할라치면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대고, 밥않먹는 아이 따라다니며 한숟가락이라도 먹이려고 온갖 감언이설과 협박을 동원하고...생각지도 못할 장난으로 뒷통수를 치질않나....낮동안엔 거의 뺑 돌아버릴것 같을때도 있어요. 하지만 하루일과를 마치고 나면 "휴 오늘도 해냈구나". 그렇게 하루하루가 지나고 우리 아이들은 조금씩 조금씩 눈에 드러나진 않지만 엄마의 그 사랑과 노력과 참을성으로 어느날 보면 훌쩍 커 있는것 같아요. 자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너무너무 든든하고 예뻐요. 첫째때 느끼지 못했던, 다른 사랑스럼이 소록소록 매일매일 더해져요. 자다가도 우리 아이들 너무 예뻐 한동안 바라보고 있을때도 있고요. 아이 키우는 일이 힘들지 않다는 얘기가 아니구요....그러니까....
엄마가 차려주시던 밥상도 못 먹고 다니던 시절, 지금의 이렇게 힘들어 하는 우리를 상상이나 했겠읍니까? 사람은 누구나 환경에 적응하기 마련이고 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더욱이 사랑하는 우리아이들과 남편을 위한 노력이니까요...여자는 약해도 어머니는 강하다는 말들 하잖아요. 그런것 같아요. 어머니는 그냥 여자로만 있을때완 다른것 같아요. 뱃속에 있는 아기만 생각하면 앞으로 어쩔까 정말 막막했어요. 하지만 마음 강하게 먹으세요. 난 해낼수 있다고 늘 주문을 외우고 느긋해지려고 노력하세요. 너무 앞서서 걱정부터 마시고 큰 아이한테도 몸 풀기 전까지 최대한 잘해 주세요. - 특히 밖에 많이 데리고 다녀주세요. 둘째 생기니까 그게 제일 잘 안되대요. 그 상황에 처하게 되면 엄마한테선 초능력이 발생하는 것 같아요.
블루우님 태아를 위해 조금더 밝게 생각해보세요. 이제 아무것도 변할게 없잖아요. 님의 마음다짐 외에는. 야무지게 마음먹으시고, 큰아이 손잡고 가까운 곳이라도 나가보세요. 봄볕이 참 따뜻해요.
| [일반][RE] 혹시요...연년생맘님 계신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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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mina 등록일 2001-04-18 09:54 조회수 1,0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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