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편지...2004/11/11 2004-12-16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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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7살 유치원생활이 시작되면서부터 은창이에게 도시락편지를 썼다.
문뜩 생각나서 빈도시락에 넣기 시작한 편지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이제 겨우 글씨 좀 읽는 아이인지라 뭐 장황하게 쓰지도 못하지만
그 몇줄 안되는 편지를 쓰는 즐거움이 크다.
물론 내 이런 마음과는 다르게 이 녀석..그다지 감동하는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좋아라 하는 것을 알았다.
편지가 없을 때는 왜 없냐고 묻는 걸 보면..
또 엄마가 편지가 넣어주면 좋냐고 물으면 좋다고도 하고..
 
방학 때 은창이 친구네 갔다가 들은 이야기..
그 친구 아이왈..
"은창이 엄마는 맨날 은창이에게 편지를 써주는데 왜 엄마는 안써주냐.."고 닥달을 하는 바람에
그 엄마는 졸지에 예쁜 포스트잍을 사서 써대느랴고 힘들다는 말이었다.
나는 그저 눈에 띄는 종이를 핑킹가위로 오리거나 그도 아니 준비될 때가 많은데
그렇게까지 하면서 힘들다고 하니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더구나 그 때 즈음에는 맨날 쓰던 편지도 줄어 일주일에 두서너번이 고작이었는데...
어쨌든 그 말에 힘을 얻어 어떤 날은 레모나를 넣어주기도 하고
요즘은 귤 두세 알을 넣어주기도 한다.
 
어떤 다른 목적이 있어서 시작한 일이 아니었다.
그저 내가 즐거워서 썼다.
남편과 연애시절에 나눈 편지를 화일과 상자에 넣어 지금까지 간직하고 있는 걸 보면
어지간히 펜으로 끄적거리는 걸 좋아했는데
그것이 이제는 아들녀석에게로 옮긴 것이리라...
 
그런데 목적하지 않았으나 얻은 결과는...
은창이도 내게 가끔 편지, 아니 정확히는 쪽지를 보내는 것이다
 
[엄마..사랑해요]
[엄마..나 이재(제) 떠날거야 안녕..] -->같이 안 놀아준다고  마당으로 나가면서..ㅋㅋ
[엄마 고맙습니다. 엄마 사랑해요. 엄마 힘들지요. 재(제)가 도와드릴깨(게)요, 엄마 힘내세요] ㅠㅠ
 
내가 보낸 수십통의 도시락편지보다
은창이의 이 짧은 쪽지가 훨씬 더 큰 힘이 있음을 은창이는 알까...
 
오늘 엄마가 보낸 도시락편지
[사랑하는 은창아..오늘도 건강하고 즐겁게 보내기 바래
그리고 오늘은 귤을 한번도 안준 친구에게 주면 어떨까?
2004/11/10 사랑을 담아 엄마가..]
 
나중에 물어보니 정말 이제까지 귤을 안준 친구에게 주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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