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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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아이 영어나 공부에 대해 제가 조금 느긋해졌어요.
얼마전까지만 해도 하루 목표량을 정해놓고 그 양을 다 채우지 못하면 제가 안달이 났었는데, 어느날인가 정말 정신없이 친구와 놀고 있는 딸애를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 어릴적엔(물론 지금 세대와 단순 비교할 순 없지만...) 정말 친구와 실컷 뛰어놀았다는 기억밖에는 없는데, 정해진 틀 내에서 움직여줘야 하는 딸 아이가 조금 안쓰러웠습니다. 아이는 내 욕심을 채워주는 도구가 아닌데, 시간에 맞춰 딱딱 움직여주지 않으면 괜히 저도 스트레스, 제 잔소리에 아이도 스트레스 받았겠죠..
근데 그 잔소리도 중독성이라고, 하도보니 점점 더 늘어나더라는 것입니다. 아침식탁앞에서도 빨리 먹고 옷입어야지부터 시작해서 온갖 잔소리를 늘어놓는 저를 보며 남편이 "니 잔소리의 길이와 강도가 점점 수직 상승하고 있는 거 아니?"라는 말에 깊은 반성도 했구요..
그래서, 조금더 여유로워지려고, 느긋해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샐리에게도 "요새 엄마 잔소리가 좀 심하지?"하고 물으면, "쫌 그렇긴 한데, 내가 말 잘 안들어서 그렇지, 뭐..."하고 본인도 쭈그러들어줍니다. "네가 이거, 저거 안하니깐 엄마 잔소리가 점점 늘어나잖니!"하고 나왔으면, "엄만, 맨날 잔소리야!"하고 성질 부렸을 겁니다. 부드러워지자, 부드러워지자... 제 자신에게 자꾸 최면을 걸어봅니다.
아이가 피곤해보이거나, 도저히 집중할 상태가 아니라는 판단이 들면 "샐리, 오늘 영어공부는 영어 비디오 보는 걸로 대신하자" 이렇게 cool하게 먼저 말해주면, 샐리는 뛸듯 기뻐하며 "OK!"와 함께 비디오를 뽑아옵니다. 물론, 얼마전까지만 해도 애가 피곤하거나 말거나 오늘 하기로 한 거니깐 반드시 해야한다는 강제성을 부여하며 딴 생각하는 애를 책상앞에 앉혔더랬습니다. 집중 안하는 애를 보며, 인상도 찌푸리고 언성도 높히곤 했었는데, 그런 상황이 벌어질 것 같다는 판단이 들면, 이젠 아싸리 영어비디오를 같이 보자고 합니다. 사실 비디오 한편 같이 보는게 literacy place 1시간 같이 공부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일수도 있을텐데, 책상앞에 앉아 이것 저것 같이 해봐야 공부하는 것이라는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 저의 착오일수도 있겠지요...
요새는 시간 날때면 집앞 영풍문고에 가서 아이 교육에 관한 책을 몇권 뽑아들고 쭈구리고 앉아 읽습니다. 공감이 가는 부분도 있고, 제 가슴에 비수를 꽂는 얘기도, 지극히 이론적인 부분도... 뭐 이렇게 다양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지만, 어느정도 제 자신을 제어하고 반성하고 새롭게 출발할 수 있도록 자극을 주는 것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현명한 엄마가 된다는 것, 이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저녁입니다...
petermom 
느긋해진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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