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한글 학습지는 살펴 보지 않아 비교할 수 없지만, 제가 보는 깨치기는 "꽤 괜찮다"는 관점입니다.
기본 교재이외에, 낱말 카드가 주어지는데, 예를 들면, "김밥"이라고 하면 글자 어딘가에 김밥 모양의 도안이 들어가, 아이가 문자와 이미지를 같이 인식할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고, 또 자주 자석 판이나, 게임 도구들이 곁들어 있어서, 다양하게 놀이와 병행하여 이용한 것이 효과가 있었다고 봅니다.
오늘, 방문 수업이 있었는데, 한가지 선생님께 배웠어요. 가나다라...같이 빽빽하게 적힌 차트를 통채로 벽에 붙이지 말라고 하시더군요. 아이들이 그런 걸 보면, 금방 질려버려 흥미를 잃는다고요. 그래서 지우는 선생님하고 재미있게 차트를 한 줄씩 가위로 오려 길게 잘려진 부분을 한글자씩 보이도록 부채 모양으로 접어, 자기가 좋아하는 지렁이나 뱀모양이라며, 신나했었어요. 그리고 바로 그 글자 위에 같은 글자 스티커를 붙이기도 했구요.
중요한 것은 어떤 교재를 잘 선택하는 것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동이 부여(motivation)"가 얼마나 높은가를 살피는 것이라고 봅니다. 어릴때 몸이 안 좋고 의욕이 없을 때는 아무리 시키려고 해도 안하겠다고만 한 아이가, 이제는 스스로 하고 싶어할 때 무엇인가 흥이 꺼리를 대령하니까 효과가 많이 나타났던 것 같습니다.
28개월이 아니라, 38개월이라도 아이가 하고 싶어 하고 흥미와 관심이 많다면 그 때가 바로 "적기"라고 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글을 빨리 깨치는 것이 중요하다고는 보지 않습니다. 일찍 시작한 아이들은 그 만큼 시간이 많이 걸리고, 인지 능력이 준비된 5-6세 이후의 상태에서는 몇개월 안에도 깨칠 수 있다고 봅니다. 3-4살의 아이들이 1년 이상 걸린다면...
제 조카에 대한 이야기를 가끔 쑥쑥에 올리기도 했는데요, 울 조카는 현재 고등학교 2학년이고, 4살에 한글 다 깨치고, 초등학교 3-4학년 까지 무지하게 많은 책을 읽고 살았답니다. 제가 결혼할 때 그 아이는 초등학교 5학년 정도 였나? 그랬거든요. 암튼, 그 전에 일인데, 거의 천재에 가깝게 똑똑함을 보였는데, 고학년 때 부터 꾀를 부려 책에서 점점 멀어지면서, 자기 말로는 이제는 그냥 "보통 소녀"라고 하네요. 울 조카도 어릴 때 엄마 한테 무지 볶이고 살았던 것 같아요. 엄마의 욕심이 낸 부작용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랜가???
울 아버지 이야기를 조금만 할게요. 아버지는 40년 이상 초등학교 평교사로 정년 퇴임을 하셨는데요, 어버지의 철학은 "글자를 가르치지 말고 아이를 입학시켜야 된다"주의였어요. 그래서 당연히 저도 한글을 모르고 입학하여, 1학년 내내 받아쓰기는 50점을 넘지 못했어요. 그래도 끝내는 한글을 마스트했고, 오늘 저는 이렇게 마음먹은대로 글을 쓸 수 있게 된거고요... 글자를 몰라 온 갖 설움을 다 당하면서, "아, 정말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라는 자각을 어린 마음에 크게 깨닫게 한 1학년 생활이었어요.
깨달음, 자극, 동기 부여
이런것들이 아이들의 학습 발달의 동력이 아닌가 생각하면서,
동재의 한글 공부를 잘 이끌어 가 보세요.
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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