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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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이와 영어 서점에 들러 책한권과 위씽비디오를 사들고 아이보다는 엄마가 더 즐거워 거리를 걷고 있었습니다.
좀 있으면 아이 돌이라 그때 입을 옷을 보느라 옷가게를 누비다가 우리아이또래의 아이들을 만나게 됬어요. 근데 게들이 얼마나 큰지...
우리 아이와 비교를 하게 되었어요. 전 제가 키가 작아서 우리 아이만큼은 컸으면 하는 보상심리가 많이 발동을 합니다.
우리 재현인 키는 보통이지만 우량아라 다른 엄마들의 부러움을 사면서 제가 너무 과한 욕심을 부린다는걸 돌아오는 버스에서 반성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재현이와 함께 한 1년을 돌이켜 봤어요.
아기가 세상에 태어나면 엄마품에서 젖먹고 자고 똥싸고...하기 마련인데 우리재현이는 특수신생아실이라는곳에서 엄마와 떨어져 여러가지 검사에 시달리며 힘들어 했었죠. 처음 태어나 한참을 울지도 않고
반응이 느린데다가 새끼 발가락에 발가락을 하나 더 달고 태어났어요.
앞이 캄캄하고 왜 저에게 이런 일이 생긴건지...원망스럽고 아이에게 한없이 미안한 마음 뿐이었어요. 병원에서는 혹시 다른 이상이 있는지 검사를 해보자고 하더군요.뇌초음파검사까지 한다고 했을때는 하늘이 무너지는거 같았어요. 그때 일주일은 저희 부부에게는 너무나 긴 시간이었어요.
그때 전 간절히 기도 했어요. 우리 애기, 건강하게만 해주세요. 다른건 바라지도 않아요. 제발 건강하게 세상을 살아가게만해주세요.
다행이 발가락 말고는 아무 이상이 없고 아이가 좀 자라면 간단한 수술로 제거하면 된다고 하더군요. 천만 다행이었어요. 하나 더 인 발가락은 없는 것 보다 훨씬 나았고 손가락이 아니라 더 다행이라며 온가족이 위로하며 오히려 감사하게 여겼었지요.
사람 마음이 왜그리 간사한지... 그렇게 간절하게 기도 해놓고서는 다른 아이는 기기 시작하는데 배밀이만 하고 있을때, 기기 시작하니까 이제 걸을 때가 됐는데 제대로 서지도 못해 '왜 안될까' 고민한 저 자신이 부끄러웠어요. 등에 업혀서 자고 있는 아이의 뜨거운 체온이 가슴메이게 시렸어요.
집에와 눕혀놓고 쑥쑥에 들어 와 공동구매를 살펴보다 "leo the late bloomer"라는 책을 봤어요. 책 내용 설명 만으로 뭉클했습니다.
전 우리아이에게 큰 잘못을 했어요. 엄마로서 지켜주기로 했던 약속을 시간이 가면서 저도 모르게 어기고 있었던 겁니다.
혹시나 빨리 기지 않아 다른 아이들보다 쳐지면 어떡할까 전전긍긍..
참 한심한 엄마인거 같아요.
오늘 전 '느림'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볼렵니다.
빠르게 빠르게만 돌아가는 이 사회에 한 박자 늦춰서 여유를 가진다면 그로 인해 더 나은 무엇인가가 찾아 올듯도 하네요.
우리 재현이에게 다그치지 않을 겁니다.
비교도 하지 않을 겁니다.
앞으로 우리 재현이가 자라서 엄마를 바라 볼때 "엄마의 자식이어서 행복했노라"라고 여길 수 있게 언제나 전 재현이의 마음을 들여다 보는 거울이자 다정한 친구가 되도록 노력할거예요.
| [일반]leo 엄마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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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재현맘 등록일 2001-04-27 13:14 조회수 2,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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