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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RE] 아이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글쓴이 미리내

등록일 2001-05-14 14:01

조회수 1,045

http://www.suksuk.co.kr/momboard/BEB_001/2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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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미리내입니다.
님의 글을 읽는 순간, 나도 그런데...! 하는 말이 절로 나오네요.
제 딸은 7살입니다.
저도 지금까지 (아마도) 제 꿈을 이루기위해 (어릴 때 항상 바가지 커트머리 였거든요. 집에서 속성으로 제작된 엄마표 헤어스타일...) 아이의 머리를 예쁘게 길러 빗어 주고 땋아주며 지냈어요.
다행히 지금까지 한번도 그런 일 없었고 우리 아이도 머리를 이리 저리 매만지며 좋아했답니다.
그런데 어처구니 없게도 7살이나 먹은 것이...얼마전에 설거지를 하는데 자꾸 옆에 와서 머리를 빗어 대며 엄마 내머리 어때...엄마 내 머리 어때...하는 거예요.
왜그래? 괜찮아...하는 데도 자꾸 물어서 자세히 보니 옆머리를 보니 귀 바로 아래 길이로 한웅큼 잘라 놓은 거예요.
웬일이야? 하며 호들갑을 떨었는데 지금 님의 글을 읽으니 제 마음 속에도 님과 같은 마음이 있었나봐요.
밤중에 달려나가 겨우 문을 아직 안 닫은 미용실에 갔답니다.
물론...가는 길에 내내 잔소리...잔소리 였죠.
다행히 님의 아이처럼 들고양이 수준은 아니고 짧은 단발로 잘랐습니다.
그런대로 새로운 맛이 있고 예쁘게 잘려져서 좀 기분이 나아졌지요.
그 때서야 제가 한 말..."아이구,우리 지우 예뻐졌네..."
이 얼마나 가증스런 말입니까? 좀 예쁘게 잘라졌다고 또 금방 태도가 돌변하니...
아이도 거울을 보고서 약간 눈물이 어린 눈으로 만족한 웃음을 짓습니다.
그런데....연이어서 하는 말이...안도의 한숨을 푹 쉬며
"난 또 내가 대머리가 되는 줄 알고......"

아이도 마음으로는 엄청나게 조마조마해 하며 쫄고(?) 있었던 겁니다.
그런 아이에게 애미가 그렇게 닥달을 했으니...
이제 우리아이 머리는 많이 자라서 올림 머리도 연출한답니다.
이렇게 짧은 순간에도 우리는 아이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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