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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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에서는 어린 아이들을 사교육 기관에 맡기기 보다, 부모가 교육을 받아서 자신의 아이를 가르치는 열풍이 어디서부턴가 조금씩 불면서 확대되어 가고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학교가 생기기 전, 가정은 최초의 학교의 모체였다고 봅니다. 그리고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아버지가 아이들의 선생이요 모델이었지요.
한국 부모들의 교육 수준이 높아지면서, 이전에는 지식이 없던(또는 없다고 생각하고 포기했던) 부모님들이 돈을 들여서 다른 이들에게 아이의 교육을 맡겼지만, 이제 가정에서 부모님들이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기초지식을 두루 가지게 된다면, 굳이 자신의 아이들을 이곳 저곳으로 비싼 사교육비를 들이면서 보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관점에서, 요즘 의식을 가진 엄마들이 인터넷 또는 같은 커뮤니티(동네)에서 함께 모여 '품앗이'라는 형식으로 돌아가며 부모 스스로를 먼저 교육하고 그것으로 자신의 아이들과 이웃의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아이들의 지적 욕구와 사회적 욕구를 동시에 충족시켜주는 모습은 참으로 바람직한 형태의 교육이라는 개인적 견해입니다.
저는 현재 밴쿠버에 살고 있으며, 두 아이의 엄마입니다. 제 아이들 (만 10세, 8세)이 어릴때부터, 남편은 생계를 책임지고, 저는 집에서 아이들의 양육을 책임지면서 키워 왔습니다. 물론 남편이 아이들 양육에 끼치는 영향도 어마어마 하지요(남편이 생계에만 매달리지 않고, 아이들의 교육에 적극적이었다는 것을 말씀 드리는 것입니다. 저 팔불출과입니다.)
밴쿠버에 온지 7년이 되어가는데, 아이들을 가정에서 부모가 직접 가르친다는 것은 여러가지 면에서 유익한 점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가족간의 끈끈한 유대는 그중 가장 큰 장점이었다고 저는 믿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꽃밭에 꽃씨를 심고, 물을 주고 자라는 것을 함께 지켜보았을때, 어느날 환하게 핀 꽃을 바라보는 기쁨은 함께 씨를 뿌리고 가꾼 자만이 공유할 수 있는 돈주고 살 수 없는 값진 유대감이지요.
엄마와 함께 장에 가서 깍지가 있는 콩을 사다가, 둘러 앉아서 콩깍지를 까면서 수를 어림잡아 세는 놀이도 하고, 날콩의 냄새가 어떤지도 이야기 해 보고, 각 콩깍지에 든 콩의 수와 크기가 다르다는 것들을 알아가고...그 한 가지의 활동을 통해서만도 배우면서 공동의 노력으로 서로의 관계의 끈을 튼튼히 할 수 있는 요소는 일일이 세기가 힘들 정도입니다.
저희가 사는 동네에 가깝게 지내는 세 가정이 있습니다. 저는 그중 이곳에 제일 오래 살았다는 이유로-특별한 재능은 없어도- 여러가지 정보를 제공하지요. 다른 한 가정은 엄마가 피아노 선생님이고, 아빠는 여러가지 운동에 능하신 분이십니다. 또 다른 한 가정의 엄마는 미술을 전공하신 분이구요.
한국에서의 엄마들의 ' 품앗이'만큼 조직적인 면은 없지만, 미술 전공하신 엄마가 일주일에 한 번씩 아이들을 모아놓고 그림을 그리게 합니다. 그리고 난 후 모두 수영장(아파트 내에 작은 수영장이 있거든요)에 모여서 놀때, 운동 잘 하시는 아빠가 아이들에게 수영을 가르치거나, 아이들의 자세를 고쳐주시구요, 아이들이 수영하는 동안 저는 스파게티를 맛있게 만들어서, 수영이 끝나고 난 배고픈 아이들을 먹이지요. 정규적인 틀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서로 아끼고 도와주려는 마음과 애정을 이러한 방법으로 나누는 가운데, 아이들에 대한 교육도 서로 나누어 보탬이 되고, 외로운 이민의 삶을 같이하는 데 커다란 힘이 됩니다.
가정에서 시작한 교육이 이웃과의 협력으로 확대되어 이어진다면 참으로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단단하게 연결된 교육의 고리는 곧장 학교라는 단체로 연결이 되고, 건강하게 교육되어진 아이들은 더 큰 단체에서 자신있게 그룹을 이끌어 가는 건전한 리더 역할을 자연스럽게 하게 되지요. 적극적으로든 소극적으로든.
오늘 제가 말씀 드리려는 것은,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물론 컸을 때도 포함됩니다) 가정에서부터 부모님들이 의식을 가지고 아이들을 교육하고, 이웃들과 협력하여 세분되고 특수화 된 교육을 공유하며, 나아가서 학교와 지역사회에도 한 부분씩 맡아서, 전체적인 아이의 교육환경과 경험의 결정적인 밑바탕이 되어 주는 것이 참으로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즉, 자녀의 교육은 사교육에 떠맡겨지기 전에, 부모와 자녀를 중심으로 가정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2003년 여름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