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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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랑 생각이 비슷하시네요. 아이가 둘인 언니가 있는데 언니는 첫아이 때 유명회사의 전집을 종류별로 많이도 샀었습니다. 7년전 가격으로 80만원씩을 호가했으니 엄청났었죠. 그치만 언니는 저에게 그 많은 교재와 교구들이 다 실패였다며 절대로 저는 실수하지말라는 충고를 하더군요. 다행히 언니는 책도 아주 많이 샀었는데 그 책들은 두고두고 보고 동생에다 저의 아이까지 아주 잘 활용하고 있어요.
하지만 저도 수시로 마음이 흔들린답니다. 친구들이 몇만원에서 심지어 몇백만원까지 들여가며 아이들을 가르치는 걸 보며 저의 형편을 원망도하고 저의 아이에게 미안 할 때도 있어요.
그럴 때마다 다시 마음을 부여 잡습니다. 인성이 훌륭하고 자유로운 발상을 가진 아이가 되어주기만을 바라며...(그렇다고 그 친구들이 하는 교재가 다 나쁘다는 것은 아니니 오해 말기를)
물론 형편이 된다면 해 보는 것도 괜찮겠지만 엄마의 생각과 자세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얼마전에 조카가 미술대회에 참가 한다고 해서 저도 아이를 데리고 나들이 삼아 따라 간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너무 놀라운 장면들이 많더군요. 엄마들이 그림을 대신 그려주는게 아닙니까. 학원에서 단체로 온 아이들도 선생님이 그림을 대신 그려주는게 많이 보였습니다.
심지어 어떤아이는 5,6학년 쯤 되어 보이는데도 엄마가 옆에서 계속 그림 지시를 하더니 결국 엄마가 아이에게 비키라고하고는 자기가 그림을 그리더군요. 조카는 1학년인데도 언니의 사소한 어떤 참견도 거부하는데 말예요.
언니는 너무 분개해하며 이런 미술대회라면 다시는 참가시키지 않겠다고 하더군요. 조카가 뭘보고 배우겠냐고 하면서.
그렇게 상을 받으면 뭘 하겠어요? 요즘 엄마들은 성의가 너무 많다 못해 아이에게 너무 과도하고 불필요한 정성들을 들이는게 아닌가 싶네요.
얘기가 빗나간 듯한데요, 어쨋든 저도 어떠한 유혹이 다가와도 김수진님처럼 꿋꿋하게 저의 생각을 지켜나가 볼랍니다.
김수진님의 글입니다.
> 자정이 넘은 시간에 하루 일과를 마무리하고 잠자리에 들려다, 문득 생각난 것이 있어 몇 자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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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정 엄마와 친분이 두터운 아동 미술학원 원장 선생님이 계십니다. 참 수더분하니 좋으신 분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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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분이 그러시더랍니다. 10년 전의 아이들과 지금의 아이들은 참 다르다구요. 좋아진 면도 있겠지만, 그 선생님은 아쉬운 점을 더 말씀하시더랍니다. 특히, 그 선생님이 증거물(?)로 제시한 것은 아이들의 그림이었지요. 10년 전의 아이들은 "마음대로 그려보라"는 주문을 받으면 정말 신나게 그렸답니다. 가지가지로... 그런데, 지금 아이들은 그 주문을 가장 어려워 한다는군요. 아예 손도 못대는 아이들이 태반이랍니다. 눈 앞에 뭔가를 놓아주면 잘 그리는데 말이지요. 분명한 대상이 있는 경우에도 10년 전에 비해 천편일률적인 경우가 많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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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뜻 지금의 아이들은 예전보다 더 아는 것도 많고 똑똑해 보이는데, 다른 면으로는 더 퇴보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얘기를 듣고 말이지요. 특히,21세기는 창의성과 상상력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는 예측과는 참 어긋나는 이야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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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미술학원의 아이들이 지금의 아이들 전부를 대표한다고 보기는 어렵겠지만, 뭐 다르면 얼마나 다르겠습니까... 그리 못사는 동네도 아니고, 그렇다고 갑부 동네도 아닌 평범한 중산층이 모여사는 아파트촌 학원의 이야기니, 우리의 자화상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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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아이들의 그림이 10년 전에 비해 재미없어 진 이유야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큰 이유중 하나가 바로 빗나간 조기교육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우리는 너무 일찍 아이들을, 아니 아기들을 천편일률적인 틀에 맞춰 교육시키려 하는 것은 아닌지...(사실, 좀 조심스럽네요. 다른 엄마들의 열의를 욕보이려는 말처럼 들릴수도 있겠지만, 그건 아니라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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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들은 이제 아이들의 영어교육까지 책임져야 하는 그야말로 울트라 초강력 수퍼우면이 되어야 하는 마당에, 그 조바심을 부추키는 유혹이 정말로 많지요. 저도 아기랑 집에 있을 때면 수시로 찾아오는 학습지 관련 영업사원을 따돌리느라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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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 좋습니다. 여유만 된다면, 또 엄마가 열의만 있다면 좋은 교재를 잘 활용해서 나쁠게 뭐가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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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속상한 건, 엄마들 각자가 가지고 있을 육아 원칙이 제대로 사수되기 힘들다는 점이지요. 또, 자기 원칙을 고집하면 '이상한 엄마' 취급을 받게 되기도 하구요. 예를 들어, 저같은 경우는 학습지만큼은 일찍 시키지 않으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제 원칙을 얘기하면 영업사원들은 십중 팔구 저를 '무지한 엄마' 취급 하지요. 물론, 상술이라 생각하지만, 사실 속상합니다. 은근히 맘이 흔들리기도 하구요. 씁쓸한 맘으로 그네들을 돌려보내고나면 이런 생각이 들지요. 이런 수모앞에서 얼마나 많은 엄마들이 자신만의 지론을 꺾고 무릎을 꿇게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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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졸린 눈을 비비고 쓰는 거라 횡설수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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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론은... 우리 엄마들, 자신감을 갖고 육아를 하자는 것이지요. 좋다는 교재 사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그건 엄마의 확신과 적극성이 따라주어야 하는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주변 상황에 맘이 흔들려 자신의 육아 원칙을 접고마는 엄마들도 꽤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그러지 말았으면 합니다. 우리, 자신감을 갖자구요. 우리 아기는 결국 우리가 키우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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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이만...(졸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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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RE]힘들어도 지켜나가 볼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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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보통엄마 등록일 2000-09-18 13:50 조회수 1,5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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