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젖병에만 매달려 살 때도 귀찮아서 소독 몇 번씩 건너 뛰고, 과자로 끼니 때우게 하기도 하고...
이런 제가 정말 원시시대 엄마지요.
영어가 기준이 될 수는 없는 것 아닐까요?
더군다나 지금 아주 잘 하고 계신데요, 뭘...
욕심내지 말고 지금 해 주시는 수준을 꾸준히 유지해 주세요. 회화에 자신이 없다면 책을 더더욱 많이 읽어 주시구요...
저같은 경우는 해보니까 그렇데요...
이제 윤형이는 22개월인데, 1년 반 정도 되는 말 안되는 말 따따부따 떠들긴 했지만, 그렇다고 제 회화 실력이 급성장 한 건 아니에요. 그만한 노력을 한 것도 아니지만...
대신, 간단한 생활 영어는 입에 제대로 붙은 것 같고, 쉬운 단어로 이리저리 조합해 문장을 만드는 속도도 조금은 빨라진 것 같아요. 또, 옆에 다른 식구들이 있어도 제가 할 수 있는 말은 자연스럽게 꺼낼 수 있구요. 처음에는 혼자하기도 쑥스러워서 조용조용 말하곤 했거든요...
회화학원을 다녀봐도 그래요. 예전에 한 학원을 한 3개월 정도 다닌 적이 있었는데, 초급반 부터 시작해서 3개월이 다 되갈 무렵 확실히 는 게 뭔 줄 아세요? 외국인 강사보고 스스럼없이 인사하고, 감탄사 자연스럽게 쓸 줄 알고, 쉬운 말을 하더라도 목소리가 좀 더 커지고... 그정도 였어요...
물론, 제대로 회화를 하려면 그 수준은 당연히 넘어서야 하는 것이지만, 그것만 해도 참 큰 성과였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민서엄마도 느끼셨을 거예요. 사실 우리가 아기한테 건네는 말이란 것이 아직은 한정적이고 정말 쉬운 것들인데도 정작 입에서 뱉으려다보면 기어들가죠.
그런 기초적인 말에 자신감이 붙는데도 몇 달은 각오하셔야 합니다. 꾸준히 발설(?)하다보면 지금 민서엄마께서 아기에게 건네는 정도의 말은 우리 말과 구분없이 툭툭 튀어나오게 될 때가 되죠. 그럼, 그 다음 단계는 그 때가서 생각하세요. 한번 그렇게 자신감이 붙게 되면 다른 문장을 습득하는 속도도 그만큼 빨라지니까요.
그리고, 동화책 열심히 읽어주시면서 웬만한 동화책에 나오는 문장들, 특히 실제 회화에 응용할 수 있겠다 싶은 문장들은 우선 엄마 입에 착 달라붙을 수 있게 연습하세요. 사실, 시중 회화책 보다도 아기와 대화하고자 할 때는 그런 방법이 제일 좋은 것 같습니다. 히플러님이나 다른 분들이 쓰신 유아영어 책도 한 번 읽어보시구요. 그리고, 여기 올라오는 생활영어 문답들을 꾸준히 보시면 어느정도 감각이 생기실 거에요.
또, 워낙 문법이 약하다고 생각되시면(아기들과 달리 늦게 문법부터 공부한 우리같은 경우는 문법이 가장 걸릴 때가 많죠), 쉬운 문법책 하나... 토플이니 토익이니 하는 표제를 단 문법책 말구요, 차라리 중학교 참고서를 한 번 보시는 것이 낫지 않을까... 간단한 테두리만 우선 쭉 훑을 수 있을만한 책을 찾아 몇 번 읽어보세요.
영어 책에 딸린 오디오 테잎도 많이 들려주시구요. 엄마에게도 공부가 많이 되지요.
글이 길어졌지만, 분명한 것 두 가지는... 지금 참 잘하고 계시다는 점과... 절대로 원시시대 운운할 일이 아니라는 것...
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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