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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RE] 전에 썼던 글 퍼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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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히플러 등록일 2001-06-11 00:18 조회수 1,1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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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지나가는 여인님의 글을 읽고 마음이 많이 아려왔습니다.
그런 아픔이 계신줄은 또 몰랐군요..
jublu 님의 글을 보면서 저도 이전에 쑥쑥한마당에 썼던 글을
다시 퍼왔습니다.
별로 잘 쓴 글은 아니지만 조금이라도 많은 분들이
그런 기본에 대한 가르침을 공감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글을 쓸 당시에는 정말 너무너무 속이 상해 있었는데
이젠 조금 담담하게 느껴지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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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윤이의 친구중 윤지라는 여자아이가 있습니다.
같은 단지내에 가깝게 살아서 놀이방부터
유치원까지 계속 같이 다니면서 서로 남매처럼 친하게 지내고 있는
사이지요.
예쁘고, 고집도 세고, 자존심도 강하고 똑똑한 친구입니다.
우리 혜윤이도 윤지를 친언니처럼 잘 따르구요...
그래도 아직은 아기티가 나서 인형을 가지고 저희들끼리 싸우기도 하고
작은 다툼이 있기도 하는..그런 평범한 아이이기도 합니다.
윤지에게는 재윤이와 동갑인 동생이 하나있습니다.
민준이라구요. 안타깝게도 발달장애증세를 보이는 아이입니다.
지체장애 3급 정도 되지 않을까 하는..심한 장애는 아니지만
어쨌든 나이 또래에 비해서 신체발육등이 늦은 아이지요.
약간 걸음걸이가 불안정하고 말도 짧은 편이지만
가만히 있을때는 아주 정상적으로 보일 정도의,
외모로는 아무 문제가 없는 귀여운 남자아이입니다.
자존심이 센 윤지는 제가 보기에 그런 동생에 대해 특별히
부끄러워 한다거나 남보다 더 감싼다거나 하는 그런 모습을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냥 자연스럽게 남들이 동생 대하듯..그 정도이지요.
윤지와 민준이의 어머니는 항상 편안하고 밝은 모습을
보이긴 하시지만 남모르게 많이 힘드셨을 겁니다.
민준이를 위해 부천에서 신촌 세브란스 병원까지
몇년동안 꼬박꼬박 물리치료등을
받으러 다닌다는 것 정도는 아주 사소한 문제일 정도로..
윤지는 저희집에 자주 놀러오곤 했지만
민준이는 낯가림때문에 그래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날은 꼭 한번만 이라고 하면서 민준이를 몇시간만
부탁하시더군요. 차도 없이 신촌까지 가기가 너무 힘들어서
운전면허를 따야 하는데, 그동안은 그럭저럭 친척집등에
맡기면서 다닐수 있었는데 가장 중요한 시험날 아무도 봐줄
사람이 없다구요.
그날, 민준이는 정말 서럽게 울었습니다.
그냥 낯가림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심할 정도로..
안스러워서 꼭 안아줄수록 더 필사적으로 발버둥을 치면서
제 품을 거부하더군요.
나중에는 누나인 윤지를 꼬옥 끌어안고서야 겨우 몇시간만에
잠이 들었습니다.
나중에 민준어머님께 물어 보았더니
워낙 어릴때부터 낯선 사람들 손에 이끌려 고통스러운 물리치료등을
다니느라 타인에 대한 공포가 상식적인 아이들의 수준과는
다를 것이라고 하시더군요.
그 어린녀석이 그 동안 당했을 괴로움을 떠올리며
울부짖던 모습을 못 보신 분들은 아마 짐작하기도 어려울 겁니다.
다행히 민준어머님은 바로 시험에 합격해서 좀 더 편하게 다닐수 있게 되었고
민준이도 나이가 되어서 특수교육을 하는 어린이집에
다니면서 여러가지 면에서 많이 나아졌습니다.
이제는 예전처럼 낯선이를 그렇게 무서워하지 않게 되었거든요.
그런데 며칠전 어린이날 행사로 인형극을 유치원에서 단체로 관람을
갔었습니다.
그 어린이극장에서 윤지는 동생 민준이와 그 어린이집 아이들도
단체관람나온것을 보았답니다.
그런데 윤지의 같은 반 친구가 그랬나봐요. 쟤들 좀 보라고..
특별히 그애가 무슨 말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윤지는 일부러 동생을 보고도 모른체 했다고 합니다.
그래요. 거기까지는 7살 자존심 강한 여자아이니까 그럴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집에 와서 그 이야기를 엄마에게 하면서 윤지가
많이많이 울었다고 하네요. 민준이에게 미안하다고 하면서...
윤지 어머니는 그렇게 우는 윤지를 다독거려주었답니다.
아직은 네가 어리니까 괜찮다고. 그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고..
다만 네가 좀 더 크면 동생을 외면하지 말고
그렇게 손가락질하는 아이와 싸워주라고...
또 며칠전에는 윤지와 같은 반 남자아이가 동네에서 민준이를 보면서 놀렸다고 합니다.
그 이야기를 윤지에게서 전해 듣는 윤지의 엄마는 어떤 기분이었을까요..
어린 아이들에게는 민준이의 행동이 우스워 보일수도 있겠지요.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니까요. 하지만, 저는 그 놀린 아이의
엄마만은 그 사실을 알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약한자에 대한
배려를 가르치는 것이야말로 그 어떤 것보다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까요?
윤지어머님은 아마 그런 얘기를 그 아이의 엄마에게 하지 못할 겁니다.
하지만 저는 꼭 그 아이의 엄마에게 그 이야기를 전하고 싶습니다.
당신의 아들이 단지 몸이 약간 불편하단 이유만으로
친구의 동생을 놀리는 비겁한 짓을 했다고.
다만 그 아이가 누구였는지를 다시 윤지에게 물어보면서
윤지의 어린 상처를 다시 들추어낼수 없다는 것이 지금 문제이지요.
만약 재윤이나 혜윤이가 그런 모습을 제게 보인다면
저는 회초리를 들어서라도 그 아이와 엄마에게 사과하라고 할것입니다.
아이에게 사실 잘못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유아기의 교육부터 그런 기본을 가르치지 못하는
우리나라의 상황이 문제겠지요.
어쩌면 민준이를 놀리던 아이가 재윤이 일수도 있고
여기 쑥쑥에 계시는 엄마중 한분의 아이일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번쯤은...그런 편견에 대한 내용을 일깨워주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똑똑한 아이를 키우는 것보다 약한자를 배려할 줄 아는
인간미 넘치는 아이로 키우고 싶은 바램입니다..
히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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