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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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2에 이어 3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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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니, 뭐니해도 영어가 역시 Money !!”
영어 호황, 챙기는 넘 따로 있다
영어가 한마디로 난리다.
3살 먹은 애부터 60살 먹은 노인까지 ‘아이엠(I am ~ )'타령이다. 승진 영어에 목숨 건 40대 샐러리맨과 자식 영어 교육에 안 되는 혀 굴리는 어머니도 영어 때문에 한숨이다. 토플 점수 안나와 학점 다 따놓고 졸업 못하고 미역국 먹는 복학생이나, 간만에 리포트 쓴다고 자료 찾으러 인터넷을 헤맸건만 허연 건 모니터요 검은 건 꼬부랑말이라고 한 숨만 푹푹 쉬는 대학생들도 영어에 짓눌려있기는 마찬가지다. 아니다, 저기 저쪽에서 웃고 있는 사람들은 영어 때문에 살 맛 난다고 한다. 그들이 누군가. 소위 영어 산업이라 이름 지어질만한 영어 거머리들이다.
대한민국에서 영어는 인생의 숙제가 되어버렸다. 영어를 빌미로 돈버는 작자들이 생겨버린 것도 당연한 일. 소위 돈먹는 잉글리쉬 하마들의 시커먼 입을 들여다보자.
첫 번째 하마는 악덕 유학원이다
현재 전국에 1천여 개의 유학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여름 방학 시즌엔, 특수를 노린 개인 유학원이 가세하여 더 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덧붙여 여행업계의 불황이 겹치면서, 많은 여행업계가 자구책으로 유학원으로 업종전향을 서두르고 있다. 최근 국내 경기악화와 취업에 대한 기대심리로 점차 일정 기간 유학이나 영어 연수를 가려고 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유학원이 꾸준히 증가하는 것이다.
문제는 몇 몇 공신력있는 업체를 제외하고는 최근 신고를 마친 후발 유학원들의 대다수가 영세하다는 데 있다. 그만큼 유학 정보나 기타 자료에 대한 공신력이 떨어지게 된다. 이들의 수입구조도 월 2,000 만원 내외에, 직원도 4명 내외로 간신히 회사를 운영하는 실정이다. 이런 이유로 해외 어학원이나, 학교에 대한 정보 습득은 자연히 뒤떨어진다. 이것은 당연히 국내 유학생들의 피해로 연결된다.
호주 어학 연수를 다녀온 김소예 씨(31)는 호주에서 국내 유학업체를 통해서 온 연수생들의 불만을 자주 들었다고 한다.
“저는 호주교육위원회를 통해 직접 발품을 팔아 자료를 얻어 호주로 어학연수를 다녀왔지만, 제가 연수 중에 만난 대부분의 학생들은 유학원을 통해서 호주에 왔더라구요. 이중에 캐나다로 처음에는 연수를 떠났다가, 유학원에서 알려주던 내용과 전혀 틀려 다시 호주로 온 사람도 있었어요. 그 사람이 보상을 받았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구요. 대체로 유학원 접수는 미리 선수금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이런 위험이 많아요. 사실, 연수 갈 나라와 학교를 가보지 않고는 알 수가 없잖아요. 그러니 나중에 후회해봐야 결국 다시 처음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는 것이구요.”
사설 유학원의 피해가 심심찮게 나오는 이유는 기형적인 수익구조 때문이다. 항공료나 비자 신청비 등에서 크게 이익을 내지 못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수속과정을 부과하여 수수료를 챙기거나, 혹은 현지의 학원과 결탁하여 소개수수료를 받고 있어 ‘억지’가 생긴다는 것이다.
호주에서의 어학 연수비는 10주에 보통 2,100 달러(한화 약 147만원) 정도가 든다고 한다. 기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어학원에서는 관광을 유도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특히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단기 연수인 경우가 더욱 심하다고 한다.
김씨는, “이런 피해를 당하지 않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본인이 직접 발로 뛰는 것이 최선이다”라고 말한다. 대체적으로 최근 일부 나라를 빼고는 국내에 그 나라 문화원이나 교육 연수원이 있기 때문에 잘 찾아보면 저렴한 돈으로 충실한 정보를 가지고 어학연수를 다녀올 때가 많다고 한다.
두 번째 쌈짓돈 먹는 하마는 영어 학원이다
2000년 7월 통계청이 발표한 “2000년 사회통계조사(교육부문)”에 따르면, 학생 1인당 월 평균 교육비는 221,000원으로 나타났다. 이중 학교 납입금이 96,000원, 학원비가 77,000을 차지했다고 한다. 학원비 내역 중 70% 이상이 영어교육에 드는 비용이라고 한다. 특히 미취학 아동일수록 영어에 편중된 교육비중은 더욱 심하다. 조기 영어 교육 열풍이 몰고 온 현실이다.
최근의 학원 교육비 인상 요인 중 하나는 대학의 새로운 입시 안에 따른 결과라 할 수 있다. 특기생과 각종 경시대회 입상자를 수시 모집하는 대학이 많아짐에 따라 영어 과외 열풍이 정도를 넘어서게 된 것이다. 학원의 경우 30만원을 넘는 경우가 있고, 개인 과외의 경우는 기백만 원에 이르는 등 한계가 없다고 한다.
6월 4일 모 일간지를 통해 광고된 ‘제1회 전국 중학생 영어 능력 평가대회’는 대학과 영어산업의 유착관계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행사의 주최는 ‘한국중등영어교육연구회’라는 별로 잘 알려지지 않은 단체지만, 후원이 천하의 서울대학교 인문대학이었다. 이 광고를 보는 학생과 교사, 학부모는 대체 어떤 생각을 가질 것인가. 결국 “척 보면 압니다”라는 말밖에 안나온다.
직장인도 학원들의 봉이기는 마찬가지다. 토익이 취업과 승진의 절대기준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최근엔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하여 단기간에 진급을 위한 속성 학원 등이 생겨나고 있다. 이들은 기업형 개인과외거나, 혹은 체인점 형태를 띠고 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교육효과는 차치하고라도 오래 가지 못한다는 데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얼마 전 진급과 해외 파견근무를 대비하여 서초동 L 영어학원에 다닌 곽모 씨(32). 그는 1년치 학원비를 카드로 할부 결제했다. 그런데 채 6개월도 다니지 못하고 학원비 잔금을 다 날려버렸다.
“주로 영업을 뛰는 관계로 회사를 마치는 시간이 일정하지 않아 회사 근처 새로 생긴 학원에 등록을 했어요. 회사에서 30%정도 보조를 받아 카드 할부로 신청했죠. 그런데 출장 다녀오고 난 뒤, 학원에 가니 문이 잠겨 있더라구요. 알아본 결과, 이 학원은 유명 영어 강사 이름을 딴 체인점이었는데 이 지점 사장이 빚을 지고 도망갔다는 거예요. 그래서 강사들도 월급을 못 받고 관뒀다고 하더라구요. 저도 그냥 돈을 날린 거죠.”
최근 학원가의 경향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합한 대형화 추세이다. 대교(www.edupia.com)는 “知 캠프”라는 온라인으로 오프라인 수업을 단번에 해내는 종합교육센터를 추진하고 있고, 또한 종로 엠스쿨과 에드네트는 이루넷(www.iroonet.com)이라는 온라인 영어학원 체인사업에 뛰어들었다. 그 효과는 글쎄, 클릭을 해봐야 알 일이다.
세 번째는 영어교재 및 영어 관련 서적 출판업이다
“서점 평대에 깔린 다양한 영어학습서들/박창석 기자”
일선 영어 교재 영업자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영어교재는 소비자에게는 돈 먹는 하마보다 더 심한 ‘피 먹는 드라큘라’라고 한다. 하지만 영어 전문 출판사에겐 퍼도 퍼도 줄지 않는 화수분이다. 물론 출판사의 규모나 홍보 마케팅에 따라, 여기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첨예하긴 마찬가지. 이유는 출간되는 영어 관련 책이 다양하고, 종수가 많기 때문에 광고 마케팅이 승부를 좌지우지하는 결론이 내려지기 때문이다.
대한출판문화협회의 출판통계현황에 따르면, 1999년 한 해 어학분야 신간 발행 종수가 1,357종이며, 신간 발행 부수가 4,636,203부였다. 2000년 한 해는 각각 1,449종 4,456,979부였으며, 2001년 3월까지 419종, 1,407,150부였다. 전체적으로 1999년보다 2000년이 종수로는 6.7%가 증가했고, 부수로는 3.8% 하락했다. 그러나 2001년 3월을 기점으로 2000년 3월까지의 통계를 보면, 종수로는 14.4%가, 부수로는 16.5%가 증가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매출액을 따져보면, 1999년 560억 9,342만 97원, 2000년 541억 4,338만 892원, 2001년 3월 기점으로 168억 8,580만원이다. 이를 근거하여, 올해 매출액은 최소 675억 4,320만원이 될 전망이다. 이 매출액은 국내 전체 출판 매출액의 4%에 해당하는 것으로 어마어마한 수치이다.
영어를 중심으로 어학 분야의 매출 증가는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문제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최근 영어관련 판매도서를 보면, 정통영어교재보다 영어관련 에세이나 지침서 같은 것이 뜨는 추세다. 150만부 이상 판매된 것으로 추산되는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마라’ 시리즈가 대표적인 예다. ‘절대로’ 시리즈는 아류작을 양산할 정도로 출판계의 히트작이었는데, 이런 영어관련 에세이 시리즈물 출간을 영어교재 출판시장 진출의 초기단계로 이용하는 출판사들도 생기고 있다.
문제는 이런류의 책들이 ‘영어를 한 방에 몽땅 책임질 수 있을 것처럼 떠들면서 영어에 한 맺힌 독자들을 현혹한다’는 것이다. 물론 자극적인 카피와 엄청난 광고물량으로 독자를 현혹시킬 뿐 책이 설파하는 영어 방법론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은 나 몰라라다. 읽을 당시엔 ‘아! 그런가보다’ 하지만, 정작 책을 덮으면 아무 것도 남는 것이 없다고 호소하는 독자가 늘고 있는 것도 이런 문제에서라고 파악된다. 여기에 영어에 대한 효용을 획일화시키고 있다는 것도 문제점 중의 하나다.
“영어 관련 신문광고/박창석 기자”
출판 편집일을 하면서, 영어공부를 하는 김 모(32) 씨는 이런 에세이류 영어 관련 서적에 일침을 놓는다.
“하도 좋은 책이라고 하기에 사봤는데, 영어책인지 영어 학습을 위한 길잡이 책인지, 아니면 그냥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놓은 에세이인지 모르겠더라구요. 결국 일상 속에서 영어를 생활화하자는 건데, 그걸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그렇게 할 수 없는 현실이 문제잖아요. 또한 한 때 인문사회과학 출판사로 이름 있던 출판사를 비롯해서 너나없이 기본적인 양식도 갖추지 않은 책을 내고 있다는 것이 같은 출판인으로 실망스러운 일이기도 하구요.”
출판시장에서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유아 및 어린이 영어 동화책과 학습서다.
6월 1일부터 6일까지 열린 ‘서울 국제 도서전’에서 어린이 동화책과 영어 교육책이 전시회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규모가 대단하다. 최근엔 단행본 출판의 불경기와 조기 영어교육의 관심으로 많은 대형 출판사들이 유아용 영어학습서로 방향을 전환을 하고 있는 게 출판계 현황이다. 1999년 아동서적 신간 발행 종수가 3,399종인 비해, 2000년도에는 4,062종으로 19.5%나 급상승했고, 그 부수도 1,364만 5,450부에서 3%가 신장한 1,406만 7,265부에 이른다. 특히 유아 및 어린이용 영어동화책은 어학이 아닌, 아동서적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그 신장세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한국의 교육열에 대한 집중도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아동용 영어 동화를 수입하며 출판하는 E 출판사의 영업담당인 황 모씨는 이런 현상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최근 당사도 전년도에 비해 영어 동화나 아동용 영어 교재 매출이 30% 이상 신장되고 있습니다. 특히 동화책과 오디오 북을 겸한 아이템이 점차 신장하고 있어, 저희도 외국에서 수입을 준비 중입니다.”
이런 열기에 대한 경계의 시각이 만만찮다. 과열 경쟁은 필연적으로 해외 수입 저작권료의 인상을 불러와 소비자의 부담폭만 늘린다는 것이다. 돈에 환장한 출판업자들이 잽싸게 책을 만들 수 있는 방법으로 외국책을 들여오려는 경향이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외국산 아동용 수입도서의 범람은 자연히 어린이 정서에도 심각한 문제를 끼칠 수 있다. 외국산 도서에는 한국아이들의 정서와 특징이 차이가 고려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들은 결국 아동용 영어교재의 효과에 대한 의심이다. 일단 가이드가 되는 부모들이 영어에 대해 무지하다고 할 수 있다. 콩글리시 부모가 잉글리시 교재를 소화해 내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어린이 발달 단계별로 영어교재를 선택할 수 있는 정보가 없다. 역시나 광고에 의존해서 구매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들로 영어교육과 영어 교재는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세일 코너에서 열심히 영어 동화책을 고르는 한 주부는 “단지 애들이 좋아하는 것 같아서 자주 영어 동화책을 산다”고 했다. 그리고 기자의 학습효과에 대한 물음에, 주부 자신이 번역하여 들려주고, 간혹 영어로 읽어주기도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효과보다 남들이 하니깐 나도 배운 건 있고 해서 그냥 들려주는 수준에 그친다고 말했다.
사실, 아동용 영어교재에 몰리는 학부모의 마음은 애틋한 것이다. 공부 잘하거나 성공한 사람의 표상으로 유창한 영어를 떠올리는 대한美국의 백성들로서는 당연한 마음이다. 일종의 보상심리라고도 할 수 있을지 모른다. 문제는 이런 것들이 돈에 환장한 영어상술의 밥이 된다는 것이다.
돈 먹는 하마
사실, 영어를 배워도 써 먹을 데가 없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책상물림 영어만 한다는 것이다. 영어는 배워야하고, 그러나 영어를 일상생활에 이용하면서 배우고 익힐 수 없는 현실에서 돈 먹는 하마가 나올 수밖에 없다. 머리는 작고, 입만 크고, 배만 불룩한 탐욕의 산업. 그것이 2001년 한국에서 찾아보게 되는 기형적인 영어산업의 현실이다.
<특집부 박창석 기자>
| [일반]기획3) “뭐니, 뭐니해도 영어가 역시 Money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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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브라이언맘 등록일 2001-07-03 10:02 조회수 1,2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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