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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RE]게시판에 글 올리다 보면, 자꾸 바른 생활 어린이가 되서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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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형란 등록일 2001-07-06 16:51 조회수 9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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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 저만 그런 것이 아니었군요.
저는 제가 이전에 올린 글들이라도 가끔 다시 읽어 보곤 합니다.
혹시 읽으시는 분들 중 어느 분인가의 마음을 본이 아니게 상하게 하는 글귀는 없는가 등등, 내 손을 떠난 글들에 대해서 마음이 놓이질 않아서요.
그런데, 제 글을 읽다보면, 내 안의 '나'가 저를 가늘게 눈치껴 뜨고 보며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 가증스러운 것!"
마치 저는 늘 한결같이 잘하고 있는 것처럼 써 있다 이말이지요.
그리고 직업병의 일종인 '가르치는 투의 말투'와 웅변조의 말'등등.... 정말 고질병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게다가, '게시판에 좋은 글 올리신 분께 상을 드립니다'라는 문구가 저하고는 전혀 상관없는 일인걸로 여기며,
제 맘대로 가볍게 글을 올리다가,
뜻하지도 않게(아직도 황당~) 떡~하니 상을 받고 난 후에는, 그렇지 않아도 느린 타자 속도가 더 느려지는 겁니다.
'게시판' 이 두려워졌습니다.
하지만,
쑥쑥을 종황무진 누비며 여기저기 챙기고 다니는 주번님( 그 정력이 정말 부러버),
여자 맥가이버 또는 걸어다니는 백과사전인 원이맘님,
늘 정확한 가르침을 주시는 heavenee님,
아이디만 봐도 헤헤 웃음이 나오는 밤도깨비님,
그외, 정말 놀랍다라는 말 밖에 할말이 없게 만드는 여러 맘님들때문에 안오면 나만 손해라는 생각에 하루 하루 중독성이 심각해지더이다.
그래도, 제가 남들만큼의 양심은 쬐끔 있어서인지,
제가 올린 글에 대한 책임감 때문인지,
점점 바른 생활 어린이가 되어가는 것이 '게시판 들락거리기'의 최대 성과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남에게 하는 이야기 같지만 사실은 저 자신에게 자꾸 다짐을 하는 이야기인 셈이지요.
미리내님의 글입니다.
> 안녕하세요? 미리내입니다.
> 전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답글을 썼거든요.
> 쓸 때는 몰랐는데 이게 게시판에 떡 오르니 아주 잘난척하는 글이 되어 있더라구요....
> 나는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이런 식으로....
> 글 올린걸 엄청 후회했는데
> 지나가는 여인님,주번님 등...제가 아주 모범적인 직장맘이라고 칭찬까지 해주시니
> 아무래도 그렇지 않은 면도 있음을 고백해야할 것 같아
> 오전 내내 걱정이 되었답니다.
> 어제는 너무 더웠죠. 오늘도 ...
> 여기 울산은 어제 35도였다는 군요.
> 어제는 저희 학교 기말고사였는데 그 더위속에 땀 빨빨 흘리면서 시험치는 아이들이
> 너무 불쌍해 보였습니다. 감독하는 교사도 이렇게 지치는데...
> 집에가서는 완전히 정신이 빠져서 밥만 달랑 해먹고
> 뻗어버렸네요.
> 우리 아이들 책도 못 읽어주고 비디오만 내리 2개 틀어주고....
> 그래도 우리딸 평소에 하던 Arthur audio 는 들어야 한다며 혼자 듣고 있데요.
> 그래서 거실 한 복판에 누워 혼자 두가지 생각을 했죠.
> 이런날도 있고 저런날도 있고....(자기 변명...)
> 저렇게 습관을 들여준 것이 바로 내가 한 일이지,암! (자아 도취...)
> 그렇게 자 버리고
> 오늘 아침 출근하면서 좀 후회가 되었답니다.
> 그 대신 Hello babay...를 크게 틀어놓고 오늘 집에 가면 잘해줘야지...하고 출근했답니다.
> 이럴때도 저럴때도 있답니다. 저도....
>
> endless 님
> 언제부터 출근하시나요....아마 학교 풍토가 좀 달라져있을지도 모릅니다.
> 아이들이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거든요.
>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시고 즐겁게 생활하시기 바랍니다.
>
> endless님의 글입니다.
>
> > 답답한 제 마음 속에 많은 분들이 달려 오셨네요. 아픔은 이렇게 같이 나누면 훨씬 덜어지나봐요.
> > 저 용기를 많이 얻었습니다. 이 세상에 정답은 없겠지요. 그리고 어느 길로 가나 후회나 아쉬움이 남는 것이 인생일겁니다. 미리내님외 많은 분들의 자세를 일단 마음속에 그리고 내 다이어리에 메모해 두고 멋지게 새로운 생활을 준비해 보겠습니다. 열심히 사는 엄마의 모습을 보며 우리의 아이들이 잘 자라지 않을수 없겠지요. 하루 24시간을 금쪽같이 쪼개어 쓰면서 직장일과 멋진 육아, 두 가지모두 멋지게 해 냅시다.
> > 쑥쑥맘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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