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장춘몽...2003/04/30 2003-05-18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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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친구랑 아이둘씩 데리고
가까운 놀이터에 가다가
평소 무슨 일에건 별 감흥이 없는
지극히 느리고 감정의 기복도 별로 없는
친구랑 무슨 일에 흥미가 있냐는 이야기를
해더랬습니다

평소 손재주가 많은 친구는
역시 퀼트나 비즈공예, 포크아트...
뭐 저랑은 절대로 관계없는 것들을 좌악 나열하더군요^^
그래서 잠깐 저도 생각했지요..
난 무얼 하고 싶나...

일단 둘다 아이 둘에 치어? 살다보니
아이들없이 차분히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전제가 제일 먼저 깔리고...미안하다 아그들아~

저는....
새벽공기 마시며 걸어서
도서관에 가고 싶습니다
서너명이 자리한 개방식 넓은 책상의
한쪽 끝에 자리를 잡겠습니다
생수를 한번 마시고
전날 읽다만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의
책장을 넘기겠습니다
한 9시쯤 되면 조용히 나가
자판기의 그 진한 커피를 뽑아
이미 밝은 아침을 누려보고 싶습니다
.....
파랗고 꽃무늬가 크게 그려진
쉬폰소재의 하늘하늘 원피스에
챙넓은 알프스소녀 하이디가 즐겼을
하얀 모자에
하얀 샌들을 신고
종로쯤 되는 거리를 멋지게
걸어보고 싶습니다
젊은 아줌마가 안되었다고
가련하게 쳐다볼까요?ㅎㅎ
....
좀 빗나간 이야기지만
그렇게 얼렁뚱땅하니
정신없었던 결혼식을 다시 하고 싶습니다
이번에는 너무 좋아서 헤헤거리지 않고
철든 딸마냥 행동하고 싶습니다
어렵게 키워주신 부모님을 쳐다보며
눈물도 흘리고
꼭 안으며 감사했노라 잘 살겠노라
말도 잊지 않고 하고 싶습니다..
...
아...
꿈을 깨어보니
아이둘이 머리를 맞대고 싸우고 있습니다
우리 둘은 친한 친구 사이건만
이 5살 6살 지지배와 머스마는
요즘 만나기만 하면 싸웁니다 ㅠㅠ

도서관이고 하늘하늘 치마고
소리치며 싸움을 말리는 내 모습만
생생하게 현실에 놓여있네요..

더 늙기전에 꼭 그런 치마입고
도서관 갔다가
공중전화로
아빠...사랑해요
하면
정말 웃길거에요 그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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