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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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수시를 준비하는 아들에게 내신시험은 수능과 마찬가지로 중요한 시험이다.
수능을 열 번 나누어 본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이 아니라 열 번의 수능을 본 셈이다.
특히 서울대 지역균형을 생각하는 학생에게는 한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다.
우연인가,운명인가? 고1 과학영재였지만 중간고사 공통과학에서 한문제 틀려
2등급 바닥까지 가서, 거의 선방불가라고 생각했던 과목에서 물리 수행평가를
전교에서 혼자 만점받아 과학을 비롯 올 1등급으로 고행의 길은 시작되었다.
1,2학년 중간,기말고사 전과목 1등급을 받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우리를 얼마나
힘들게 했던가...한번도 사연이 없는 시험은 없었다.전과목 평균 99.7을 찍고도
한문에서 2등급을 받아 등급제의 모순을 뼈저리게 통감하지 않았던가....
심화과목까지 올 1등급 (4%)으로 만드는 일은 하늘이 도와야 가능한 일이 아닌가?
성적은 정말 정확하게 나온다. 어려서 신경쓰지 않았던 한문,컴퓨터가 취약과목이
되어 우리를 이토록 발목 잡을 줄이야...전인교육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서울대 지균
성적 산출방식은 정말 공평하다.뭐든 치우치지 않게 골고루 뛰어나게 잘해야 한다.
문과라 해도 물리,화학에도 뛰어나야 하고,체육 수행평가를 위해 밤 11시가 넘은
시간에 태권도장에 가서 줄넘기 개인지도를 받고 새벽에 들어와 냉찜질을 하고...
구하기 힘든 절판된 책을 구하기 위해 하루 종일 학원가를 돌아다니기도 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던가...아이가 원하는 책들 중 구하기 불가능
할 것만 같은 책들을 모두 구할 수 있었다.부모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아이는
공부 스트레스를 내게 모두 풀어버렸다.엄마 밖에 받아 줄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스트레스를 받아주지 못하고 받아치고,얼마나 많은 후회를 했던가.....이런 저런 노~하우가
쌓이기 시작하면서 열번째 시험은 끝났다.지균을 준비하는 학생들 모두 만세를 불렀을 것이다.
요즘 내신 스트레스 때문에 내신기간이 되면 지인의 병원에 부모와 학생의 예약이
밀린다고 한다.수시 내신 관리를 하는 애들은 모두 정신과 치료를 한번 쯤 생각해
본다고 한다.말로 그 상황들을 어떻게 표현 하리요.5 곱하기 7 ...35일을 어떻게 견뎠을까?
2학년 2학기 중간 고사 패닉상태여서 절망에 빠져 슬럼프를 겪고 있는 아이를
보면서도 난..왜 걱정이 되지 않았을까,난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내 아들의 실력을
내가 가장 잘 알고 있고,기도를 하기 때문에 내 기도는 헛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었다.
그러면서 나는 신앙심이 깊어지기 시작했다.시험 패닉상태에 빠진 애를 데리고 나가
가장 비싼 청바지,티셔츠를 사주고 탕수육을 먹였다.견딜 수 없게 나를 힘들게 하는 아이...
늘 다른 사람들의 부러움 만큼, 나는 고통에 시달리기도 했다.저녁 미사를 드리러가서
도중에 나와 성모상 앞에 가서 마구 울었다...몇년전만 해도 힘든일이 있으면 친정부모가
생각났는데,이젠 성모님 앞에 가서 생각을 정리한다...나도 신앙의 신비를 깨닫기 시작했다.
힘들고 고달픈 길,주님과 함께 걸어갔기에 그다지 힘들지도 않고 고달프지도 않았다.어떤 날은
고3 엄마가 이렇게 맘 편해도 되는 거야...미안할 정도 였다.믿었던 것 처럼 불가능 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2학년 2학기 시험도 올 1등급으로 마무리되었다.역시 실력은 우리는 배신하지 않았다.
성적과 입시는 학교,학생,운 삼박자가 맞아야 한다고 한다.교장선생님,잊을 수 없는 분이다.
시험 난이도 조절 건의를 드렸을 때,난이도 조절에 실패하면 실수가 실력이라는 어이없는
일들이 벌어지기도 한다.실수에 대한 완벽한 콘트롤이 되어야 서울대생이 된다고 하지만
그래도 건의를 해야만 했다.교장선생님은 즉시 받아들여 주셨고,고3담임 선생님 말로 표현 할 수
없을 정도로 평생의 은인이 될 것 같다.전에 입시를 지도 하시는 선생님이 내 자식을 대학
보낸다고 생각하며 입시 지도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부모 이상으로 신경을 써 주셨다.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하나....아 !정말 학교 선생님들에게 말이다.
아...이제 우리는 긴 터널 속을 빠져 나가기 위해 또 달려야 한다.이제 멀지 않았다.
이제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사랑하는 아들,마지막까지 우리 함께 달리자!
김현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