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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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미리내입니다.
(미리 양해 구하겠습니다. 특별한 답변은 아니고 학습지! 하니까 그냥 수다떨고 싶어서....)
저도 김형란님처럼 학습지 알레르기라 학습지는 거의 구경조차 안 해봤습니다.
근데 저도 타의에 의해 얼떨결에 학습지를 하게 되었어요.
국어,산수,영어....? 아무리 생각해도 할 게 없어 제일 싼걸루 선택하다보니 (왜냐면 몇개월만 하다가 말라고..)
7살 아이에게 한자 학습지를.. -.-;;
근데 저희 딸 무지 무지 좋아하며 연필 깎고 앉아 선생님 기다리는 겁니다.
(친구들이 모두 학습지 하는 걸 엄청나게 부러워했던 아이였거든요...)
시작한 지 얼마안되어 한자가 좀 쉬운 편이지만 그래도 낑낑거리며 베껴 그리고 있습니다.
아주 열심히...
그래서 갑자기 제 머리속에 무수한 ?????? 가 찍히는 거예요.
아이들이 좋아하면 반대할 이유가 있나?
내가 왜 그렇게 학습지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나?
아직 해답 못 찾았고 생각 정리도 못 했습니다.
저 요즘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우리 딸과 선생님을 지켜보는 중입니다.
아직도 마음속에서는 반대! 입니다.
계속 마음속에서 한자 공부 책을 사다가 매일 20분씩만 하면...이런 계산을 하죠.
하지만 모르면서 반대하는 것보다 이 기회에 한 번 경험해 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군요.
또 제가 직장인이라 적당한 시간상의 타협도 필요하구요...
오늘 글을 적으며 잠깐 드는 생각은 학습지 하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에게는 분명히 효과가 있긴 있겠는데...
그 좋아하는 유형을 나눠 보자면
지적 호기심이 충만한 아이들이나 (이런 아이들은 뭔들 싫어할까...)
아니면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의 일편으로 학습지를 원하는 아이들
(몇 달 하다가 엄마랑 실갱이 벌이는 아이들의 경우가 아닐까요?)
아니면 엄마가 적절한 시기 즉, 출력시기를 잘 맞추어 아이에게 학습지를 소개한 경우인것 같습니다.
엄마가 아이를 잘 알고 있으니 학습지가 효과가 있을지도 엄마가 제일 잘 알겠죠...
학습지를 떠 맡겨서 아이에게 짐을 지워주게 될지 아니면 아이의 출력 욕구를 해결해 주게 될지...
저희 딸이 한자를 신나게 그리고 있는 걸 보면서 어릴 때 프래쉬 카드 보여준게 생각났습니다.
한자도 좀 보여 줬는데 그래서인지 출력이 쉬운 편이네요.
저는 분명히 입력이 있었기 때문에 출력이 나타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아이를 키워보고 느낀 건 ...
아이들이 그동안 무수히 입력된 정보들(말,글,그림,사진,풍경,행동 등...)을
머리 속에서 나름대로 가공도 하고 약간의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게 되면
출력하고 싶어 못 살겠다는 행동을 보입니다.
잠수네에서 자주 등장하는 말인데 물동이에 물을 자꾸 부어주면
물이 차오르게 된다는 것....
그동안 엄마는 물을 부어주고, 혹시 물동이에 금이 간 곳을 없는 지 이리 저리 살피고 손 봐주고
그런 역할을 해야죠.
아기들이 갑자기 말문이 열려 엄마의 귀를 즐겁게 해주는 것...
경험해 보신 분들 많으시겠지만 한글 가르치지도 않았는데 동화책 더듬더듬 읽어 내려가는 것....
영어 몇 마디 안해 준 것 같은데 '구머닝,마미...'하며 어설픈 영어할 때....
엄마 얼굴이라고 괴물 같은 그림 하나 그려 올 때...
드디어 종이에 엄마라고 삐뚤빼뚤 적어 보여 줄 때...
아이들은 출력을 시작한 것입니다.
근데 26개월의 아이들이 하는 학습지를 본 적이 없어서
그 학습지의 역할이 뭘까...궁금해지네요.
일반적으로 제가 알고 있는 학습지는 물론 창의력,사고력을 강조하고 있긴 하지만
결국 출력 과정이거든요.
어린 아기들은 (26개월이면 아기 아닌가요? 저희 집에 30개월짜리 아기 있는데...아직 아긴데...둘째라 그런가???)
뭐 출력할 게 그리 많겠어요?
마지막으로 덩달아 생각나는 이야기 하나 더 풀고 마치겠습니다.
제가 아는 한 동료는 집안 쓸고 닦는 거 너무 끝내주게 하는데
아이들 공부는 안시키겠다 주의 거든요.
청소부가 되던지, 뭐가 되던지 하며...
아이들이 엄마 뒤를 쫒아다니면서
엄마,제발 이 문제 하나만 같이 풀어줘...엄마, 내가 쓴 거 이거 한 번만 봐줘...이런데요.
그러면 야,야, 귀찮다. 공부 머하러 하노...한답니다.
학습지를 다들 하니까 시키긴 했는데 봐 주긴 싫고 ...
근데 학습지 선생님 오실때 다 되어가면 안 해놨다고 고함지르고...
학습지가 오히려 엄마와 아이의 사이만 갈라놓았더군요.
작년까지만 해도 아이가 화가가 되고 싶어한다고 자랑하던 엄마였는데...
제가 너무 그러지 마라...했죠.
억지로 영어 동화책 빌려 주면서 아이들한테 이거 한 번 읽어 줘봐라...했더니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안 읽어 줬다네요.
아이들은 읽어달라고 그렇게 애원하는데...
한 일주일째 되던날 드디어!!! 읽어 줬는데 아이들~ 감동이 물결치더랍니다.
(음...이건 제 동료에 대한 비판의 글인데 이글을 적고 있는 제 옆에서 제 딸이 하는 말...
엄마, 컴퓨터만 하지말고 제발 한자 이거 잘 썼는지 한번만 봐주세요~.
왜 이리 웃긴겁니까? 오늘 일요일이라 오랜만에 함 앉아봤는데...)
어쨌건 저의 학습지 입문기였습니다.
우리 딸 학습지 너무 좋아하는데.....그래도 다른 건 안시킬겁니다.
(제가 오랜만에 수다 떨면서 방금 아이에게 뭐라 했게요? 지우야,한꺼번에 너무 많이 하면 안돼...갖다 놔. 우리 아이 왈 ..아! 더 하고 싶은데... )
| [일반][RE]학습지에 관한 수다(좀 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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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미리내 등록일 2001-07-08 21:51 조회수 1,27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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