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 
애들이 간혹 묻죠?
그때 뭐라고 대답하세요?
얼마전 저희 아이(7세)의 일기쓰기 과정을 잠깐 소개드린 바가 있어요.
또 요즘들어 많은 분들이 '쓰기'에 관란 다양한 경험담을 나눠 주셔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쑥쑥질?을 하고 있습니다. ^^
그러다보니 이런저런 고민들도 생기더라구여.
특히 오늘 제 머리를 아프게 하는 건 (전엔 단순하게 생각했던)
아이에게 일기쓰기를 어떻게 지도할 것인가.. 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지도란 '기술적인 쓰기'가 아닌
근본적인 이유인 "왜" 일기를 써야 하나..
일기쓰기 전 소재를 선정하고 아이의 사고를 끌어낼 때 "어떻게" 도입하는냐..입니다.
(유치원 선생님이나 미술학원 선생님의 자질도 바로 '수업도입부'에서 결정나잖아요.
가르치는 내용이야 다 비슷비슷할수 있어도.. 수업 들어가기 직전 도입부를 선생님이 어떤 맨트로 어떻게 아이의 머리를 딱!! 쳐주면서 사고와 관심을 끌어내느냐가 그 수업의 질을 99,999% 결정짓는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일기를 왜 매일 써야한다고 아이에게 설득하고 시동 거세요?
전 저도 잘 모르겠거든요.
사실 잘 알죠. ㅋㅋ
아이의 사고력, 표현력, 논리력, 기억력, 창의력을 확장시키는 너무 좋은 tool 이니까요..
게다가 영어일기는 아이를 영어로 사고하고 표현하게 하니까요.
그런데 이거 애들한텐 어떻게 이해시키셔요?
전 작년(6세 여름) 우격다짐으로 밀어붙였던 (사실 부작용 두려워하며 조심스레 밀어부쳤던..) 일기쓰기 덕분에 두툼?한 일기장 하나 건졌습니다. 자기가 썼던 일기장 붙잡고 낄낄거리면서 읽는 애를 보면서 "거봐. 웃끼지? 네가 여섯살때 이런 생각하고 살았어. ㅋㅋ"너 여덞살때도 일곱살때 니가 무슨 생각했고 어떤 일이 있었는지 읽으면 무지 재미있겠지?" 하면서 일기 쓰자고 꼬십니다. 그게 약발이 먹히는 경우도 꽤 있었구여.
그것도 안통하는 날이 종종 있습니다.
쓰기를 아직도 힘들어 하는 아이기 때문에, 한동안 제가 많이 썼던 레파토리가....
"민규야, 너 여섯살때는 인라인 잘 못타서 인라인 신고 걷기도 힘들고 그랬지. 많이 넘어지고. 그런데 잘 못타니까 힘들다고,, 자꾸 넘어진다고 '에이. 힘들어. 안탈래.' 하면 지금처럼 잘 탈 수 있었겠냐? 넘어지고.. 잘 못타서 힘들어도 자꾸자꾸 땀흘려서 열.씸.히 '연습'을 했던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 잘타는거 아냐. 특공무술도 마찬가지고. 니 배에 새겨진 왕 자도 마찬가지고. 너 윗몸일으키기 하고 다리들어올리기 운동할 때 무지 힘들지? 땀나지? 그때마다 니가 '힘들어. 오늘 안해' 했어? 아니지. 힘들지만 참고 매일매일 했지. 그래서 지금 튼튼한 몸을 만들었잖아. 그치?" ㅎㅎㅎㅎ (쓰면서 자랑 무지 한다ㅋㅋ) 이겁니다.
"쓰기도 마찬가지야. 처음에는 글씨고 삐뚤빼뚤... 많이 안써보고 연습을 안했으니까 쓰는게 당연히 힘들지. 처음 인라인 탔을때처럼. 그렇다고 포기하면 평생 쓰는게 힘들어. 그런데 하루 연습하고 이틀 연습하고.. 계속 연습하다보면 쓰는게 너무 쉬워. 너 선주누나 영주누나 (사촌누나들인데. 초2,4. 애네들은 같이 여행가면 꼭 일기장 가져와서 무슨 게임하듯 일기쓰고 놀거든요) 봤지? 한바닥이나 되는 일기장을 순식간에 다 써내려가는거. 그렇게 쉬워. 그림그리고 색칠하는거보다 더 쉽게 된다구. 너도 조금만 힘든거 참고 연습하면 되는거야." 합니다. 정말 장황하고 눈물겨운 설득 아닙니꺼? -.-;;
이 방법도 꽤 잘 통합니다.
씩 웃으면서 책상에 앉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안통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졸린 날. 컨디션 안좋은 날.
민규왈 : "엄마, 지금 일기 쓸 때야? 지금 일기를 꼭 써야겠어? 나 지금 이거 색칠하고 있는거 안보여?"
엄마왈 : "야, 너 솔찍히 얘기해봐. 너 글씨 쓰는거 힘들어서 그러지?"
민규왈 : "그거 아니거든!!" (자존심은 무지 세죠..)
엄마왈 : "야, 너 그럼 생각하지 싫어서 그러지? 머리 쓰면서 생각해서 똑똑해지는거고 뭐고 다 귀찮지? 너 그렇게 brain 안 쓰다가 바보 되면 우쨔냐..?"
민규왈 : "나 생각하기 싫어서 그런거 아니거든. 나 팔이 너무 아파서 그런거야. 그걸 몰라?" (아니,, 한시간동안 팔떨어지게 색칠하면서는 그림그리는 녀석이 할 말임꺼. ㅋㅋ)
그리고 결정적으로 한마디 : "그리고 엄마, 나 어제 일요일인데 일기 쓴거 잊었어? 그러니까 오늘은 안써도 되지." (일기는 이틀걸러 한번 쓰기로 약속했거든요. 주말은 특별한 사건 없으면 노는걸루다. 0,0)
아무튼 애가 커갈수록 '이유(동기)'를 정확하게 이해시킬 필요성을 더 많이 느끼게 됩니다.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제가 십수년 일기기록을 습관한 한 계획녀?기 때문에
아이에게 일기의 '힘'(효과)을 제 나름대로의 논리로 설명해주곤 합니다만..
그래도 미취학 아이들에게, 남자아이에겐 먼 산 인가 봅니다.
저희 시누 애들보니까 일기를 처음 쓰기 시작한 초등 1학년때에는 한줄 한줄 늘여가는걸 너무 힘들어 하더라구여. 그랬던 아이가 2학년으로 올라가니까 180도 바뀌더군요. 말슴드린대로 여행가서도 꼭 일기장을 가져가서 그때그때의 느낌과 감정을 거침없이 후루룩 써내려 가요. 다 때가 되면 한다더니 그말인지... 반년사이의 변화가 너무 커서 믿기지 않을정도구여.
그리고 또 한가지..
영어일기에 대한 여러 다양한 경험담들 재미있게 보고 배우고 있는 중입니다.
그중 하나가.. 샘플영어일기를 베껴쓰는 방법이 저 개인적으로는 '기술적인 쓰기'실력 향상에는 의심할 여지없이 효과적이지만.. 혹시 이것이 틀에박힌 일기.. 일기란 이런것..이란 또다른 재미없는 틀을 만드는 건 아닌지 약간 걱정이 됩니다. 아이의 자유로운 사고와 표현을 가로막진 않을까 염려스럽기도 하구여.
제가 아이에게 바로 영어일기를 시도하지 않고, 아이에게 모국어인 한국어로 자기가 쓰고 싶은 생각을 일기장에 마음껏 풀어 놓게 하고, 저랑 영어로 번역하는 방법을 시도하게 된 것도 아이의 '생각 끌어내기'가 최대한 방해받지 않기 위해서였거든요.. 한국어로 쓰는 일기는 책상 구석에서 저는 못보게 하고 혼자 후루룩 쓰니까요. 그 날 일기에 쓸 소재를 찾고.. 그 소재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참 황금같은 시간이구여..
다른분들은 일기쓰기 전에 아이와 무슨 대화를 어떻게 나누시는지요?
아이의 사고를, 관심을 어떻게 끌어내시는지요?
일기쓰기 소재 얼마나 다양하게 제시해 주시는지요?
아이가 일기 왜 써야하는데? 하시면 뭐라 대답하시는지요?
많은 경험담과 생각들 나눴으면 합니다..
(뽀나스)
■ "미래의 집에 가볼까" (노벨, 생활사회활탐구 중) 를 읽고나서...
책 읽고나서 나눈 대화를 일기에 적어봤어요.
민규가 팔아푸다고 엄살떨어서 반 이상을 제가 왼손으로 쓰고,
나머지는 민규가 오른손으로 썼어요. ^^
Writen by 민규
제목 : 내가 비는 소원
1. 저절로 알아서 하는 청소로봇
2. 비누없이 손을 깨끗이 씻어주는 수돗물
3. 바퀴가 없이 공중을 떠다니는 자동차
4. 우리가 인라인스케이트 타서 너무 더울때 집에 있는 선풍기가 날아와서 나를 시원하게 해주는거
5. 날씨가 더울때 내 몸을 시원하게 해주고 날씨가 너무 추울때 내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특수한 옷
6. 밖이 깜깜해지면 저절로 밝아지는 전등. 그런데 '꺼져'하면 꺼지는 전등.
2. 비누없이 손을 깨끗이 씻어주는 수돗물
3. 바퀴가 없이 공중을 떠다니는 자동차
4. 우리가 인라인스케이트 타서 너무 더울때 집에 있는 선풍기가 날아와서 나를 시원하게 해주는거
5. 날씨가 더울때 내 몸을 시원하게 해주고 날씨가 너무 추울때 내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특수한 옷
6. 밖이 깜깜해지면 저절로 밝아지는 전등. 그런데 '꺼져'하면 꺼지는 전등.
ㅋㅋㅋ '꺼져!'하면 꺼지는 전등에서 뒤집어 졌슴다. 푸하하하....
Translated by 민규 & 엄마
Title : My wish list
1. Cleaning robot that is cleaning my house all by itself
2. Special water that is washing my hands without soap
3. Flying car that is moving above the ground without wheels
4. Portable air conditioner that I can use while I'm inline skating
5. Special clothes that is cooling my body when it's hot, or heating my body when it's cold.
6. Smart lamp that is turning on automatically when it's dark outside.
■ 치과 간 날 : 이날 일기쓰기 싫어서 몸이 비비 꼬였더랬습니다. ^^
그림이 너무 웃겨서 ㅎㅎㅎㅎㅎ 혼자보기 아까와서 퍼왔어요. ㅋㅋ
Writen by 민규
제목 : 이빨빼기대장
오늘 치과에 갔다. 이를 뽀밨다.
조금 아플것 같았는데, 하나도 안아팠다.
그리고 영구치가 났다. 생일축하해 영구치!
조금 아플것 같았는데, 하나도 안아팠다.
그리고 영구치가 났다. 생일축하해 영구치!
Translated by 민규 & 민규맘
title : loose tooth
I have a loose tooth.
So I went to the hospital to pull it out.
The doctor(dentist) put some jelly on my gum.
I thought he was going to give me a shot!
But it was not, just sweet jelly.
After a while, doctor pulled out my tooth.
I though it would be hurt a lot, but it was not very hurt.
More importantly, I got new adult tooth!
Happy birthday new adult tooth!
So I went to the hospital to pull it out.
The doctor(dentist) put some jelly on my gum.
I thought he was going to give me a shot!
But it was not, just sweet jelly.
After a while, doctor pulled out my tooth.
I though it would be hurt a lot, but it was not very hurt.
More importantly, I got new adult tooth!
Happy birthday new adult tooth!
Jiny 
일기쓰기, 왜 맨날 해야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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