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도서관 이야기...0617 2005-09-09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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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월요일을 기점으로 내가 이용하는 도서관이 모두 네 곳이 되었다.
작정하고 간 일이 아니었는데 그리 되고 보니 기분이 새롭다.  
 

 

석수도서관-명실상부한 안양 최고의 도서관

 

 

개관을 하고 얼마 안되어 갔다. 기억으로는 12월의 어느 날이었다.

산 중턱에 자리잡은 도서관은 아직 제 모습을 갖추었다고 말하기 힘들었다.

그래도 그 위용은 당당하여 작은 도서관에 길들여진 나는 조금 겁났고 조금 부담스러웠다.

서가에 책들이 절반 이상 비어있었지만

일단 모든 책들이 새책인 것도 손때 묻은 책에 익숙한 나로서는 그것까지 낯설었다.

그래도 어린이실은 포근하고 좋았다.

다만 새건물 특유의 냄새가 있어 불편했던 겨울이었다. 

집에서는 좀처럼 가기 힘든 코스였으나

품앗이로 친해진 친구와 언니가 있어 자주 가지 않으면서도 정겹게 느껴졌다.

 

올해들어 혼자 갈 일이 많아지면서 여유롭게 바라보는 도서관은

역시 명실상부한 안양 최고의 도서관이었다.

먼저 터치스크린 방식의 열람식 좌석표가 편리하고 신기했는데

그렇게 올라간 열람실 또한 쾌적했다.

디지털실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노트북석, DVD석, VTR시청, LAB석, 인터넷, 문서편집, 이미지편집 등

각각의 코너가 세분화되어 있었다.

어디 그 뿐인가 어린이실은 도서가 차곡차곡 정리가 잘 되어 있었고

대출실에도 책이 그득했다.

그저 보기만 해도 마음이 불렀다.

친절한 식당은 덤이다^^

길이 멀고 험해도 하루 나들이코스로 제격이다.

각종 프로그램도 풍성하다^^

 

 


평촌도서관-아, 이 부족하고 허전한 느낌이여~!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곳이다.

그래서 동종의 책이 많지만 그만큼 낡았다.

그런데 더욱 심각한 문제는 다소 불친절한 사서님들이다.

과중한 업무에 시달려서 그려려니 하면서도 매번 조금씩 속이 상해서 나온다.

의자를 돌려 화장을 고치는 일이 왜 그렇게 자주인지,

왜 그렇게 사무적으로 이용자를 대하는지,

마음의 양식이 책이라고 말하는 도서관 사람들이 왜 책을 함부로 다루는지...

나는 애석하게 이곳에서 단 한번도 책을 읽는 사서를 보지 못했다.

아마도 내가 갈 때만 그랬는 지는 나도 모르겠다^^;

열람실도 턱없이 부족한지 늘 로비에 마련된 대기자석에서

사람들이 코를 박고 기다리고 있는 모습도 안쓰럽다.

다만 한가지, 밖으로 나가면 바로 공원이 옆에 있어 속타는 마음을 달랠 수 있다.

 


호계도서관-새로이 발길을 옮긴 곳

 

 

안양에는 시립도서관이 모두 네 곳이다.

얼마전에 호계도서관까지 이용하면서 나는 네 곳의 도서관을 모두 이용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내 직할? 도서관에서 12권, 나머지 도서관에서 6권씩해서 18권하여

나는 2주일에 모두 30권의 책을 볼 수 있다.

한 달에 백권쯤 대출이 되는 미국이나 캐나다에 비할 바가 못되나

내 적은 독서량을 생각할 때 충분히 차고 넘친다.

 

호계도서관은 몇 달전에

어린이실의 유아실을 정비했다는 소식을 지인을 통해 들으면서

가보고 싶은 곳이 되었다.

우연히 도서관에서의 일정이 있어 간 김에 어린이실에 가서 책도 빌리게 되었다.

유아실에는 커다란 물고기 모양의 책상이 두 개 놓여있었다.

초등학생들은 어린이실 책상에 앉아 책을 읽고

유아들은 엄마와 유아실에서 책을 읽도록 마련된 것이다.

방음시설은 안되어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도서관에서의 공공질서를 생각할 때 그쯤은 이해되었다. 사실 처음 이요을 하기 시작한 곳이라 아직 여기저기 둘러보지 못해서 더 할말이 없다^^;;

 

만안도서관-내 작고 아름다운 도서관이여~! 

사실 만안도서관은 말하고 싶지 않다.

너무 좋아서 숨기고 싶은 마음이다^^

안양에서 제일 오래된 이 도서관의 매력을 나는 오랜 시간을 통해 체득했다.

따지고 보면 나는 이미 중학생 시절부터 이 곳엘 왔던 것이다.

학교와의 거리가 가까워 시험 기간이면 이 곳에 와서 공부를 했던 기억이 가물거린다.

아 물론 그 때는 도서관이라기보다는 독서실에 가까운 곳이었다^^;

 

만안도서관은 작다.

위에 소개한 도서관 중 가장 작을지 모른다.

그래도 책이 부족했던 적은 없었다.

없는 책은 신청을 하고 다른 도서관에서 빌려도 보고 아니면 사서도 보면 된다.

원하는 책이 없어도 짜증이 나지 않는 나의 도서관이다.

 

날아라 책벌레 독서세미나를 이곳에서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올라다니냐고 놀라워했다.

그랬나...좀 비탈이 심하긴하다...

그래도 그 길을 은송이 유모차에 태우고 은창이 걸려 힘든 줄도 모르고 열심히 다녔다.

다니면서 어줍잖게 시스템 개선을 요구하며 시위 비슷한 것을 하기도 해서

잠깐은 사서님들께 미안한 마음도 있었다.

그런데 열린 자세로 노력하는 도서관측의 노력으로 잘 해결이 되었을 때

그제서야 나는 참 많이 미안했다.

내게는 분명히 명분이 있었던 일이었지만

사람 일이라는 게 어찌 칼로 무 자르듯이 정확하고 단호할 수만 있단 말인가.

문제는 해결되었지만 내 마음의 짐이 새로이 안겨졌다.

갈 때마다 웃는 얼굴로 인사를 하고 가끔 빵을 건네고 고구마를 건네면서 사서님들께 다가갔다.

만안도서관의 가장 큰 장점은

다른 도서관보다  사서님들이 친절하다는 것임을 나중에서야 깨달았다.

내게 특별한 혜택을 부여해서가 아니다.

같은 일을 즐거움과 섬기는 모습으로 하는 것뿐이다.

아름다운 모습을 자신이 가꾸는 것이지 다른 사람이 부여하는 것이 아니다.

더욱이 은창이가 정기적으로 도서관을 이용하는 날이면

사서님의 도움을 절실히 느낀다.

그저 지나가는 말일지언정 “엄마 오실 때까지 책 읽을래?” 하는 말은

머쓱해하는 녀석을 안심시키기에 충분했다.

걱정이 되어 어린이실로 전화를 걸면

내 이름을 말하지 않아도 알아듣고 은창이를 바꿔주신다.

고맙고 행복하다.

대출한 책 한 권이 아무리 찾아도 없길래 결국 사갔더니

나보다 더 안타까워하면서 어쩌지를 못하는 모습을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이다.

 

물론 이곳에도 좀 감당하기 힘든 사서님이 한 분 계시기는 하다.

개인적인 전화를 큰소리로 받는 이 분에게 조용히 해주십사 말하고 싶은 날이 있기도 하다.

동료 사서님이 나가서 받으라고 할 정도면 내가 너무 까다로운 것이 아니겠지? ㅋㅋ



도서관이 있어 행복하고 즐겁다.

내가 사는 곳에서 단 몇 십분이면 이르는 곳에 도서관이 네 개나 있다.

마치 나를 위해 그곳에 있는 것만 같다.

비록 내 마음에 꼭 드는 도서관이 아니면 어떠한가.

달콤한 것만이 능사가 아닐진대

내가 만나는 책들과 사람들을 통해 나는 반성도 하고 성장도 한다.

도서관에서 기적의 학습법이 이루어지지 않아도 좋다.

그저 그곳에서 내 마음이 풍요롭고 커지길 바란다.

그래서 이십년, 삼십년 뒤에도 그 자리에서 여전히 책을 읽고 싶다.

 

참 평촌에 어린이도서관이 생긴다는 소식을 전부터 들었다.

이용자들에게 쾌적하고 즐거운 책여행이 될 것 같아서 벌써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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