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큰아이 유치원에서
영어동화일일수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평소 남과 쉽게 어울리지 못하고
대범하지 못한 아이에게 조금이라도
힘을 실어주고자 자청해서 하겟노라 했지요^^
일주일 전에야 공지된 사항이라
준비할 시간이 넉넉치는 못했습니다
허나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주위에서 걱정하는 시선을 모두 물리치고
저는 일을 벌였던 겁니다...
손치인지라 그림자료도 친구에게 부탁하고
(그 친구 거절도 못하는 착한 사람이라 다행이었지요
만나기 하루 전에 덜컥 부탁을 했으니...)
진행멘트도 영님과 또 친구에게 부탁을 해서는
일단 대강의 준비는 해두었다가
겨우 어제 밤에야 연습을 하는데...
뭐 잘한다고는 볼 수 없었지만
그런대로 만족스럽다 생각하면서
새벽 2시나 되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드디어 결전의 날은 밝고...
은창이 유치원 먼저 보내고
은송이 씻겨 택시를 타고
유치원에 도착...
아 그런데 책이 없는 겁니다...
아침에 한번 더 본다고
화장실에 들고 갔던 게 화근이엇습니다
타고 온 택시는 좌회전 신호를 저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저는 일단 유치원에 전화해서
한 이십분쯤 늦는다고 사정을 구했습니다
그리고 좌회전해서 가는 택시를 보면서
다음 택시를 잡아 탔습니다
기사님께 급한 볼일이 생겨 그러니
집앞까지 부탁을 드리고 잠시
기다려 달라고 했는데...
우와...이젠 열쇠가 없는 겁니다
아마도 유치원 갈때 타고간
택시에 흘린 듯 싶었습니다
그걸 뛰어가서 탔어야 했는데...
어째튼 일단 타고온 택시를 보내고
현관문에 붙어있는 열쇠집스티커를 보고
급히 전화를 해서 와달라 했습니다
정말이지 일분일분이 한시간처럼 느껴졌습니다
아 근데 오분이 지났는데
(오분 안에 올 수 있다 했거든요..)
아직 소식이 없는 겁니다
다시 전화했더니
글쎄 저희 집 진입로에서 재활용수거차가
있어서 진입을 못하고 잇다더군요
나가보니 정말 느림보 거북이같은 수거차가
세월아 네월아 하면서 뒤에 열쇠집 다마스를
약올리고 있더군요...
제가 하도 독촉을 했더니
열쇠아저씨도 긴장을 했는지 그러더군요
"아 잘 열리는데 왜 이렇게 안돼...이거..."
결국 열고는 화장실에서
바람처럼 문제의 책 "TITCH"를 낚아채고는
택시를 타고 유치원에 도착하니
딱 오분 늦었습니다
그 수많은 일에 비해
정말 마무리는 잘 된 셈이라
자위하며
숨을 한번 크게 쉬고는
보무도 당당하게
"Hi, everyone..."하며
입장을 했더랬습니다...
수업은 이 모든 사건 속에서도
신기하게도 잘 진행되었습니다
아이들이 의외로 잘 호응해 주었고
집중도 잘 하여
멘트 하나 빼먹은 일 없이
잘 마무리 되었답니다...
잠힌 문 여느라 출장비 만원에
오고가고 또 오느랴 택시비 한 육칠천원에..
나중에 집에 가려고 보니
오백원짜리 동전 하나와 십원짜리 몇개 있더군요
뜨거운 햇살 아래 칭얼대는 은송이 업고
두 정거장 거리의 은행까지 가고
집에 왔더니 은송이는 곯아 떨어지고
저는 그제서야 정신이 들어
긴장이 확 풀렸습니다
집에 오는 동안내내
긴장을 늦출 수가 없었으니..
비상키도 없어 문도 잠그지 않고
유치원에 갔었는데
혹 뭔가 잘못되지 않았을까 싶었거든요
그야말로 좌충우돌의 한나절이었습니다
매사 덜렁거리지 말라고
남편이 그리도 신신당부를 하건만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제 못된 버릇에 일격을 가하는
일이 벌어졌으니
아마 당분간은 두번세번 챙길 물건을
확인하는 모습이겠지요
다행히 다짐(화내지 않겠다는)을 받고서
전후사정을 얘기했더니
남편이 저녁에 들어오면서
열쇠를 복사해 오겠다는군요...
하지만 두차례(사실은 벌써 열쇠분실 전과가 있답니다)
에 걸친 사고로
금쪽같은 은창/은송이의 백일기념사진은
이 세상을 헤매이다
찬바람 휘잉~부는 낯선 장소에
버려질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착잡하기 그지 없습니다...
부디 쑥쑥맘들~
저처럼 덜렁대지 마시고
매사에 조신하게 행동하소서..ㅠㅠㅠㅠㅠ

쑥쑥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