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 밴쿠버 각 학교의 4,7,10학년 성적을 비교하고 나서..

아파트 내의 실외 수영장에서 자랑이..

1년에 한번씩, 4, 7, 10학년들을 대상으로 BC(British Columbia-Vancouver시를 포함하는 주입니다)주에서 시험을 칩니다. 과목은, 읽기능력, 작문, 수학입니다.

제 딸은 지금 5학년인데, 작년에 시험본 결과를 어제 가져왔더군요. 리포트는 세 레벨로 나누어져 있구요, 기대치 미달, 기대치에 미침, 기대치를 넘음(죄송합니다. 번역이 엉망이라..여기 원어로..: Not Yet Within Expectations, Meets Expectations, Exceeds Expectations)

읽기 능력(Reading Comprehension): Meets Expections
작문(Writing): Meets Expectations
수학(Numeracy): 이건 요상하게 두개 사이에 걸쳐 있네요. Meets expections 에 막대가 반이 걸쳐있구요, 그 나머지 반은, Exceeds Expectations에 걸쳐 있구요.

작년에 한창 Rounding(어림수, 반올림 ) ,Pattern 등등 새로 배우는 수학 분야에서 어리둥절해 하면서 어려워 해서, 한번 집중해서 같이 잠깐 공부를 시켜 주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한참 수학을 힘겨워 하던때라, 너무 무리하지 말아라 하고 강요하지 않았었는데, 점수를 제법 잘 받은 모양입니다. 그리고 작문은 그 학년 아이들 100퍼센트가 모두 잘 했더군요. 문제는 읽고 이해하기 부분이 전체적으로 좀 떨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이곳 아이들이 주로 읽는 책이(제가 본 부분에 한해서 판단할때) 소설류(fiction)라서 그런지, 시험에 출제되는 에세이류의 읽기 능력이 조금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제 아이도, 소설류는 늘 달고 다니면서 읽지만, 다른 책들에는 크게 흥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니, 예문의 단락이 주어졌을때, 주제(main idea)가 무엇인지, 함축된 의미(inference)가 무엇인지 등등을 묻는 질문에 척척 답을 내지 못하는가봅니다.

주정부에서 부모에게 보내는 시험결과 리포트를 본 제 느낌은..뭐랄까...아이가 그냥 중간의 수준에 있다는게 좀 아쉽다는..전형적인 욕심많은 엄마의 표본이죠. ^^;;
하지만, 아이에게는 착한엄마처럼 이렇게 얘기해 주었습니다. "어, 이 리포트는 기쁨이가 학교에서 공부를 잘 하고 있다고 엄마한테 알려주고 있네."라구요. 아이의 만족스런 미소가 입가에 퍼지는 걸 보고, 잘했다고 제 등을 제가 쓰다듬었습니다. 겉과 속이 다른..

해서, 아이에게 말해준 것과는 달리 제 속에서는 어떻게 하면, 아이의 능력을 좀 더 끌어올릴 수 있을까 고민하느라, 머리에서 열이 나고 있습니다.

주정부에서는 또한 각 지역별, 학교별로 이 시험 점수를 분석하고 비교해서, 인터넷과 공공 신문에 공개를 합니다. 각 지역의 성적차가 확연하게 비교가 되는 순간이지요. 저도 적혀진 웹사이트에 들어가서 제 아이가 다니는 학교의 수준을 다른 학교들과 비교해 보았습니다.

역시 경제적인 수준이 높은 지역일수록 아이들의 성적은 확연하게 높았습니다. 그곳에는 공립, 사립학교 모두 큰 차이 없이 뛰어난 성적을 자랑하고 있었구요, 특히 매우 뛰어난 학생들의 숫자비율이 다른 지역보다 높았습니다. 저희가 사는 지역은 그 정도는 아니라도 타지역에 비해 낮지 않은 고점수를 나타냈는데, 제 아이의 학교는 이 지역에서도 조금 낮은 점수를 냈더군요. 대개의 지역에서는 공립보다 사립학교들이 월등하게 좋은 성적을 보였습니다.

그 이유를 저는 현재 이곳의 Primary(유치원-3학년) 교육이 child-centered방식을 아직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나름대로 분석을 합니다. 아이들에게 환경적 자극과 주입식 교육을 동시에 하기보다, 주입식 교육의 비율을 매우 낮추고, 교육환경을 주로 제공해 줌으로써 아이들 스스로가 원리와 이치를 깨달아 가게 한다는 방침입니다.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아이들은 지능이 좋고, 충분한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 phonics나 산수능력등을 길러주지 않았기 때문에 3학년때까지도 책을 못 읽고 열등생 대열에 끼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사실 1-2개월만 투자해서 1학년때 한번만 가르쳐 주면, 나머지 2-3학년, 그 이후까지 더 많은 책을 읽고, 더 많은 수학의 맛을 경험할 수도 있을것을, 소수의 child-centered education방침에 부합하는 아이를 위해, 더 많은 '주입식 병행교육'이 필요한 아이들이 희생을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무리 선생님 개인이 그 방침에 불만이 있다해도 정부방침을 거슬러서 행동할 수가 없기 때문에, 그저 앞뒤가 안맞는 교육을 강행하고 있는 실정이지요.

그러나 사립 학교는 자신들 나름대로, 교장의 교육방침에 따라 커리큘럼을 정할 수 있기 때문에, 공립학교보다 성적이 높을 수도 있을겁니다. 공립이라도 사립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학교일 경우는, 학생들 개개인의 가정경제가 넉넉해서 사교육이나 다른 학교외 활동을 통해서 부모들이 아이들을 뒷받침 해 주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개인적인 생각도 듭니다.

그러니, 한국엄마들처럼, (그리고 중국인 엄마들의 교육열은 한국엄마들의 그것을 능가합니다) 아이들을 어릴 때부터 알파벳과 산수능력 기르기 등으로 가르치고 자극을 준 경우에는, 그렇지 못한 다른 아이들(학교 교육에만 전적으로 의존한)보다 눈에 띄게 자신있고, 월등한 학업능력을 아이들이 갖게 되는 것이지요.

초등학교에서 잘 하는 것은 크게 중요한게 아니라고 늘 되씹어가면서, 조바심을 삼키곤 했는데, 이 타고난 1등 신드롬은 아무래도 지병인가봅니다. ㅡ.ㅡ.. 그렇다고 안 되는 아이를 붙들고 갖은 스트레스를 줄 수는 없고 말입니다. 그저 최소한, 아이가 숙제나 시험공부를 하면서 모르는 것을 엄마인 나에게 가지고 왔을때, 어렵지 않게 가르쳐 줄 수 있는 정도의 기초실력이나 갖추고 있어야겠습니다. 때때로 아이가 뭘 할지 몰라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잡을 수 있는 만큼의 관심과, 그럴때, 아이의 다음 갈 방향을 제시해 주고, 아이 스스로 동기부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부모가 되어야할텐데...그것 역시 부모로서 끊임없는 자기개발의 과정이 있어야만 가능하겠죠?

집토끼의 다이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