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몇 달째 계속되는 이순신 사랑입니다.
텔레비전 드라마가 먼저 녀석을 자극했는지 책이 앞섰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습니다. 다만 우리집 공식 텔레비전시청 시간이 주말, 그것도 평소에는 잠잘 시간인 9시 30분으로 고정되고 그 주말을 뺀 나날은 이순신 관련책들이 뒹굴고 있습니다.
제가 실제로 만나는 여러 아이들과 여기 쑥쑥에서만도 보면 정말 독서력이 높은 아이들이 부지기수입니다. 은창이의 평범한 독서태도나 독서력이 문제될 것은 없지만 그래도 가끔은 욕심이 나는 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딱 평균....딱 평범.... 제가 보기에는 이것에서 한치도 어긋남이 없는 것이 신기할 뿐입니다^^;;
그런 은창인데....어느 날 이상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가 읽는 이순신 관련책들이 이상했습니다. 은창이를 위해 가져온 책들이 아닌데 녀석이 읽고 있습니다. 읽고 서평을 위해 빌려온 책들을 저보다 녀석이 먼저 읽고 더 오래 읽어서 결국 사게 되었습니다.
이순신 이야기는 책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그림을 즐기지 않는 녀석이 거북선과 판옥선을 그리고 일기에 이순신에 대한 절절한 마음과 원균을 향한 미움이 켜켜히 쌓여만 갑니다. 제가 아무리 원균에 대한 편견없는 시각을 위해 이러니 저러니 말을 하지만 단순한 은창이는 엄마조차 이상스레 쳐다봅니다^^; 하긴 저 역시 원균의 무모하기만 했던 용기와 어쩔 수 없었겠지만 이순신을 향한 질투의 모습을 아무래도 좋아하기란 힘이 듭니다... 최근에는 원균보다는 선조한테 분노가 일어 씩씩대고 있는 어미와 아들입니다...
지난 주말에도 불멸의 이순신을 보았는데 말똥말똥한 눈으로 우리를 쳐다보는 은송이를 뒤로 한 채 우리는 엉엉 울고야 말았습니다. 죄인의 자리로 추락하는 그 순간까지도 그 올곧은 모습이라니... 하얀 저고리 바지에 짚신을 신은 장군의 모습에 그야말로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초라한 백성들의 울부짖음이 그의 뒤를 따를 때 우리도 이미 그 안에 있었던 것입니다. 은창이는 꺼이꺼이 울어서 눈이 충혈되었습니다....
그렇게 주말이 지났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은창이는 이순신책을 봅니다.
“엄마..우리나라 대포는 둥근데 여기 이 그림에서는 꼭 화살같아...”
“엄마...이순신 장군은 어렸을 때 키도 작고 어렸는데도 용감하고 씩씩했대...”
“안택선(일본의 배)보다 우리 판옥선이 훨씬 멋지다...그치?”
은창이가 침몰한 책들입니다..
난중일기-파란자전거/서울문화사/효리원
용감한 장수 이순신-한국어린이육영회
도서관에서 빌렸는데 검색이 안되네요..
바다전쟁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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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선-랜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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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살아있는 한국사 교과서
덕분에 엄마가 보게 된 책..
이순신을 만든 사람들-한겨레신문사
역사 재조명이라는 시대의 흐름에 비춰볼 때 우리의 단순하고 조금은 편파적인 모습이 국수주의나 애국지상주의가 아닐까도 염려했었습니다. 제가 참여하는 책연구회에서도 갑론을박을 하지만 결론은 지구촌의 한사람으로 사는 것 이상으로 점점 쇠락해져가는 애국심도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전쟁나면 이민(도망)가면 된다고 거리낌없이 말하는 이 시대의 아이들을 생각하건대 다른 무엇보다도 애국심 교육?은 절실한 지경이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더구나 서방의 힘센 나라들은 더욱더 애국심 고취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 마당 아닙니까...
제가 아직까지도 최고의 드라마라고 생각하는 것은 여명의 눈동자입니다. 그 드라마 중에서 생생하게 기억하는 몇 장면 중 하나는 고현정(극중 이름이 기억나지 않음^^;)이 장하림에게 이런 말을 하는 장면입니다.
“...시베리아 벌판을 몇 날 며칠 달리고 달렸어요.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그 넓은 곳을 달리면서 조선을 생각했어요. 그 좁은 땅덩어리에서 서로 싸우고 미워하고 죽이는 못난 민족... 나는 그런 조선이 싫었어요. (그래서 아마 소련스파이가 되었지요?) 그렇게 한없이 달리다가 어느 간이역에서 잠시 쉬게 되었어요. 등 뒤로 ‘아유...날씨 더럽게 춥네...’ 하는 말이 들렸어요. 조선 사람이었어요.... 갑자기 울음이 터졌어요.... 여옥씨가 당신에게 그런 존재인가요? 조국같은 존재인가요?”
장하림은 고개를 끄덕였지요^^
조국이란 내가 떨쳐버릴려고 애쓴다고 그렇게 되어지지 않는 것이라는 그 말이 그 때나 지금이나 제 가슴에 커다란 울림으로 있네요. 제가 비록 지극한 애국자는 아닌데도 말입니다..
이순신을 만나면서 조국을 생각한다면 지나친 감상적인가요? 후후...
역사 이래 반복적으로 나라와 사회가 갖는 모순에 많이 화가 나고 울화가 치밀지만(이순신 휘하의 다른 장수나 백성들처럼 말이지요^^) 이순신의 처연한 모습에 저의 파라락하는 얄팍한 분노가 오히려 부끄럽게 느껴집니다.
아들 녀석 때문에 빠진 이순신에 여러 생각이 많은 요즘입니다. 저도 그처럼 훌륭한 사람은 못될지언정 그런 사람 가슴에 담고 자세를 바르게 하면서 살고 싶습니다...
참 그거...아세요? 현재까지 알려진 이순신 영정 네 개가 모두 후대의 화가가 그린 것인데 그것마다 사연이 많답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빨간 관복을 입고 있는 따스한 모습의 영정은 장우성 화백이 그린 것이랍니다. 이 영정이 현재까기 표준 영정으로 널리 알려진 것이지요. 이 외에 시대의 요구?에 의해 눈꼬리가 위로 확 올라간 무서운 모습의 영정도 있답니다^^
나란히 올리고 싶은데...제 능력 밖이네요^^;
불멸의 이순신에 고무된 은창이...제 핸드폰 아바타와 대기화면 글씨도 도 이렇게 바꾸었습니다.
불사조 (오누이맘) ~~ 끙~
아바타는 까만 선글라스를 끼워놓은 것이...마치 대남공작을 위해 급파된 분 같습니다...ㅋㅋ


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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