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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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같은 고민을 안고 있어 말씀드려요. 우리 딸도 학원에 보낸적은 없지만, 한국에서 3살때부터 영어동화 매일 읽히고, 다양한 액티비티 같이하고 해서 초등 1학년때 영어실력은 남들보다 앞섰어요. 그런데 책을 줄줄 읽으면서도 왜 그렇게 말은 안 되는지...필리핀에 와서 놀란 것은 두가지..첫째는 그동안 읽은 동화의 위력, 놀라운 영어 적응력이구요, 두번째는 채 1년도 되지 않아 영어로 수다를 떨어대는 그 모습...
사실 씁쓸하기까지 했어요. 명색이 영어선생님으로 같은 아이들을 3-4년씩 가르쳐도 늘 '말하기' 부분에서는 한계를 느끼곤 했는데...말은 '환경'에서 시작된다는 말이 소름끼치게 와 닿더라구요.
그러나 가끔 토종 출신의 유창한 영어실력을 자랑하는 아이들을 보면 또 '무슨 노하우'가 있길래 싶어져서 귀를 세우죠. 제가 그 부분에 너무 한이 맺혀 제 논문도 '말하기'에 관련된 주제를 잡았답니다.
제가 권하고 싶은 방법은, 아이가 읽기, 듣기, 쓰기의 실력이 어느 정도 있는 경우, "Role Play"를 적극 권하고 싶어요. 역할 극하면 다양한 방법이 있는데요...주로 학교에서는 스토리북 등을 읽고 간단한 각본을 짜서 역할을 나누어 연습하는 방법을 쓰지요. 좀 더 적극적인 방법은 특정한 상황을 설정하고 거기에 맞는 대화를 자기의 영어수준에 맞게 만드는거예요.
일단 수빈맘 님의 딸을 위해 기본이 되는 회화책을 정하고, 주제별로 나와 있는 대화내용 이나 기본 문장을 익힌 후에, 자기 자신 만의 대본을 만들도록 유도해 보세요. 예를 들어 Greeting에 대한 내용에서는 책에서는 정말 기본이 되는 소개문구를 다루잖아요. 그런데 아이들이 실제 나누는 말은 좀 다르거든요.
친구이름을 실제 적게하고, 처음 만난 상황이나, 다른 특정한 상황을 설정하게 한 후 대본을 만들게 하는 거예요.
그런데 주의하실 점은 ...한글로 먼저 쓰게 하거나 일일히 한글로 말하게 한 후 영어로 적게 하는 방법은 정말 금해야 해요. 습관은 무섭거든요. 아시죠? 저희들 세대...머리 속에서 한글로 만들고 다시 번역하는 작업..자기가 배운 수준에서 쓰게 하세요. 어떤 아이들은 대본을 쓰라고 하면 무리하게 하고 싶은 말을 다 영어로 옮기려고 하는데...그러면 수준에 안 맞는 영어대본이 나오게 되니 오히려 입에 딱 들어붙지 않아요.
예를 들면, 영어회화책에 나온 대본은....
Hi, My name is Elena. You sit next to me in class.
Yes. Hi. Nice to meet you.
Do you live in San Diago?
Yes, I live about two miles from here.
Nice talking with you.
다음은 저희 딸이 만들었던 대본이예요. 정말 다르죠.
I'm Sooyeon. I saw you in the playground yesterday.
Where?
LG Apartment, the playground in front of 113 Dong.
Do you live in 113 Dong?
No, I live in 125 Dong.
.....
영어교육이론에서 요즘 가장 강조되는 말은 Needs와 Wants예요. 아이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그리고 무엇이 필요한지를 알고 그것에 가깝게 접근해야 하는 건데요, 말하기에서는 이 원칙이 절대적인 것 같아요. 옛날에 우리가 영어를 배울때는 외국 사람들과 대화하기 위해서였잖아요. 그런데 지금 아이들은 자신의 모든 것을 표현하는 또 하나의 언어로 영어를 배워야 하잖아요. 자기 자신이 하고 싶은 말, 해야 하는 말을 배우고 싶어하는 건 당연하고, 그것을 잘 캐취해서 가르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아이들마다 needs와 wants는 다 다를 수 있으니..이렇게 간단한 대본도 얼마나 다를지 상상 해 보세요.
처음엔 문장 만들기에 어려움이 있더라도 꼭 자신의 이야기를 말하게 하세요. 짧아도 좋구요.
아이가 만든 대본 모두 엮어서 나중에 책으로 엮어주는거 잊지 마시구요.
캔디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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