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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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를 많이 본다고 해서 영어 실력이 어느날 쑥~ 자라는 건 아닌 것 같아요.
그저 우리같은 EFL 환경에서 원어민을 만나지 않고서 간편하게 생생한 영어를 들을 수 있는 도구가 되어주는 것일 뿐이지요. 다시 말해서.. 큰 기대 않고, 영화 자체를 즐겨야 할 것 같아요.
영화가 재미없고, 관심없는데 단지 영어공부를 목적으로 봐야 한다는 건 너무 갑갑하겠지요.
제 경우..순전 취미로 즐기던 dvd 보기를 통해 아이 영어가 조금씩 자라는 걸 느끼는데요...
제가 아이와 함께 보는 방법이라면.. 별거 없습니다만 적어 볼게요.
1. 엄마와 함께 봅니다. 저도 간혹 영화를 볼 자리만 마련해 주고 슬그머니 일어나 설거지를 한다거나..
옆에서 꾸벅꾸벅 졸거나 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런 경우는 엄마가 얻고자하는 목적(영어도 좀 얻었으면.. 하는)의 반의 반도 얻지 못하고 시간때우기가 되어버릴 수가 있어요. 될 수 있으면 러닝타임 내내 옆에서 같이 킬킬대 주고, 웃긴 대사는 같이 따라하기도 하고... 그런 공감대 형성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엄마의 적절한 추임새.. 이것이 포인트 같습니다. 혼자 보게 내버려 둘때는 웃긴 장면에서 별로 웃지도 않고 그러더라구요. 괜히 눈이 풀린 것 같이 보이기도 하구요...
2. 보고 싶다고 하는 걸 직접 고르게 하구요.... 자막 선택도 때로는 직접 하게 합니다.
저의 아이는 영어 자막을 가끔 원하더군요. 단어 스펠링이 궁금하대요. 그럴 때는 한번 정도 영어자막으로 보게 해 줍니다. 자기가 들으면서 궁금했던 단어 한두개(결코 많지는 않아요.) 스펠링을 기억했다가 일기에 쓰곤 하더라구요. 그런 부분까지 막으면서 굳이 무자막을 고집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자기가 필요한 몇가지만 확인하고 나서는 나중에는 자막이 있는지 없는지 신경도 안쓰더라구요.
3. 영화를 보고 난후 아이가 필이 꽂힌 무엇을 한다면 하게 해 주세요.
나이나 학년에 따라 물론 다르겠지만, 저의 아이는 7세때 바이오니클을 보기 시작했는데 2학년인 지금도 바이오니클 볼 때는 어느새 손에 토아가 쥐어져 있어요. 그림을 그린다던가...나니아 연대기를 보고나서는 아빠랑 칼싸움 무지 했지요. 스폰지밥에 나오는 크래비 패티 때문에 햄버거도 무지 먹었구요.. 피클이 빠져서 소동나는 에피소드 있지요. 그것도 재현해 보구요.. dvd는 아니지만 Nate the great 때문에 아침메뉴에 팬케잌이 추가됐어요.
이런 여러가지 잡다구리한 활동(?)들이 자기와 영화 주인공을 동일시하면서 영화에 몰입을 도와주고 재미를 더 주는 것 같아요. 또 이렇게 같이 놀아준다는 건 그만큼 엄마가 아이를 이해해 준다는 거니까 아이도 굉장히 좋아하고 즐기게 되지요.
4. dvd 본다는 걸 즐길 수(!) 있게끔 보는 횟수나 시간대 조절을 잘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방학때는 낮에 시간 정해서 매일 한편씩 보았는데요... 학기 중에는 감질나게 니가 할일을 다 마치면 보여주겠다... 그런 식으로 룰을 정해서 보여줘요. 주로 학교 숙제, 피아노 연습을 다 끝내고 릴렉스한 상태에서 저녁을 먹으며 보거든요. 집집마다 편한 시간이 있을 거예요. 우리집은 아빠가 거의 저녁을 먹고 들어오기 때문에 이 시간이 제일 한가롭고 좋아요.
5. 영화 내용에 관한 대화... 또는 감상평
며칠 전에 아이언 자이언트를 처음 봤는데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저도 처음인지라 엄청 감동이었어요.
죽은 줄만 알았던 로보트가 살아 있다는 신호를 봤을 때.. 와!!! 하고 얼싸안고 둘이서 난리도 아니었지요.
그리고 너 쟤 살아있을 줄 알았냐 몰랐냐.. 부터 시작해서 누가 진정한 hero 인 것 같냐.. 그런 내용도...
엄마는 어떤 장면이 제일 좋아요.. 음... 자동차 타고 빙빙 도는 장면.. 엄마도 그거 타고 싶다.. 뭐 이런 내용들을 솔직히 어설픈 영어로 30분 넘게 침튀기며 토론을 한 것 같습니다. 누가 보면 웃겠지만... 이런 review가 아이에게 저에게 영화보는 기쁨을 줍니다. 그렇게 얘기하도고 모자라 일기도 쓰고....
저는 아이가 어렸을 때 보다 요즘이 더 재미있어요. 제가 같이 즐길 수 있어서..
유아때 위씽, 메이지, 바니, 텔레토비, 까이유, 밥더빌더, 블루스 클루스, 도라...
이런 것들에서 벗어나서 얼마나 기쁜지 모른답니다!!! 솔직히 유아용 비디오 너무 재미없잖아요!! ^^
제가 같이 즐기기 시작하면서 아이에게도 좋은 영향을 주게 되는 것 같아요.
책 처럼 리딩 레벨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이거 다음엔 뭘 보여줘야 되지.. 하는 어떤 단계가 있는 게 아니죠. 그냥 좋아하는 것.. 좋아하는 취향의 영화를 보면 될 것 같아요.
물론 선택에 있어서 엄마의 무한한 책임이 필요합니다만...
한번 보고 끝내는 게 아니라 몇번씩 보고 또보고 하면서 그때 그때 생각이라던가...
지난번 봤을 때 놓쳤던 장면이나 대사들.. 새롭게 또 보고...
다른 아이들은 어떤지 몰라도 저와 저의 아이는 그냥 영화팬의 입장이 되어 봅니다.
(영화 대사 받아 적고.. 그런거 정말 재미없을 것 같아요.)
그렇게 보고 또 봤더니 영어가 들리네... 그런 효과도 얻을 수 있는 것 같구요.
솔직히 영어실력 좀 팍팍 늘어라.. 하는 기도하는 마음이야 제 마음속 저 밑바닥에 강물처럼 흐르고 있지만...아이에게는 절대 절대 내색하지 않아요..
엄마가 느낌갖고, 호흡갖고.. 옆에서 도와주면 어느새 필이 충만해 질때가 있겠지요... ^^
그 때를 기다리며 그냥 재미있게 영화를 봅니다.
영어공부 한번 해보자.. 그런 마음으로 dvd 보기를 한다면 글쎄요.. 얼마 오래 가지 못할 것 같아요.
영화 보기를 즐길 수 있는건 평소에 tv를 멀리하기 때문에 dvd 보는 시간이 달콤해서 인 것도 같구요..
그러다 보니 dvd 보기가 취미가 되었구요. 어느새 우리집의 문화로 자리잡았네요. ^^
마이클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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