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
안녕하세요? 미리내입니다.
저도 두서없는 글일께 뻔하지요...? ^.^
그냥 문득 며칠전 일이 생각나서요....
아이와 함께 차를 타고 가다가 변호사 사무실 옆을 지나는데
아이가 엄마 변호사가 뭐하는 사람이예요?
하더라구요.
아직 한번도 장래의 꿈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 한 적이 없어서
(음...사실 아이는 저에게 영어 선생님이나 미술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긴 한데 제 생각에는 보다 원대한 꿈을 기대한건지 그건 구체적인 꿈이라고 인정하기 싫데요...)
기회는 이때다 하며
변호사는 말이다....약한자의 편에 서서 억울한 사람을 위해..어쩌구...
사회의 정의를 위해...저쩌구...아주 진부한 설명을 했는데
아마도 저도 모르게 온갖 미사여구를 집어넣은 것 같아요.
아이가 변호사가 꿈이 되게 만들고 말리라..이런 의지가 작용하지 않았을까....
과연 아이는 화를 버럭 내더니
엄마는 미리 얘기를 해 줬어야지, 오늘 나는 그것도 모르고
선생님한테 간호사가 꿈이라고 얘기 했잖아요.
변호사도 있는데....합디다.
전 속으로 흐뭇... 그래 오늘부로 니 꿈이 바뀐거야...랄랄라...
(저도 제 맘속에 이런 심리가 있는지 몰랐시유~)
근데 잠시 후 아이가 하는 말...
그래도 생각해보니 난 간호사가 좋은 것 같아요.
끙 - -;;
우리가 어떻게 아이의 미래를 점칠 수 있겠습니까.
전 요즘 이 찜통같은 무더위를 접하며
우리 아이들이 앞으로 이것보다 더 살기 어려운 환경에 놓일까
그게 염려되어 한숨이 푹푹 나오던데....
공해도 염려되고, 마실 물이 없을까도 걱정되고....
원이맘님 고교생일기 주제가를 다 기억하고 계시다니
이제야 저도 생각나네요...
그때 제가 몇살인지는 기억도 안나지만...
물을 담아두면 물단지, 꿀을 담아두면 꿀단지...이래야 박자가 맞을 텐디...정말 추억의 노래네요.
지금 자고 있는 저의 두 단지들을 보며
희망이 생깁니다.
무엇으로 채워질래나....
위의 두 분 덕택에 또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보통엄마님의 글입니다.
> 얼마전에 자기 아이가 발달이 늦다고해서 아이를
> 아파트에서 밀어 죽게 만든 엄마가 뉴스에 나왔습니다.
> 그 엄마는 아이에게 도대체 어떤 기대를 하고 있었기에
> 사랑하는 자식에게 그런 끔찍한 짓을 했을까요?
>
> 저의 아이는 특별히 똑똑해 보인다거나 잘하는
> 것이 있어 보이지는 않습니다.
> 영어를 접한지 일년이 넘도록 영어 몇마디 못합니다.
> 그래도 실망은 하지 않습니다.
>
> 지금 나의 아이가 다른 아이보다 빠르다거나
> 잘하는 것이 많다고 해서 너무 기대도 하지 않기를
> 바랍니다.
> 지금 아이의 모습이 바로 미래의 모습이 되는 건 아니니까요.
>
> 저는 저의 아이의 미래에 대해 뚜렷하게 설계를
> 해 본적이 없습니다.
> 아니, 해볼래야 해볼 수가 없더군요.
> 정말 아이가 어떤 것에 관심이 있을지,
> 어떤 일을 잘 할지,
> 어떤 일을 하고 싶어할지
> 저는 전혀 예측할 수도 없고
> 또 예측하기도 두렵고 싫습니다.
> (아이가 아직 너무 어린 탓도 있지요.)
>
> 제가 만약 어떤 예측을 하거나 기대를 가지고
> 아이를 키웠을 때 아이가 저의 예측과 전혀
> 다른 길을 간다거나 기대에 못 미쳤을 때
> 저는 아이를 어떤 눈으로 바라볼까요.
>
> 사람은 누구나 어떤 일에 조금이라도
> 기대를 가졌다 무너지는 경우 실망이라는
> 대상을 만나게 됩니다.
> 저는 저의 사랑하는 아이가 실망의 대상이
> 되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 하지만 평범한 엄마이기에 정말 아이에 대한
> 기대가 없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지
> 않는 건 아닙니다.
>
> 저의 형부에게 들은 이야기입니다.
> 형부가 초등학교 때 같은 반에 아주 좀 특별해
> 보이는 아이가 있었다고 합니다.
> 부모님이 모두 교사였고
> 전교학생회장에다 공부도 늘 1등,
> 여러 글짓기 대회나 웅변대회, 경시대회 등에서
> 많은 상을 받기도 했답니다.
>
> 그래서 공부에는 별 관심도 없던 형부의 눈에도
> 부러움의 대상이었고 정말 특별한 사람이 될
> 거라는 생각을 했었다고 합니다.
> 성인이 된 후 형부는 백화점에서 그 사람을
> 다시 만난 적이 있다고 합니다.
> 그 사람은 백화점 한 의류 매장에서 일하고
> 있었다고 합니다.
> 형부는 좀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
> 그분의 부모님은 그 당시 형부가 보기에도
> 조금은 자식교육에 유난(이런 표현이 적당할지
> 모르겠습니다.) 이었다고 합니다.
> 그분의 부모님은 그분이 그런 직업을 가지리라
> 생각해 봤을까요?
>
> (저는 그분의 직업을 평가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 또한 그분의 직업이 나쁘다는 얘기도 아닙니다.
> 어떤 직업이든 자기 일을 가졌고 또 그 일을
> 열심히 한다는 것이 아름다운 것임을 잘 알고
> 있습니다.
> 저의 부모님이 한 평생 식당을 하시며 저희 자식
> 넷을 별 탈 없이 키우신 걸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 저 또한 훌륭한 직업을 가졌었던건 아니지만
> 부끄럽지도 않습니다.
> 저의 직업에 충실했었기 때문입니다.
> 오해는 없으시리라 생각합니다.)
>
> 여러 가지 사정도 있을 수 있고 제가 생각하는
> 그런 부모님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 하지만 만의 하나 그분의 부모님이 그분에게
> 특별한 기대를 가지고 계셨다면 아마 실망이
> 컸을지도 모릅니다.
>
> 저는 아마도 아주 이기적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그래서 나중에 아이에게 실망하여 느낄지도
> 모를 아픔이 싫어 미리 이런 생각을 하는지도 모릅니다.
> 제가 이기적이어서든 어쨌든 아이에 대한
> 기대는 저나 아이에게 필요한 물건은 아닌 듯
> 싶습니다.
>
> 아이의 미래는 아이에게 맡기고 싶습니다.
> 아이에게 좋은 미래를 기대하지 않는 부모가
> 어디 있겠습니까.
> 인간이기에 엄마이기에 그 일이 쉽지 않은 일인
> 줄은 알고 있습니다.
>
> 아이가 커감에 따라 더불어 풍선처럼 조금씩
> 부풀어지는 기대!
> 그 풍선을 불지 않을 수만 있다면...
> 아니, 그 풍선을 처음 불었던 크기에서 묶어버리기라도
> 할 수 있다면...
>
> 가 능 할 까 요?
>
>
>
| [일반][RE]저도 두서없는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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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미리내 등록일 2001-08-05 23:44 조회수 1,0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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