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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RE] 공부안시킨다고 책까지 빼앗으면 안돼요.

글쓴이 호연엄마

등록일 2001-08-08 14:05

조회수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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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이가 이제 막 만11개월이 지났읍니다.
그런데 저는 전집 동화책도 사고 낱권으로 좋다는 책은 한권씩 사모으고 있답니다. 아직은 그림이 많은 책들이지만.....
그것이 꼭 한글이나 영어공부를 시키려는 목적이 아니랍니다.
저 어렸을때를 돌아보면

제 부모님은 그리 많이 배우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교육열이 높으신것도 아니었지만 집에 제가 볼 수있을만한 책이 많았답니다.

물론 집안 형편이 좋은것도 아니어서 새책은 별로 없고 다 얻어온 것들로...........

저는 그 책들을 펼쳐 보고 읽고 한 기억보다는 주욱 세워놓고 한번에 쓰러뜨리기(나중에 알고보니 그걸 도미노 게임이라고 하더군요.), 펼쳐서 울타리처럼 해놓고 동생하고 니집 내집 하면서 소꿉놀이 하고,

어쨌든 책만든사람이 보면 울고갈정도로 책을 책취급(?)안하고 장난감처럼 이리굴리고 저리굴리고 했답니다. 저희 부모님은 그때 먹고살기 바빠 자식들이 뭘하고 노는지 그리 신경을 못쓰셨답니다.

그러다 어느날 제가 책을 가지고 가서 읽어달라 졸라서 한글을 국민학교 들어가기전 다 깨쳤대요. 지금부터 이십년도 전이니 저는 동넨에서 신동취급 당했구요.

만약에 제가 그때 한글을 모르고 학교에 들어갔었다면....... 상상하기 싫어요. 아무것도 모른채 낯선 환경에 적응도 못했을거예요.

그래서 저도 남편에게 아이가 지금 책사준다고 보겠냐며 사지마라고욕 들어가면서도 꿋꿋하게 책 사들입니다.

장난감과 함께 굴러다니다보면 언젠가는 펼쳐보게 될것이고 그러다보면 그내용이 궁금해 질거고 그러면 가르쳐주죠 뭐. 알고싶다는데 가르쳐주는거는 공부 스트레스 안 받겠죠?

책은 (물론 좋은책) 많이 읽을수록 좋잖아요. 책속에 길이 있다던가,
책은 마음의 양식이라던가 하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잖아요.

운동하고, 자연관찰하고, 게임하며 노는 것도 좋고 또 아이가 자라는데 있어 중요하지만 단순히 아이에게 스트레스줄까봐 아이에게서 책을 빼앗는(좀 심한 표현인가요?) 것은 책읽기를 강요하는 것만큼이나 치명적일것 같아요.

책읽기를 강요하기보다는 책과 함께 놀고 책 읽기를 즐기게 환경을 만들어 주는것이 중요한것 같아요. 너무 진부한가요?

어쨋든 저는 쓰레기통같이 장난감으로 어지러진 거실에 아이책도 널부러져 있답니다. 이이가 이게 책인지 장난감인지 알게 뭡니까. 가지고 놀다보면 저절로 알게 되겠죠. 숟가락이 밥먹을 때 쓰는 거란걸 알게 되듯이.






thounme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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