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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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미리내입니다.
(위의 글 쓰신 분에 대한 답글이라기 보다는 그 주제에 대한 저의 생각입니다.)
처음 글 쓰신 분의 글이 올라오자마자 전 그 글을 읽었습니다.
밤이 늦은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요런 주제에 관심이 많아서 답글을 쓰려 했는데
글 쓰신 분의 입장에서보면 아주 힘든 마음으로 쓰신 것 같아서
함부로 글을 쓸 수가 없었습니다.
과연... 많은 분들의 관심을 끌면서 여러 분들이 생각을 올리시더군요.
그 글들을 또 많은 분들이 읽어 보셨겠지요.
읽어보면 아시겠지만 정답은 없지요.
저도 정답은 없지만 며칠을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현재까지의 저의 태도에 대한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 글 읽으시는 여러분들도 각자의 결론을 내리셔야 겠지요.
반드시 결론이 있어야 할 필요는 없지만....
저의 경우는 흔들리지 않기위해 뿌리를 박아두는 의미입니다.
글 쓰신 분의 경우 아이가 공부를 싫어하고 있지만 앞으로 좋아질 수도 있고
또 그만큼 성격좋은 아이로 자랐으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하지만 제가 가장 우려하는 건
그렇게 키운 아이에게 이제부터 갑자기 공부를 시키겠다고 마음먹는 엄마의 태도입니다.
바로 그것입니다.
만약 그분이 앞으로도 아이의 그런 면만 볼 생각을 갖고 흔들림이 없었다면
엄마도 아이도 그렇게 힘들지 않았겠죠.
하지만 지금이라도 공부를 시켜야겠다는 생각을 하지않는다는 것이 현재로선 더 힘든 일일겁니다.
그래서 그 분도 그러셨겠죠.
한 템포 빨라도 좋고 한 템포 늦어도 좋습니다.
단지 나중에 그 결정을 후회해서 그렇지 않았던 것보다 더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까봐
처음에 신중하자는 겁니다.
자신의 육아태도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는 거죠.
저도 아직 아이를 다 키워보지 않아서 앞으로의 저의 태도도 자신할 수 없습니다.
어떤 아이로 키울지도 모르겠구요.
하지만 언제나 마음속으로 생각하는건
교육이 우리 아이의 생각의 자유로움을 빼앗아버리지는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제 모든 육아 태도는 거기에 초점을 맞춥니다.
현재로서의 제 육아 목표는 좀 유치하지만
아이가 커서도 학원에 갈 필요가 없게 하자...입니다. (성적을 위한 학원을 말하는 겁니다.)
학원에 갈 필요가 없으려면 공부를 잘 해야 하느냐고요?
아니죠, 아이가 공부가 모자라도 스스로 원치 않으면 학원가라고 떠 밀지 않을
제 마음자세를 말하는 겁니다.
저도 100% 장담은 못하기 때문에 목표 랍시고 설정한 겁니다.
학교생활은 생각의 틀을 50% 쯤 좁혀주고 학원은 80-90 % 쯤 좁혀 놓아 버립니다.
(사실 100%라고 표현하고 싶은데....)
성적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사고의 틀 말입니다.
전 고등학교 교사이고 저희 남편 학원 강사입니다.
둘 다 나름대로 열심히 하지만 그것은 극복할 수 없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학교는 우리가 벗어나기 힘들다고 생각하지만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학교도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다만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은 현실이니...
교사로서 공교육을 정상화시키는데 앞장서야 겠다는 결심을 하게 됩니다.)
학원은...절대 보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항상 합니다.
글쎄요...나중에 우리 아이가 성적이 나빠서 급한 마음에 학원으로 등을 떠 밀지도...
지금 마음으로선 그렇게 되지 말아야 겠기에
어린 시절부터 지식을 쌓아가고 그것을 사랑하는 법을 알려주어야겠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바로 엄마 옆에서요....
쑥쑥 한마당에도 이런 주제의 글이 올라 오더군요.
거기에도 글 못 쓰고 또 오래 생각했습니다.
빨리 빨리와 만만디에 대해....
(글 읽은지 며칠이 지나서 글의 주제만 생각나는데....
원이맘님이 좋은 글을 올리셨던 것 같습니다.)
저는 남들이 보면 빨리 빨리 인 것 같습니다.
어떤 내용이든 가능하면 남보다 한 템포 빨리 접하게 해주려고 하는 것이
육아에 있어서의 제 기본 태도입니다.
(제 동료 중의 한 사람이 저에게 신의진님의 "...느리게...."란 책을 권하시더군요.)
하지만 그것이 저에게는 만만디...방식입니다.
한템포 빨랐기 때문에 나중에는 느리게 가도 여유가 있도록...
그래서 늦었다고 급하게 가다가 주변을 돌아볼 여유마저 잃는 일이 없도록 말입니다.
빨리 먼저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즐기면서 가는 것도 중요하지요.
빨리 가면서 즐길 수도 있고 즐기는 대신에 늦어버리기도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앞으로의 우리 아이들이 가는 길은 주어진 길도 없다는 겁니다.
각자의 길을 가는데 빨리 가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빨리 간다는 것은 남과의 비교가 아니라
자신이 갈 수 있는 속도내에서의 한정된 개념이어야 합니다.
물론 일찍 출발하는 것이 아무 의미없는 일이 되어버리는 경우도 있겠죠.
토끼처럼 가다가 잠이 들어버리면....
그렇게 되지 않도록 삶을 대하는 태도를 가르치는 일이 꼭 필요하겠죠.
먼저 글 쓰신 분의 글을 읽고
앗! 이렇게 안 되려면 지금부터 시켜야 겠구나...라고 그 분의 글을 해석하시면 안 될 것 같습니다.
많이 알고 계시겠지만 다시 한 번 더 생각해보세요.
그 분이 공부를 안 시켜서 그런 결과를 얻은건지....
아니죠.
제 생각엔 노는 것과 공부를 다른 것으로 해석하고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던 그 분의 판단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글 때문에 그분이 다시 한번 더 마음 아프신 건 아닌지 ...걱정됩니다. 하지만....)
아이가 신나게 뛰어 놀면서 세상에 대해 아무런 궁금증이 없었을까요?
그런 것을 질문할 때도 그냥 나중에 알게 된다...공부 벌써부터 할 필요 없다...
이런 마음을 갖지 않으셨을까요?
세상에 대한 궁금증을 생각하고 답을 찾는 것은 공부가 아닙니다.
아이와 함께 책을 찾아보고 고민을 함께 하는 태도만 보여줘도
아이는 지식을 스스로 찾는 법을 배웁니다.
지식을 탐구하는 즐거움을 배우지 못하면 공부는 시작하지 않았어도 벌써 지겹습니다.
괴로워서 눈물이 납니다.
저같이 길눈이 어두운 사람은 초행길을 나설 때
시간을 넉넉히 앞두고 출발을 합니다.
비상사태에 대비를 해야하니까요.
일찍 출발했는데도 불구하고 길을 헤메다 시간에 늦으면 그 땐 어쩔 수 없는 일이니 후회는 않겠죠.
아주 단순한 비교인지 모르겠지만 저는 육아에도 이런 태도를 갖습니다.
(다른 분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대비를 하실 수도 있겠죠.)
남이 보면 출발은 빨리 빨리 ..겠지만 길을 가는 저의 마음은 만만디...죠.
플리트우드님의 글입니다.
> 이 글을 읽은지는 며칠 되었는데, 계속 이 글이 머리속을 떠나지 않네요..무엇보다도 이 글이 며칠이 지났음에도 계속 홈의 1면에 실려있는 그 이유. 조회수가 무려 3000번을 넘은 그 이유.
> 물론 아이에게 공부안시킨다고 책까지 빼앗을 필요는 없고 그래선 안되며 어느정도의 조기교육은 필요하다는데 이견을 달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 그런데 문제는
> 아이에게 글을 가르치고 책을 보여주고,,,머 이런데 있어서 그 시기나 방법이 거론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 우리 엄마들(이런말 하기 싫지만, 한국엄마들)
> 은 이런 글을 읽자마자 바로
> 학습지를 신청하고 인터넷으로 책들을 구매하고
> 학원에 보냅니다
> 비유가 좀 저속하지만
> 다이어트를 생각해봅시다
> 도구를 사용해서 하는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습니까
> 우리 엄마들이 마음 딱 한번만 접고
> 실생활에서 재미있게 얼마든지 책도 읽고 숫자도 읽고 글자도 읽을 수 있는데
> 또 엄마가 바빠서 가르쳐 주지 못하면
> 유치원에서 학교선생님이 그 역할을 담당 해주고
> 옆짝꿍이 가르쳐 줄 수도 있는데
> 우리는 왜 이렇게 힘든 길을 가려고 합니까
> 우리 엄마들의 조바심과 욕심때문에
> 이글을 쓰신 상처받은 엄마가 생겨나는 겁니다
> 우리는 무언가의 힘에 의지하려 합니다
> 교재 학원 등등.....
> 나중은 반드시 우리가 찾았던 그 힘에게
> 우리는 숨을 죄이고 맙니다
> 뻔하게 다 예감하는 사실이죠
> 왜 우리 엄마들이 제대로 직장일도 못하고
> 아이 공부에 벌벌 떨어야 합니까.
> 아이 인생도 중요하지만
> 엄마의 인생도 중요한거 아닌가요
> 저는 이 글이
> 아직도 쑥쑦 홈의 1면을 장식하고 있는 걸 보고
> 조금은 안타깝습니다.
> 마치, "어서 빨리 아이들을 조기교육 시켜야 한다."
> 고 강요하는 듯 싶습니다.
> 쑥쑥을 원망하는 것이 아니라
> 3000번의 조회를 하신분들을 원망하는 것이 아니라
> 바로 지금 부터
> 우리 엄마들 어른들의 욕심을 눈 한번 딱 감고
> 버리자는 얘기입니다.
>
>
| [일반][RE]남이 보면 빨리 빨리...내 마음은 만만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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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미리내 등록일 2001-08-12 18:05 조회수 1,2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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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건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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