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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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의 열정과 아이에 대한 사랑에 항상 감탄하고 배울점이 많아서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따라주는 손자도 대단하다 여기구요.
할아버지의 수많은 장점은 굳이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된다면요.
조금 아쉬운 점만 적어볼께요. 불쾌하게 생각지는 말아주세요.
아이에게 선택권은 별로 없다 여겨지거든요.
물론 제 아이는 아직 학교도 안 간 유치원 다니는 아이지만요.
저는 가능하면 많은 선택권을 아이에게 주고 싶어요.
대략 큰 틀만 정해진다면 그 안에서는 자유를 주고 싶거든요.
계획표를 짜더라도 꼭 하기 싫을 때가 있잖아요. 아이가 기계가 아닌 이상이요.
어떤 날은 피아노가 먼저 치고 싶기도 할 것이고
어떤 날은 만들기 같은데 필이 꽂힐 수도 있는 것이고
날이 좋으면 밖에 나가 자전거를 탈 수도 있는 것이구요.
책도 엄마가 정해주는 책 말고 자신이 자신의 책장에서 골라서 읽을 수 있는 자유가 있어야 할 것이고
수면이나 식사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면 두어시간 더 읽고 싶다면 읽어도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너무나 피곤한 일이 있으면 좀 쉬다가 할 수도 있고
오늘은 수학이 너무 잘 된다 싶으면 30분 더 할 수도 있는 것이구요.
저는 아이가 유치원 다녀오면 그냥 아이가 하고 싶은 거 하게 합니다.
그림을 그리든 소꼽놀이를 하든 책을 읽든.. 마음대로요.
하지만 정말 아무것도 안 시킬 순 없잖아요.
대략 큰 들을 주면 그 안에서 찾도록 합니다.
이를테면 뭐할래? 비디오 볼래? 책 볼래? 그림 그릴래? 학습지 할래?
그냥 놀고 싶다 그러면 그러라고 합니다.
비디오 보고 싶다면 어떤 거 볼래?
보다가 그만 보고 싶다면 그만 보라고 합니다. 하지만 또 한시간 반을 꼼짝 않고 본다면 또 그대로 보게 합니다.
책도 스스로 원하는 권수만큼 원하는 책을 보게 합니다. 시간을 정해주지도 않고 권수를 정해주지도 않지만 읽고 싶은 시간에 읽고 싶은 책을 읽게 하니 한달에 100권은 보는 거 같아요.
저녁도 항상 먹는 시간에 먹는다기 보다 그냥 대략 6시 반에서 8시 사이에 해결하면 된다 주의입니다.
제가 약간의 강제성을 가지고 있는 것은 단 하나.
밤에 자기전에 제가 한글책 서너권. 영어책 네다섯권 읽어주는 것뿐입니다.
지금 유치원생이니까 그렇지.. 하실지도 모르지만
앞으로도 가능하면 계속 선택권을 아이에게 많이 줄 생각입니다.
스스로 선택해야 책임도 질 줄 알 것이기 때문입니다.
가령 아직 아이가 어리지만 스스로의 결정으로 어떤 결과가 생기는 지 알면 그 다음엔 생각을 하며 조절을 하게 되더란 말이죠.
저는 모든 과목에 1등 지향이 아니라서 그런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모든 과목에 1등은 아니더라도 스스로 생각하여 계획을 짤 줄 알고
상황에 따라 약간의 수정과 변칙을 인정할 수 있는 융통성을 가질 줄 알며
결과에 책임이 따른다는 사실을 인지할 줄 아는 아이로 키우고자 합니다.
혹시 그러하여 저의 아이가 뒤쳐지는 아이겠지.. 라고 생각하실까봐 덧붙여봅니다.
우선 2002.1월생(꽉 찬 다섯살) 제 아이는 영어든 책이든 학습지든(선생님이 오는 강제적인 수업이 아니라 그냥 책만 사다가 하는 학습지) 피아노든 아무것도 꺼려하질 않습니다. 강요하는 느낌이 받지 않으니까요.
영어의 단어를 얼마나 아는지 정확히는 알 수는 없지만 리틀팍스 4단계도 집중해서 30분씩 스스로 클릭하며 듣기도 하고 스텝 인투 리딩 2단계를 읽어주면 아주 재미있게 듣습니다.
한글쓰기를 강요한 적은 한 번도 없지만 스스로 편지를 써서 가져오기도 하고 몇줄 되는 독후감을 써 가지고 오기도 합니다. 제가 하는 일은 칭찬과 감동먹은 척 하는 것과 틀린 글씨를 예쁘게 옆에다 써주기만 할 뿐입니다.
수학을 강요하여 덧셈 뻴셈을 가르칠 때가 아니라 생각하여 원하는 만큼 학습지를 하라 하지만 (하루에 한장 할때도 있고 안 할 때도 있고 네다섯장 할 때도 있고) 아직 덧셈에 들어가지 않았어도 "엄마. 내가 이걸 세개 가져 왔는데 또 세개를 가져 왔으니가 여섯개지?"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저는 이것을 3+ 3=6 보다 더 크게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엄마의 철저한 매니저 역할보다 그저 같이 가주는 동행자쯤에서 멈춤이 어떨까요?
끊임없는 애정과 관심을 주면서 큰 가지에서 벗어나지 않게 해주는 정도만요.
사실은 어쩌면 이런 방법이 더 머리 아프고 힘든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서정시인 
[방학계획]겨울방학 놀이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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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글은 참 따뜻해요.
가슴 따뜻하게 자란아이가 세상을 따뜻하게 만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몇자 보태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