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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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이 아침에 가슴찡~한 이야기를 접했네요. 겸허히 그리고 감사히 살도록 노력해야겠어요.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 교사 엄마의 두 딸 ‘느리게 키우기’ (2002.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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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 높은 줄, 땅 넓은 줄 모르고 퍼지는 몸매로 요즘 고민이 많은 예슬이(13·대구 송현여중 1년)는, 며칠 전 수학선생님 때문에 약간의 충격을 받았다. “인수분해는 학원에서 다 배웠지?” 선생님의 질문에 약속이라도 한 듯 “예!” 하고 목청껏 대답하는 아이들. 하지만 인수분해의 인자도 모르는 예슬이는 손을 번쩍 들었다. “전 학원에 안다니는데요”. 그러자 반친구들의 두눈이 일제히 동그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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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할머니로부터 “살만 빠지면 미스코리아”라는 칭찬(!)을 듣는 예슬이가 하루 아침에 외계인 처지가 된 건 순전히 엄마 탓이다. 대구 경성여중 과학선생님인 엄마 이영미씨(37)는 예슬이를 학원에 보내지 않는다. 공부하라고 다그치지도 않는다. 첫 중간고사에서 수학 점수로 55점을 받아왔는데도 화를 내지 않았다. “성적표를 받아든 순간 아이는 이미 상처를 충분히 받았죠.” 그 엄마에 그 딸이다. 어버이날 선물이라며 영어와 컴퓨터를 90점씩 받아왔다. 성적표 밑에 이렇게 썼다. “엄마가 첫 시험 때문에 화를 냈으면 영어도 컴퓨터도 잘 칠 수 없었을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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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미씨는 ‘기다리고 기다린다’. 느린 아이, 늦된 아이는 기다려주는 것 밖에 방법이 없다고 믿는다. 아니, 경험으로 알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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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씨도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예슬이가 유치원에 다닐 때, 그는 ‘극성 엄마’였다. 만 두돌이 넘었는데 말을 못하는 예슬이를 안고 병원을 전전하고, 초등학교 입학일이 코앞에 닥쳤는데 한글 배울 생각을 하지 않는 아이 때문에 속을 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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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실히 달라진 건 둘째 정빈이(7)가 태어난 후다. 두번의 자연유산 끝에 ‘선천성 복합 심장병’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 곡절 끝에 만난 한 의사가 여름휴가도 반납하고 정빈이의 수술을 집도했다. 다행히 목숨은 건졌으나 한시도 마음 놓을 수 없는 상태. 느닷없이 먹을 것을 다 토해내고 까무러치는 아이와 한달에 한번 서울행 기차를 타고 오르내리면서 그는 깨달았다. “아이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지식이 아니라 부모의 인내와 사랑”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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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된 큰 아이, 부서질듯 약한 둘째 아이를 ‘기다려주는’ 곳은 많지 않았다. 경쟁에 익숙해지는 훈련을 시키는 학원과 유치원에서 아이들을 데려왔고,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속도에 맞춰 살고 있다. 남편마저도 “당신 눈높이가 너무 낮아 아이들이 오히려 손해”라고 핀잔을 주지만, 그는 “우리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보다 2년 전도 늦다는 걸 인정하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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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 6시에 일어나면 엄마의 뒤척임에 반드시 깨어나는 정빈이를 옆구리에 낀 채 밥하고 찌개를 끓인다. 음식이 되길 기다리는 동안 엄마는 아이와 함께 식탁에서 종이접기를 하고 짧은 동화책을 읽어준다. 출근 길 차안에서는 예슬이와 함께 음악을 들으며 녀석이 좋아하는 요리 이야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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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이 세상을 배우고 엄마와 이야기를 나누기 제일 좋은 때는 저녁 산책길이다. 저녁 먹고 나선 길에 오락실에서 한게임 한 뒤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즐기는 산보. 엄마가 책을 고르는 동안 아이들은 짧은 동화책을 읽거나 저희들끼리 장난을 치며 논다. 돌아오는 길은 일명 ‘거리 박물관’ 견학이다. 하다못해 전봇대에 붙은 성인 나이트클럽 전단을 가지고 성교육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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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슬이가 영어를 배우게 되면서는 저도 20년 만에 영어책을 잡았어요. 중학교 때 주스(juice)를 ‘주이쎄’라고 발음했다가 창피당한 뒤 완전히 흥미를 잃었던 영어예요.” 고무줄로 머리를 질끈 묶고 밤늦도록 영어와 씨름했다. 출퇴근할 때는 녹음기를 들고 다니며 큰소리로 영어를 발음하고, 동네에 외국인이 떴다 하면 만사를 제쳐놓고 달려갔다. 그렇게 영어를 다시 익힌지 4년 만에 그는 아줌마들을 위한 영어책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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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 학원에 보내지 않고 부모가 함께 TV를 보지 않으면 저녁시간을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어요. 또하나, 집을 예쁘고 깨끗하게 단장하는 걸 포기하면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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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힘에 부칠 때도 있다. 그럴 땐 정빈이를 생각한다. 마취주사를 맞은 뒤 잠들지 않으려고 몸부림치는 어린 딸의 모습. “너는 하느님이 특별히 사랑해서 배 한가운데 예쁜 줄이 그어져있다”고 말해주면 씨익 웃는 아이는, 오히려 제 아픈 다리를 주물러주는 엄마를 위로한다. “엄마, 엄마 늙으면 내가 업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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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금만 도와주면 저 혼자 쑥쑥 크는 아이들. 자신을 기다려주는 따뜻한 눈길을 느끼면서 스스로 변화해가는 아이들. 부모는 기회의 장, 경험의 장을 끊임없이 마련해주면 된다. 더도 말고 아이보다 딱 한걸음만 앞서가면서. ( 김윤덕기자 [email protect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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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느리게 키우기’요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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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 뱃살은 훌륭한 학습교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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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는 뱃살을 반죽해 엄마가 주문한 요리를 상상해서 만든다. 허리로는 뱃놀이를 한다. “바다에서 무얼 보았니?” 딴청을 피우면 “파도가 화가 났나 봐” 하면서 몸을 흔들어 바다에 풍덩 빠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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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글 가르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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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가 글자에 관심을 나타낼 때가 적기. 그림책에서 엄마 이름과 똑같은 글자, 아이가 즐겨쓰는 말의 글자를 찾아본다. 짧은 편지도 주고받는다. 시장에 갈 때 먹고 싶은 걸 쪽지에 적어달라고 한다. 틀린 부분을 고쳐주려 애쓰지 말고 정확하게 잘 쓴 글자를 칭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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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지같은 일기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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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의 하루란 매일 일기를 쓸 만큼의 소재가 없다. 다양한 글감을 찾아준다. 신문이나 잡지에서 연예인 소식을 오려붙인 뒤 팬레터를 써보게도 하고 미운 동생 혼내는 방법 열가지를 찾아보라고도 한다. 신문만화의 맨 마지막 컷을 잘라버린 뒤 마지막 장면을 상상해서 그려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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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와 함께 영어 배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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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주 쓰는 말을 연습, 한문장씩 실생활에 써먹는다. 흉내내다 보면 비슷한 유형의 문장들이 있음을 알게 되고 한 문장으로 여러 문장을 응용할 수 있다. 아이와 나눈 짧은 대화를 영어로 써보기도 한다. 그런 다음 손코팅지로 코팅해 모아두면 우리만의 교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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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신문에 나온 juice 님 기사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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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수현맘 등록일 2002-05-21 10:05 조회수 4,231 댓글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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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신문에 나온 juice 님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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